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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문 정부, 검찰 다음은 판사... 다음은 언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12-18 12:05  | 조회 : 2131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12월 18일 (금요일)
□ 출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북 글쓰기는 조국 바이러스로 좀비된 사회 비판하고자 시작
-좌파 지식인들 기득권 돼서 비판 발언 안 해
-지금 민주화 세력들은 거대한 입권 세력으로 변모
-보수, 포용력있는 공동체 보수로 거듭나야
-과거 보수정권, 국가적 과제 만들고 완수해
-윤석열 총장 징계는 법치주의 국가서 명분 잃어
-윤 총장 징계 취소 소송은 법치 지키기 위한 것
-검찰개혁 한다면 칼잡이 윤석열 총장으로 앉히지 말았어야
-지금 시대 문제는 진보의 재구성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며 정치권에 매 현안마다 통쾌한 사이다 같은 한 방을 날리는 논객입니다. 정치권 얘기에서 이 분만큼 가리지 않고 비판한다 해서, '모두까기 인형'이라는 별명도 얻은, 그러나 본래는 미학자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이하 진중권):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요즘 코로나19 잘못하면 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올라갈 것 같은데 요즘 상황이 많이 변하셨죠?

◆ 진중권: 변할 거 없습니다. 저는 코로나 이전부터 집에서 틀어 박혀서 아무대도 안 나가고 공부하고 책 쓰고 지내고 있습니다.  

◇ 황보선: 알겠습니다. 먼저 진 교수님께서 일단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그걸 언론사 기자들이 받아서 기사를 낸단 말이죠. 그 비판이 참 시기적절하고 이해가 쉬워서 대중들이 호응하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진중권 저널리즘이라고 우려하는 시각도 보이는데 이런 현상이 왜 있다고 보십니까?

◆ 진중권: 사실 제가 페이스북을 하게 된 동기에는 영향력을 갖겠다는 생각보다 저한테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 전에 시작 됐어요. 조국 바이러스라고 그러나요? 사람들이 다 좀비가 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말이 좀 통하는 사람들을 모아보자고 해서 글쓰기를 시작했고 지금 팔로워가 3만5000명밖에 안 됩니다. 그래도 이쪽, 저쪽 떠나서 말 통하는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공간을 만드는 의도였고 사실 그동안에 일절 인터뷰나 방송 출연 다 거절하고 그냥 우리끼리 모여서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끼리 얘기하자고 했는데 지금 이게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이른바 진중권 저널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어서 영향력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첫 번째로 정부에서 잘못했을 때 비판하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이른바 좌파 지식인들이었잖아요. 이 사람들이 전부 다 기득권의 일부가 되어 버려서 발언을 안 해버려요. 그리고 그들과 유착되지 않은 사람들은 두려워합니다. 왜냐면 대께문이라는 세력이 폭주집단이 돼버려서 한 개인을 집요하게 공격하거든요. 신상을 공개한다든지. 저 같은 사람을 맷집이 강하다보니 괜찮은데 보통 사람들은 견뎌내지 못하니까 침묵을 해버리죠. 그러는 가운데 누군가 말을 해줄 사람이 있는데 제가 그 말을 하니까 기자들이 페이스북에 와서 그것을 보도하는 경우도 있고, 기자들 같은 경우도 분명히 코멘트가 들어가야 하잖아요. 어떤 사한을 보도할 때는 시각을 내야하는데 그 시각을 냈다가 신상이 털리고, 기자 리스트까지 만들어서 조리돌림 당하고 백주대낮에 테러를 당하는 이런 사태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제 말을 빌려서 보도하다 보니 이런 사태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어떻게 보면 진중권 교수님께서 기자들이 맞아야할 매까지 대신 맞는 거네요. 원래 미학을 전공하셨는데요. 미학 오디세이 책도 쓰셨고. 

◆ 진중권: 강조도 해주세요. 제가 쓴 관광론의 역사이고 한국 학술원에서 우수 도서로 뽑혔습니다. 

◇ 황보선: 그러니까요. 그런데 미학을 전공하셨는데 사실 정치권 비판에 대해서 이렇게 목소리를 키우신 게 이른바 조국 사태를 지나면서부터였어요? 

◆ 진중권: 제가 사실 그 3년 전에 트위터가 팔로워가 90만 명 있었는데 그만두고 3년 동안 조용히 지냈죠. 저희 학교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잖아요. 저로서는 난감했던 것이 한편으로는 조국장관이 제 친구였기도 하고 공적인 측면이 있잖아요. 제가 평소에도 공직자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라고 주장해왔고 그러니까 충돌하는 순간에 제가 할 수 있는 건 반대 입장을 당에다 표명하고 당에서 찬성을 하지 않았습니까? 나는 내 양심을 지키겠다. 그 정도 선에 머물러있죠.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발언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그 후로부터 3~4개월 후에 교육부에서 우리 학교로 치고 들어오더라고요. 쉽게 말하면 총장을 몰아내기 위해서 공격을 하는 것을 보고 어떤 장면이 떠올랐냐면 사실 제가 MB 정권 때 한번 당한 적이 있거든요. 그때도 감사 들어와서 털고 이랬는데 그걸 보면서 저 사람들이 그러면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과거의 MB 정권과 뭐가 다른가? 겪어보는 입장에서 보면 이 사람들이 더 악랄해요. 이걸 보면서 정말 나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분노가 들어서 그때부터 페이스북 개정을 살려서 거기서 발언하기 시작한 거죠. 

◇ 황보선: 그러니까 정의당 탈당하신 건 본인 뜻에 따라서 하신 것이지만 동양대에서 나오신 건 사실상 쫓겨나신 걸로 봐야하나요?

◆ 진중권: 네. 발언을 하려면 여러 가지를 정리해야하거든요. 왜냐면 제가 발언하기 때문에 곧바로 학교에 불이익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종에 청야 전술로 그걸 하고, 정의당한테도 내가 이런 발언을 하면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 그때 제가 탈당계를 냈지만 수리가 안됐거든요. 그걸 수리해 달라 하고 깨끗하게 정리한 다음에 발언하기 시작한 거죠. 

◇ 황보선: 네, 그런데 이런 저런 발언을 하게 된 계기가 조국사태 상황 때문인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친한 친분 있는 친구 분인데 이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심지어 학교까지 그만두시고 하게 된 특별한 포인트가 있습니까?

◆ 진중권: 국회의원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300명 이름도 다 몰라요. 그런데 실제로 생활에서 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권력이 어떤 건지 제가 깨달은 겁니다. 엄청납니다. 이 사람들이 교육부에 얘기하면 교육부에서 내려오고 보통 일반 지방 대학 같은 경우 교육부 사람들은 신이거든요. 이런 사람들이 와서 저지르는 행위를 보면 권력이라는 것이 참 무섭구나. 라는 생각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제가 발언을 하기  시작한 거죠. 초기에만 해도 제가 격려 문자도 보내고 그랬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한 장면에서 보니까 이 친구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더라고요. 학교에서 보니까 그 표창장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거짓말을 하게 되면 제가 도울 수 없거든요. 그 친구가 어려울 때 참말을 한다면 거기에 대해서 도울 수 있겠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이 친구가 왜 이렇게 됐을까. 권력욕 같은 것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가 아닌가. 그러니까 윤리적인 문제는 윤리적으로 해결을 해야 하는데 윤리적인 문제를 정치적으로 돌파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거짓말에 거짓말을 거듭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대중들을 선동해서 그 거짓말을 믿게 만드는, 거대한 매트릭스를 만드는걸 보고 제가 발언을 시작한 거죠. 

◇ 황보선: 여러 인터뷰 기사를 보면 태생부터 진보보다 더 좌 쪽이었다. 이런 얘길 여러 번 언급하셨는데, 요즘은 정부와 여당에 비판을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보수논객이다, 이런 얘기들도 하고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진중권: 그 사람들 시각이고 저를 몰아가는 거죠. 나보고 보수다, 심지어 극우다, 그 적패다, 지금은 토착왜구라고 부르더라고요. 이런 게 이제 진영논리인데, 제 정체성은 제가 지키거든요. 그래서 제 정체성은 제가 결정하게 내버려두고 그렇게 프레임을 걸어서 사람들을 공격하는 것이 전체주의적인 것인데, 생각해보세요. 민주당은 리버럴 정당인데 리버럴 정당 사람들이 어떻게 지금 전체주의적 선동 선전 기법들, 사람을 묻어 버린다는 이런 폭력적인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껴야한다. 이건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고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고 이해찬 대표의 민주당은 운동권 조직이지 옛날 리버럴 정당이 아니라는 거죠. 

◇ 황보선: 지금의 직권세력이 보면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른바 사회저항을 했던 말씀하신 운동권 세력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런 분들이 진정한 의미의 민주화된 정치를 하고 있지 않다. 라고 보는 거죠? 

◆ 진중권: 왜 그러냐면 사실 진정한 의미의 민주화 운동을 하셨던 분은 다 돌아가셨어요. 이 분들이 어떤 민주화운동을 했는지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 분들은 자기들이 했든 안했든 그걸 가지고 정치적 자산을 삼아서 지금 기득권 세력이 됐거든요? 생각해보십쇼. 국회 180석이죠? 시의회, 도의회 다 차지했거든요. 얼마나 많은 세력이 형성됐겠습니까.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로 대통령이 한번 바뀌게 되면 공사, 이사, 사장부터 몇 천개의 자리들이 있다고 하잖아요. 거기 또 가족이 딸려 있을 것이고, 거기서 사업을 따내는 등등. 옛날에 운동 단체들이 일종의 생업과 결합해서 지자체에서 급식이니 친환경이니 무슨 태양광이니 이런 거대한 입권세력들이 형성이 된 거죠. 그러면서도 아직도 자기들이 운동을 한다는 것으로 자기들의 특권을 위장하고 있는 상태거든요? 이 사람들과 합리적으로, 이성적으로 말이 안 통하는 거죠. 왜 그러냐면 이권이 걸려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권이 걸려있는 사람과는 말이 안 통합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그렇다면 진 교수님이 그런 걸 비판하면 그 입장에서는 이권이 걸린 부분을 비판하시니 가만히 있을 수 없네요. 그러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충고를 해주신 다면요.

◆ 진중권: 여당에 대한 충고는 사실 불필요해졌다고 보는 게 여당은 과거에는 당이 정체성 위기에 빠지면 그걸 고칠 수 있는 세력이 존재했잖아요. 그런데 이게 지금 일색화가 돼서 조금의 이질적인 것도 못 참거든요. 저는 민주당의 몰락이 확정 됐다고 봐요. 남은 것은 얼마나 오랜 시간에 걸쳐서 몰락할 것이냐. 이것만 남았고 기대를 안 하고요. 보수정당 같은 경우는 지금 민주당이 막 나가는 이유는 당신들이 견제세력인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거죠. 그래서 보수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보수로 거듭나야 하고 과거처럼 가진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사회의 못 사는 사람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포용적 보수 이른바 공동체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황보선: 자, 요즘 인터뷰 잘 안하시다가 나오신 이유가 책 내신 것 때문이죠. 최근에 보수를 말하다. 어떤 내용의 책이죠?

◆ 진중권: 지금 보수가 견제 세력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견제를 못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수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그럼 바깥의 시선인 보수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 보수가 자기 안에만 갇힌 것 같아요. 자기를 객관화해서 자신을 보고, 상대에 대한 정확한 견해 특히 이른바 지피와 지기를 해야 하는데 지피도 안 되고 지기도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를 비판할 때는 제도를 비판해야하는데 아직도 공산당이니 좌파니 이런 빗나가는 비판만 하다가 오히려 자기들이 욕을 먹는 상황이고 지기가 안 되다 보니 자꾸 망언들이 나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최근 들어서 이혜훈 의원이 그런 말을 했잖아요. 26억짜리 전세다. 그러니까 이게 바깥에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얼마나 말이 안 되는지 아는데 아마 강남에 사는 분들에게 26억짜리 전세 사면 서민인가 보죠. 바깥의 시선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바깥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는 자기객관화가 안되거든요. 여러 가지 조언을 담아서 지금 보수가 너무 낡았다, 과거의 보수는 이러지 않았다. 과거의 보수는 역동적이었기 때문에 그 덕에 한국을 50~60년 동안, 더는 보수가 폭압 정치로만 이 땅을 정치할 수 있었다고 믿지 않거든요. 분명히 폭압적인 부분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시대정신에 맞는 일을 해왔기 때문에 오랫동안 직권을 해올 수 있었다고 하는데 과거에 그 역동적인 시절의 보수를 생각해봐라. 라는 시점에서 책을 썼습니다. 

◇ 황보선: 책 내용을 보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시절의 보수를 원형으로 삼고 있죠? 이 부분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 진중권: 그렇습니다. 어느 정권이든 간에 보수정권은 그 시대에 요구되는 국가적 과제를 나름대로 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은 산업화를 했죠. 그 가운데서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부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결국에 산업화는 우리 사회에 필요했던 것이고 전두환의 정권은 정말 포악적인 정권이었지만 나름대로 그거 때문에 자율화를 한다든지, 무엇보다 국가주도의 경제를 시장경제로 바꾼 역할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 몰라서 민간한테 맡겨서 그렇단 얘기도 있는데, 그때 과외 금지도 하고 노태우 정권 같은 경우는 냉전을 스스로 해체시켰거든요. 우리는 그때 소련 얘기를 하면 잡아가듯이, 자기들이 소련과 국결을 맺는다든지, 그리고 나는 보통 사람이라면서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허용했던 것이 있었던 거죠. 김영삼 대통령은 금융 실명제를 해체시키고 하나회 해체시키면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비 과학으로 만들었고 또 역사바로세우기를 했어요. 이런 것들이 보수를 끌고 왔던 힘인데 요즘 보수하면 완전히 그냥 이른바 수구꼴통, 자기 자신을 축소시켜버렸어요. 시각을 널리 가져라, 그리고 과감하게 다른 관점에서 필요하다면 진보적인 정책도 쓸 수 있고 진보사람들도 보수적인 정책을 쓸 수 있는 이런 거지, 지금 이 시대에 보수표 정책이 따로 있고 진보표 정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거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자 책을 썼습니다. 

◇ 황보선: 그러면 야당 의원들이 이 책 좀 읽으면 좋겠네요. 

◆ 진중권: 문제는 보수 분들이 제가 정부 비판을 하면 좋아하고 사이다라는 얘기를 하는데 아무런 쓸모도 없거든요. 사람이 사이다만 먹고 살 수 없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비판은 보수가 거듭나고 대안 세력임을 보여주는 겁니다. 

◇ 황보선: 그러면 이제 자칫 너무 친절하게 보수 야당에 어떤 선거 전략을 알려주는 것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겠는데요. 

◆ 진중권: 이게 무슨 선거 전략입니까. 기본이고 민주당이 지금 갖고 있는 문제점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칼럼을 몇 십 개를 썼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잖아요. 제 말을 안 들으니까. 

◇ 황보선: 잘 나갈 것 같은데 반응이 좋습니까?

◆ 진중권: 정부를 비판하는 것은 많이 나가는데 정작 보수를 비판한 책은 이 분들이 읽어주셔야 하는데 이 분들이 피곤한가 봐요. 그렇지 않아도 피곤한 상황에서 이런 그릇된 모습을 돌아봐야 하는가. 그래서 저는 원하는 게 지금 보수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한테 필요한 것은 정부에 대한 비판이 아니다. 저 사람들이 저렇게 막 나갈 수 있는 것이 그런 것인데요, 진짜 비판은 보수가 정말 대안이 될 수 있게끔, 사람들이 봤을 때 저쪽 찍어야겠네. 라는 마음을 먹을 수 있는 형태로 거듭나올 수 있는 것이 최고의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 황보선: 신간이 나왔어요. '보수를 말하다' 인데요. 8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10월 『진보는 어떻게 몰락 하는가』에 이어 이번 책은 보수에 대한 비판입니다. 왜 하필 보수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을 주제로 삼았나요? 시대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는 뭡니까?

◆ 진중권: 제가 주목하는 것은 이 분들이 자기들을 민주주의자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말이 민주주의지 그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거든요. 민주주의가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한테 자유 민주주의가 있겠고, 또 하나는 운동권들이 갖고 있는 민중 민주주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게 다수결 민주주의거든요. 그러니까 상당히 전치주의적인 건데 이것들이 단속되지 않고 이 사람들이 정치권에 들어와서 그대로 하다 보니 낯선 것, 자유 민주주의 기본 시스템들을 자꾸 망치잖아요. 저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참된 민주주의라고 믿는 사태가 이러나는 겁니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고 계속 진행된다고 하면 87년 이후에 투쟁을 통해서 싸워왔던 시스템들이 다 망가질 위험이 있다. 지금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쳐내고 싶어도 못 그러죠. 왜 그러냐면 법 시스템이 살아있기 때문에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계속되고 망가지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 검찰총장이 저렇게 당하는데 우리 같은 일반 서민들은 그냥 하나 날리는 게 일도 아닌 거죠. 

◇ 황보선: 방금 검찰총장 말씀하셨는데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 정직 2개월 확정이 났고 바로 추미애 장관이 사퇴한다고 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 진중권: 해임을 시키려고 했는데 해임을 못한 것이죠. 왜냐면 민주주의 시스템이 있거든요. 첫 번째는 뭐가 있었냐면 법원에서 직무 정지 명령을 내렸죠, 두 번째는 감찰위원회에서 이 징계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거든요. 세 번째는 법관회의에서 판사 문건이라는 것, 안건에 올리지 않는 것으로 부결을 했단 말이죠. 법리적으로 자유 민주주의 시스템, 우리나라가 법치주의 국가인데 이런 국가에서 법적으로 문제 삼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분명해지니 명분을 잃은 거죠. 그래서 한 것이 징계를 2개월로 내린 겁니다. 징계를 때리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겠죠. 그랬는데 자기들이 봐도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결국 2개월을 때린 것이고 이것마저도 집행정지를 신청하게 되면 해임일 경우 금방 가능한데 2개월이면 애매모호하잖아요. 회복 불가한 손해인지 아닌지, 아직 여유가 있단 말이죠. 그래서 고작 생각한 게 2개월로 한 것 같아요. 

◇ 황보선: 2개월은 이제 여당 입장에서는 하나의 묘수다. 라고 말하는 겁니다. 

◆ 진중권: 그렇습니다. 지금 그러나 우리가 따져봐야 하는 것은 바로 뭐냐면 그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법치국가잖아요. 법적으로 말이 되느냐. 이걸 따져야 하거든요. 법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들이 입증이 되면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두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게 정말 무서운 겁니다.    이게 허용이 되면 다른 모든 것들이 허용이 되고 지금은 검찰이지만 다음에는 사법부입니다. 공수처에는 판사를 수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에 봤죠. 광화문 집회 허용했다고 박형순 금지법이라고 해서 특정 판사의 이름을 따서 법을 만드는 그런 사람들이거든요. 이런 문화가 우리 사회에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그 다음에는 언론입니다. 기자실을 폐쇄하라. 라는 것이죠. 그러니까 저 사람들이 자기들이 잘못해서 언론이 비판하잖아요? 그럼 언론의 문제입니다. 검찰이 수사를 하잖아요? 그럼 검찰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맨날 개혁과제를 가져요. 검찰개혁, 사법부개혁, 자기들이 잘못할 때마다 개혁이 하나씩 생기는 거죠. 

◇ 황보선: 윤 총장이 어제 늦게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도 하고 당장 효력 중지해달라고 했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보나요? 

◆ 진중권: 당연히 그렇게 해야죠. 법치주의이기 때문에. 저는 지금 윤 총장이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저런다고 보지 않거든요. 우리는 지금 법치의 원리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법이 지배해요. 모든 사람들이 대통령부터해서 모든 사람들까지 모두 다 법 아래에 있어야합니다. 저 사람들은 뭐라고 얘기 하냐면 원전수사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결국은, 대통령의 통치 행위를 하더라도 법을 초월해선 안 되는 겁니다. 어떻게 원전 자료를 삭제합니까? 떳떳하면 공식적으로 했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들은 대통령 헌법 위에 논단 말이죠? 그런 다음에 밑에 사람들, 우리 국민들에게는 법을 강요해요. 있지도 않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예컨대 비밀번호를 내놔라. 법에 의한 지배로 넘어간다는 말이거든요. 윤석열 검찰총장이 뭐라고 얘기했습니까. 신인 검사들 앞에서 법의 지배를 강조했습니다. 바로 이거 때문에 그것을 지키는 것이 과제이고 반드시 법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보고 모든 법조인들이 알겁니다. 본안에 가면 당연히 징계가 무효가 날 것이라는 것. 

◇ 황보선: 그러면 예전에 저런 비판도 하신 것도 기억합니다. 애시당초 검찰개혁을 위한 것이라면 윤석열 총장 자체를 검찰총장으로 앉힌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씀하신 거죠?

◆ 진중권: 그렇죠. 왜냐면 두 가지입니다. 원래 우리가 하려고 했던 검찰개혁은 뭐였냐면 일단 검찰이 이쪽, 저쪽 재지 않고 산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공정하게 칼을 대라. 두 번째로 검찰권의 절제된 행사를 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윤석열 총장이 그런 분이 아니거든요. 가리지 않고 칼들 대는 분인데 처음에 그런 분을 쓰면 안 되죠. 지금 지나고 나서 보면 결국 윤석열 총장을 내치는 것이 자기들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죽은 권력에는 철저하게 칼을 댔잖아요. 대통령 둘을 감옥으로 보냈단 말이에요. 그런데 자기들의 비리는 손도 대지 마라. 첫 번째 우리가 검찰개혁으로 하려고 했던 과제는 물 건너 간 거죠. 두 번째는 검찰권의 절제된 행사를 해라. 그랬다면 애초에 그 분을 칼잡이로 쓰면 안 되는 겁니다. 처음에 자기들이 훌륭한 검사처럼 포장을 해놓고 칼이 자기들을 향하니까 말을 바꿔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무리한 수사를 누가 하냔 말입니까? 추미애 사단이 하고 있거든요. 지금 보세요.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성윤씨가 정말 말도 안 되는데 기소심의회에서 기소하지 말라는데 기소하려고 한다든지 비밀번호를 빼앗기 위해서 공격을 한다든지, 또 이번 징계도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말도 안 되는 것들을 막 하고 있는데 우리가 회피하려고 했던 그런 검찰을 상대로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게 저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애초에 말했던 검찰개혁 2개는 어디 갔느냐. 자기들이 다 깨버린 겁니다. 공수처 하나 남겨서 이게 검찰개혁이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 황보선: 네, 주제를 바꿔서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국민의힘 홍석준 의원 말이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됐습니다. 21대 국회 첫 의원직 상실형 선고인데요. 이 판결에 정치권 파장이 있을까요?

◆ 진중권: 늘 있었던 일이죠. 항상 선거 끝나고 나면 열 명씩 해서 미니총선이니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이건 사태의 시작이고요. 100만 원, 150만 원짜리는 과도하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이거야 말로 검찰권의 과도한 행세가 아니냐. 결국 국민들이 뽑아준 것인데 사법부에서 결국 판단해서 알리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그런데 700만 원은 쎈 거잖아요. 이런 분들은 물갈이가 필요하고 지금은 국민의힘이지만 저쪽도 많을 거고, 결국 미니총선이 벌어질 텐데 유권자들이 처음에 뽑을 때부터 잘 가려서 뽑았으면 좋겠습니다.    

◇ 황보선: 마지막으로 앞으로 전투적으로 계속할까요? 여러 가지 글을 쓰면서 명예훼손 피고발, 인신공격도 당했는데요? 계속 풍자적인 어법은 유지하실 건가요?

◆ 진중권: 지금 문제는 진보를 재구성 하는 것이 문제라고 보거든요. 진보라는 이름을 저 사람들이 가져가서 더럽혔어요. 진보가 위선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그게 아니라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진보의 가치가 남아있고 우리가 추구해야할 진보의 가치가 무엇인지 재구성하고 재구축하는 작업을 차분히 하고 싶습니다. 

◇ 황보선: 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진중권: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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