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로빈 월 키머러 / 향모를 땋으며, 아메리카 원주민의 세계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30 12:12  | 조회 : 414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세계’입니다. 

년 초부터 한국의 지성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책 좀 읽는다는 지식인들이라면 하나같이 환호성에 가까운, 극찬의 평들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바로 <향모를 땋으며>라는 책을 둘러쌓고 벌어지는 일입니다. 

흔히 인디언이라고 불렀지만. 아메리카와 인도는 전혀 다른 곳이니 이는 좀 어처구니가 없는 명칭이죠. 정확하게 표현하면 ‘네이티브 아메리칸’ 즉 ‘아메리카 원주민’이라고 해야 합니다. 

<향모를 땋으며>는 북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의 식물생태학자인 로빈 월 키머러가. 과학자의 길을 걸으면서, 그리고 동시에 자신의 뿌리를 찾아가면서, 직접 겪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을 쓴 책입니다. 

‘향모를 땋으며’라는 제목도 생소합니다. 향모는 온대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풀의 일종이라고 하는데요, 향모는 북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약초와 부적으로 사용되던 풀이라고 합니다. 일부 부족 신화에서는 향모를 ‘어머니 지구의 머리카락’이라고 여길 만큼 영적으로 중요하고, 치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로빈 월 키머러는 원주민부족의 후예답게 “나를 키운 것은 딸기”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하지만 과학자로서의 엄정한 태도도 잃지 않습니다. 저자는 미국 역사에서 지워진 원주민부족의 전통과 토착적 지식을 되살려내 그것이 과학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와 같은 주제에 대해 모색합니다. 

책 속에서 인간과 대지와의 부서진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출발점은 바로 이주민들이 식민주의자의 방식을 버리고 ‘토박이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의미심장하며, 무척 인상적입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우리의 세계관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김탁환 씨는 얼마 전 자신의 소셜 커뮤니티에 이 책에 대해, ‘무엇보다 글이 너무 재미있고, 무엇보다 책이 지나치게 우아합니다’라는, 극찬에 가까운 코멘트를 달기도 했는데요. 그의 말처럼 이 책은 596쪽에 이르는 분량마저, 너무 짧아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책의 한 대목을 들려드릴까요? “돌고 돌아 내가 도착한 곳은 처음 출발한 곳, 아름다움에 대한 물음이었다. 그것은 과학이 묻지 않는 물음이었다.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앎의 방식으로서 과학은 너무 편협해서 그런 식의 물음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로빈 월 키머러의 <향모를 땋으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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