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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내용

아지즈 네신의 <개가 남긴 한 마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1-03 10:49  | 조회 : 1082 
ytn 지식카페 라디오 북클럽 이미령입니다.

2018년 개의 해를 맞아서 개를 주제로 한 문학작품을 소개하는 두 번째 시간, 오늘은 터키 작가 아지즈 네신의 작품 <개가 남긴 한 마디>를 준비했습니다.

동정심 많은 남자 카슴에게는 카라바쉬라는 늙은 개가 유일한 친구요 가족입니다. 어릴 때부터 길러서 14년을 길렀는데 그만 이 개가 죽고 말았습니다.
카슴은 장례를 치러주고 싶어서 멀리 다른 마을로 이사를 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자식이 죽었다며 성대한 장례식을 치릅니다.
사람들이 몰려왔고 이슬람 사원의 예배 지도자인 이맘도 왔습니다. 그런데 성대한 장례식을 마쳤을 때 그만 들통 났습니다. 그러잖아도 이슬람 사회는 개를 혐오합니다. 재판관에게 끌려간 카슴. 
‘개에게 왜 사람처럼 수의를 입혔느냐. 이건 율법에 어긋난다’며 준엄하게 비난하는 재판관에게 하소연합니다.
“비록 녀석이 개이긴 했지만, 단 한 번도 나쁜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재판관은 말했습니다.
“그건 미덕이 될 수 없다.”
카슴은 자신이 평생 해온 착한 일들을 개가 한 것처럼 꾸며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선행도 많이 하고 기부금도 많이 냈고, 공공 우물도 보수하고, 신학교에 양탄자를 두 개씩이나 선물했습니다.”
혐오스런 개가 그럴 리 없다며 재판관이 매몰차게 대답합니다. 그러자 카슴이 허리춤에서 금화 쌈지를 꺼내며 말했습니다.
“제발 믿어주십시오. 그리고 개가 죽으면서 유언을 남겼습니다. 이 금화 오백냥을 재판관님께 드리라고요.”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판관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신의 이름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겠네. 더 말해보오. 고인은 또 무슨 유언을 남겼소? 우리 모두 그 유언대로 실행합시다.”
개는 혐오하면서 검은 돈은 추종하는 인간세상의 모순, 이보다 더 신랄하게 풍자할 수 있을까요? 

오늘의 책,
아지즈 네신의 단편집 <개가 남긴 한 마디>(이난아 옮김/푸른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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