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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의 <고기로 태어나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5-28 07:22  | 조회 : 1049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한승태 노동에세이 <고기로 태어나서>를 소개합니다.

직접 몸으로 노동을 하며 글을 쓰는 작가 한승태씨. 꽃게잡이 배에서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워킹푸어 잔혹사를 그려낸 전작 <인간의 조건>에 이어, 두 번째 작품 역시 노동에 관한 에세이입니다.
그런데 이번 책에서 그려내는 노동현장이 좀 색다릅니다.
약 4년 간 10여 곳의 양계장, 양돈장, 그리고 개도축장에서 일을 하고 기록한 내용을 담았는데요.
닭과 돼지 그리고 개. 인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지닌 존재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태어난 식용동물들이지요.
살기 위해서 먹고, 먹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 노동을 하는 인간들. 그런 인간들을 위해 태어나야 하고, 적당히 살을 찌워야 하고, 그리고 재빨리 도살당해야 하는 가축들.
할 수 있으면 더 맛있고 풍부한 고기이어야 하는 닭과 돼지와 개. 그리고 그런 맛있는 고기를 얻기 위해 몸을 움직여 힘을 쓰는 또 다른 고기인 사람. 과연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이 책은 노동하는 인간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 에세이이면서도, 자연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찰부터 한국 식용 고기 산업 생태계의 단면에 대한 사회적 관찰까지 다양한 화두들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식용동물농장에서 일하는 틈틈이 그곳에서 경험한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일기로 썼고, 다시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해 펴낸 이 책은, 여전히 먹방이 대세인 우리 사회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싼 값에 무한리필되고, 지글지글 익혀 한입 가득 베어 물 때. 이것이 살만한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그 이면에서 정작 시들어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오늘의 책,
한승태의 <고기로 태어나서>(시대의창)입니다.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이탈리아 작가 파올로 코네티의 소설 <여덟 개의 산>을 소개합니다.
소년 두 사람이 있습니다.
피에트로는 다정한 부모 밑에서 건강하고 따뜻한 유년 시절을 보내고, 브루노는 척박한 이탈리아 산골지방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소를 치고 목장 일을 하며 지냅니다.
피에트로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산을 보여주고 산에 오르는 행복을 느끼게 해주려 합니다. 하지만 피에트로는 그렇게 고생하는 아버지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의식적으로 함께 산에 가기를 거부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의 빈자리는 산골 소년 브루노가 채워주지요.
소설은 피에트로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이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까지 과정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데요, 피에트로는 아버지가 유산으로 물려준 땅을 찾아 나섰다가 브루노를 다시 만나고 우정을 이어갑니다.
도시로 나가 고등교육을 받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주인공과 달리, 가난하고 척박한 산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끝내 산에 주저앉고 말았던 그의 친구. 너무나 다른 환경의 두 사람이지만 우정은 이 둘을 조화롭게 엮어줍니다.
하지만 인생은 가혹합니다. 자연에 순응해서 산사람으로 지내려는 브루노에게는 더욱 잔인한데요. 가난을 벗어나지 못해 가정마저 깨지고 만 브루노는 어느 해 겨울, 무시무시한 폭설과 함께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소설 제목인 ‘여덟 개의 산’은 네팔 히말라야 사람들의 세계관인데요, 이 세상은 메루산을 중심으로 여덟 개의 산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르고 싶은 산, 사람을 거부하는 산, 정복당하는 산…. 산은 이렇게 다양하지요. 어쩌면 인생도 그렇지 않나 싶은데요. 산에 빗대어 인생을 그려낸 진지한 작품,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오늘의 책,
파올로 코네티의 <여덟 개의 산>(최정윤 옮김/현대문학)입니다.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독일의 진화생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리하르트 프리베의 책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을 소개합니다.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도전과 방해요소에 잘 대처하고 적응하는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는 정의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건강의 기준은 없겠지요. 어떤 이에게는 독이 되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약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조금만 작용해도 치명적인 것이 어떤 이를 살려주기도 한다는 것. 이게 바로 세상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약이다, 독이다라고 딱 규정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의 용량이어야 하는가가 더 중요하겠는데요.
스트레스나 음주, 흡연, 자외선, 방사선과 같은 것들도 적당한 양으로 인간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도 한다는 말이 되겠지요.
책 제목인 ‘호르메시스’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라면 무조건 피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스트레스 자극이 일어나면 이에 대해 유기체는 적응하는 것으로 반응을 합니다. 그리하여 미래에 더 방어력을 증강시키게 되는 것이지요.
편하고 쉽기만 한 환경은 인간에게 약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어 어쩌면 인간의 생존을 더 힘들게 했을지도 모르니,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스트레스 요인들에 반응하고 견디고 최선의 것을 끌어내는 능력을 키우면서 인간은 진화해 온 것이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호르메시스는 진화의 가장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이다”라고요.
저자는 이렇게 호르메시스라는 진화적 유산이 갖는 힘을 살펴보면서 질병과 노화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갖자고 독자를 설득합니다.
오늘의 책,
리하르트 프리베의 <호르메시스, 때로는 약이 되는 독의 비밀>(유영미 옮김/갈매나무)입니다.
YTN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김수정의 <그림은 마음에 남아>를 소개합니다.
“한때 자기계발서를 미친 듯이 읽었다. 오륙 년을 하던 디자인 일을 접고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였다. 처음 하는 일이라 손대는 일마다 실수를 연발했다.(중략) 당시는 자기계발서 전성기였다. 책에 꼼꼼하게 밑줄을 쳐가며 읽고 또 읽어가면서 버텼다. 어떤 책에서는 마음에 확신이 꽉 차면 몸이 저절로 따라간다고 했다. 의지가 강하면 네 시간만 자고서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교육에 종사하는 작가 김수정씨는 힘든 나날을 자기계발서를 읽으며 버텼고, 더 잘 버티기 위해 ‘감사하라’는 자기계발서를 경전처럼 대하면서 억지로라도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갔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감사’하지 못한 현실에서 감사해야 하느라 탈진해서 병원까지 실려 가기도 했지요. 우여곡절 끝에 저자는 이렇게 깨닫습니다.
“감사도 노동이다.”
이 소소하지만 대단한 삶의 철학을, 작가는 장프랑수아 밀레의 그림과 함께 펼쳐보입니다. 작은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자연스레 농부의 마음을 관찰하며 자란 밀레. 풀을 만지고 비를 맞으며 삶의 진실을 깨우쳤고, 농부와 자연을 깊이 보고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지요. 그는 가난과 싸우며 자연의 축복을 기대하고 열매를 거두는 농부에게서 고귀한 인간의 정신을 보았으며, 그런 까닭에 밀레의 그림에서는 고단한 노동에도 불구하고 항상 감사하는 자세가 엿보인다는데요.
아픔과 존엄이 함께 하는 밀레의 작품들을 통해서 차마 감사할 수 없는 현실에 깊이 아파하다가 일어선 담대한 인간을 보라는 작가의 안내가 참으로 독특합니다.
빠듯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을 위해 총 62점의 작품을 보여주면서 그림에서 위로를 얻기를 바라는,

오늘의 책,
김수정의 <그림은 마음에 남아>(아트북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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