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오하기만 한 철학. 그런데 정작 우리는 왜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질까? 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는가? 이웃과의 교제는 필요한가? 3D프린터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왜 아이들은 공부하지 않는가? 정말 인류는 모두 형제인가? 왜 낯을 가리고, 왜 도박을 하며, 왜 자연을 보호해야 하는가? 같은 게 더 궁금합니다.
일본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는 이런 사소한 49가지 질문을 추려서 그 각각의 질문에 49명의 철학자를 등장시키는데요.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철학자들의 사상을 명료하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부자는 나쁜 것일까?’라는 질문에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철학자인 피터 싱어의 <효과적 이타주의>를 꺼내듭니다. 부자들은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곤 하는데요, 싱어는 돈 많은 부자가 기부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크니까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큰돈이 효과적인 기부를 가능케 한다는 것이지요.
맹인 안내견 한 마리는 맹인 한 사람밖에 구할 수 없지만, 같은 돈으로 개발도상국에 사는 2000명의 전염성 맹인 환자를 구할 수 있으니, 싱어에 따르면 한 사람의 행복보다 2천 명의 행복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인데요.
이렇게 효율적 이타주의를 실천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점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 돈을 쓴다면 우리 삶의 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이며, 이는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행위이며, 이 즐거움은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부자는 나쁘다 좋다 라는 대답이 아닌, 한 가지 질문을 통해 조금 더 진지한 사색으로 안내하는 책, 일상과 철학의 행복한 만남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