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정희진 /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는 세계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12 12:01  | 조회 : 394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나쁜 사람에게 지지않는 세계’입니다. 

“글을 쓰는 이유에는 네 가지가 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미학적 열정, 역사에 무엇인가 남기려는 의지, 정치적 목적. 나는 모두 아니다. 나는 승부욕이다. 나는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여성학자 정희진씨의 신작 에세이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이 책을 쓴 정희진 씨는 비평, 칼럼, 논문 등을 통해 ‘남성 언어’가 지배하는 한국 사회의 통념과 상식을 뒤흔드는 논쟁적인 글을 쉬지 않고 써 온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입니다. 

이 책에는 모두 63편의 글이 담겨 있는데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글쓰기의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고백하면서, 지식인으로서 글쓰기의 윤리에 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있습니다. 

죄의식 없이 누가 더 뻔뻔한가를 경쟁하고, ‘가해자’의 마음은 한없이 평화로운 사회.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없이 가혹하고 잔인하게 대하고 나서, 오히려 그들을 향해 “왜 그렇게 분노가 많냐.”고 다그치는 사회. 자녀를 잃은 슬픔을 국가 체제의 위협으로 간주하는 사회. 저자는 이런 시대에 약자가 지닐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인가? 하고 묻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유일한 무기가 바로 ‘글쓰기’라고 말합니다. 글쓰기는 약자의 시선으로 타인과 사회를 탐구하고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품위는 약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약자에게는 폭력이라는 자원이 없다. 이런 세상에서 나의 무기는, 나에겐 ‘있되’, ‘적’에겐 없는 것. 바로 글쓰기다. (중략) 내 억울함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나보다 더 억울한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러면서 세상을 배워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윤리적인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대목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정희진 씨에게 윤리적인 글쓰기란, ‘타인의 이야기에 반응하고 공감함으로써 나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며, 나를 타인과 연결하여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에서 윤리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우월한 자신’을 재생산하는 글쓰기, 지배와 보편 규범을 재생산하는 글쓰기가 나올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정희진의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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