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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목과 안희연의 <당신은 우는 것 같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7-18 09:08  | 조회 : 953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아버지’를 주제로 쓴 시와 산문이 담겨 있는 책, <당신은 우는 것 같다>를 소개합니다.

“여섯살이어야 하는 나는 불안해 식은땀이 흘렀지./(중략)//검표원들이 오고 아버지는 우겼네./그들이 화를 내자 아버지는 사정했네./땟국 섞인 땀을 흘리며/언성이 높아질 때마다/나는 오줌이 찔끔 나왔네./커다란 여섯 살짜리를 사람들은 웃었네.//대전역 출찰구 옆에 벌세워졌네./해는 저물어가고/기찻길 쪽에서 매운바람은 오고/억울한 일을 당한 얼굴로/아버지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는 눈을 보냈네./섧고 비참해 현기증이 다 났네.//아버지가 사무실로 불려간 뒤/아버지가 맞는 상상을 하며/찬 시멘트 벽에 기대어 나는 울었네./발은 시리고 번화한 도회지 불빛이 더 차가웠네.//핼쑥해진 아버지가 내 손을 잡고/어두운 역사를 빠져나갔네./밤길 오십리를 더 가야 했지./아버지는 젊은 서른여덟 막내아들 나는 홑 아홉 살.//인생이 그런 것인 줄 그때는 몰랐네./설 쇠고 올라오던 경부선 상행.”
김사인 시인의 <비둘기호>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아들 나이를 속여 기차값을 아끼려던 서른여덟의 젊은 아버지. 그리고 그때 아버지보다 더 나이 들어서, 그 시절을 돌이켜보는 늙은 아들. 
돈을 많이 벌어 자식을 떳떳하게 살게 해주리란 사명감을 지녔지만 우리들 아버지들은 그리 하지 못합니다.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그러고도 자식에게 살갑게 다가가지 못해서 자잘한 정마저도 제대로 쌓지 못하는 존재. 그래서 자식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섧고 비참한 심정과 함께 어쩐지 애틋한, 그래서 말로 표현하지 못할 서정을 안겨줍니다. 
그날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49편 시와 산문이 담긴,

오늘의 책, 
신용목과 안희연이 엮고 쓴, <당신은 우는 것 같다>(미디어창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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