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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균 시집 <김광균 시의 풍경>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0-26 07:16  | 조회 : 922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김광균 시집 <시의 풍경>을 소개합니다.

“차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려 있다/내 호올로 어딜 가라는 슬픈 신호냐//긴-여름해 황망히 나래를 접고/늘어선 고층 창백한 묘석 같이 황혼에 젖어/찬란한 야경 무성한 자초인 양 헝클어진 채/사념 벙어리 되어 입을 다물다//피부의 바깥에 스미는 어둠/낯설은 거리의 아우성 소리/까닭도 없이 눈물겹고나//공허한 군중의 행렬에 섞이어/내 어디서 그리 무거운 비애를 지고 왔기에/길-게 늘인 그림자 이다지 어두워//내 어디로 어떻게 가라는 슬픈 신호기/찬단-한 등불이 하나 비인 하늘에 걸리어 있다.”
김광균 시인이 <와사등>이라는 시입니다. 80년도 더 이전에 쓰인 시지만, 음미해보면 차디찬 건물들, 공허한 군중 속에서 느끼는 고독이 지금 현재도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시인으로 활동하다 동생의 사업을 맡으면서 사업가로 활발하게 일하다가 다시 시인으로 돌아온 김광균 시인. 
시인은 사업가보다 ‘시인 김광균’으로 불리기를 더 원했다고 하는데요. 세상을 떠난 지 25년. 시인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추모하며 애틋하고 각별한 의미가 있는 시들을 모아 이번에 시집을 냈습니다.
매듭장인인 차녀 김은영씨가 디자인했고, 손녀 전인아씨는 삽화를, 서예가 친구인 김단희씨가 제자(題字)를 맡았고,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겸재의 화조도 8점을 삽입해서 시와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마음을 썼습니다. 
그리고 11편의 시를 영어로 번역해서 함께 싣고 있는데요. 특히 대표작인 <와사등>은 맏딸 김영자씨가 번역했고,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라는 구절로 유명한 또 하나의 대표작인 <추일서정>은 시인의 손녀사위인 피아니스트 조재혁씨가 번역했습니다. 
시인을 기리는 가족과 친지들의 마음이 또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습니다. 

오늘의 책, 
김광균 시집 <김광균 시의 풍경>(초이스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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