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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타 신스케의 <영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25 11:34  | 조회 : 1109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일본 작가 누마타 신스케의 소설 <영리>를 소개합니다.

일본의 작은 도시 이와테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곤노에게는 직장 동료 히아사가 유일한 친구입니다. 세련된 도시남 곤노와는 달리, 히아사는 자연에서 소욕지족하는 호방한 성품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직장을 그만둔 히아사. 한참 뒤에 양복을 단정하게 차려 입고 곤노의 집을 찾아옵니다.
회포를 풀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지만 히아사가 찾아온 이유는 실적 때문이었습니다. 상조회사에서 영업을 뛰고 있는데 실적이 저조하니 옛친구에게 사정하기 위함이었지요. 곤노는 좀 씁쓸해집니다.
소설은 이후 동일본대지진으로 건너뜁니다. 아무래도 히아사가 변을 당한 것만 같은 직감에 곤노는 친구의 본가를 찾아가는데요, 하지만 그 아버지로부터 매정한 말만 듣습니다. 오래 전에 이미 내놓은 자식이라 쓰나미로 죽었든 살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곤노는 친구의 집에 걸린 한시 한 구절에 시선을 던집니다.
“전광영리참춘풍”
인생이 덧없으니 마치 번갯불 그림자 이면을 봄바람이 베어버리는 것과 같다는 중국 선사의 선시입니다. 소설 제목 ‘영리’는 이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그림자의 이면이란 뜻입니다. 그림자에 이면이 있을 리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그림자만을 바라보면서 그게 실체라고 믿으며 지내고 있지는 않을까요?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으로 스러지는 인간의 세상. 그 속에서 여전히 미워하고 오해하는 인간관계는 마치 번갯불의 그림자를 베어버리는 봄바람처럼 허무하기만 합니다. 
일본 신인작가 누마타 신스케는 이 작품으로 분가쿠카이 신인상을 받고, 같은 해에 아쿠타가와상까지 거머쥐는데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과 덧없음을 절묘하게 풀어낸, 

오늘의 책, 
누마타 신스케의 <영리>(손정임 옮김/해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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