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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7-17 11:20  | 조회 : 909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 <문맹>을 소개합니다.

“취리히 난민 센터에서 우리는 스위스의 여기저기로 ‘분배된다’. (중략) 몇 주 뒤, 나는 퐁텐멜롱에 위치한 시계제조공장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나는 5시 반에 일어난다. 아기를 먹이고 옷을 입히고, 나 역시 옷을 입고 공장까지 나를 데려다주는 6시 반 버스를 타러 간다. 나는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공장에 들어간다. 공장에서는 저녁 5시에 나온다. 나는 어린이집에서 딸아이를 찾고, 버스를 다시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마을의 작은 가게에서 장을 보고, 불을 피우고,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를 재우고, 설거지를 하고, 글을 조금 쓰고, 나 역시 잠을 잔다.”
서민의 고단한 하루 일과를 담담히 풀어낸 글일 뿐인데요. 이 하루 일과의 주인공은 헝가리 출신의 소설가 아고타 크리스토프.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라는 걸작을 쓴 작가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도 전에 정치적인 이유로 남편과 어린 딸과 함께 조국 헝가리를 탈출해서 난민이 되지요. 어린 어머니는 가방을 두 개만 꾸렸는데요. 하나에는 젖병과 기저귀, 아기옷이 들어 있었고, 다른 하나에는 사전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스위스로 넘어가 시계공장에서 일하게 된 그녀는, 기계의 단조롭고 규칙적인 리듬 덕분에 시를 쓸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작가는 모국어로 숨을 쉬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언어의 결을 다루던 작가가 외국에서 난민 신세가 되었을 때 말하지도 읽지도 쓰지도, 완벽한 문맹인으로 전락합니다. 
숨 쉬는 법을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배우듯, 새로운 언어를 익히고, 마침내 작품을 발표하고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까지 얼마나 힘들고 서러웠을까요? 그 아픈 과정이 간결하고도 담담하게 펼쳐지는, 

오늘의 책,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맹>(백수린 옮김/한겨레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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