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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김형수의 <고은 깊은 곳>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0-24 12:56  | 조회 : 1494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오늘은 고은시인과 김형수 시인의 대담집 <고은 깊은 곳>을 소개합니다.

현실참여와 달관의 절제가 묘하게 어울리는 고은 시인. 그의 작품세계를 가리키는 수식어 가운데 ‘별과 밥’이 있습니다. 
모두가 굶주리던 일제강점기 시절, 어린 시인은 고모의 등에 엎여 바닷가 개펄로 나물 뜯으러 간 어머니를 기다리다 울곤 했다는데요.
그렇게 울면서 어머니를 기다리다 문득 밤하늘을 쳐다보면, 별들이 찬란하게 내려와 매달려 있었고, 그것을 따먹으면 배가 부르겠다고 생각해서 고모에게 ‘저것 따줘, 저것 따줘’라며 졸라댔지요. 고모도 굶주린 나머지 힘없는 목소리로 ‘저것은 별이란다. 별은 먹는 것이 아니란다. 별은 빛나는 것이란다.’라며 어린 조카를 달랬다는데요.
우주와의 첫 만남이었던 별을 별이 아니라 밥으로 잘못 알았다는 시인의 부끄러운 고백은, 가난의 에피소드에서만 멈추지 않습니다. 1970년대 자신의 시작활동 속에서 새로운 시세계에 눈을 뜨는 과정으로 이어졌는데요. 
별을, 굶주린 자의 밥만큼 절실한 것으로 만나는 일이 시인의 사명이라고 그는 말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사이 시 인생 60년을 앞두고 있는 고은 시인이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형수씨와 만나 자신의 시 세계와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어린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고은의 삶이 조목조목 그의 육성으로 실려 있는데요, 마지막에 문학하는 사람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청하는 후배 문인에게 그는 ‘이 시대의 아이는 이 시대의 울음을 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이런 말로 끝을 맺습니다. 
“언어에의 책임 말이네. 이게 무척 어렵다네, 언어는 늘 위험하다네.”(222쪽)
너무 친근해서 오히려 우리는 고은 시인을 잘 모릅니다. 이 작은 책이 시인과 가깝게 만나는 자리가 되어드릴 것입니다.

오늘의 책,
고은, 김형수의 <고은 깊은 곳>(아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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