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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완치자, 폐 기능 회복 안 될 수도"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7-27 10:49  | 조회 : 292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7월 27일(월요일)
□ 출연자 :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이번 메르스는 사실상 종식
- 하지만 또 올 수 있어
- 중동에서의 새로운 유입 가능성은 있어
- 초기 정보공유 부족해서 환자 늘었다
- 귀중한 인적자원인 역학조사관, 전문적으로 길러야
- 정부, 실시간 정보 채널 마련해야
- 메르스 연구와 전폭적인 재정 지원 필요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온 국민을 불안하게 했던 메르스, 한때 7000명에 가까웠던 메르스 격리자들 중, 마지막 환자가 오늘 자정에 격리해제 됐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초에 사실상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큰 걱정 없이 일상으로 돌아가도 될런지, 그리고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기 위해 앞으로 어떤 방안이 필요할지, 한림대 의대 이재갑 교수 연결해서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하 이재갑):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메르스, 완전히 끝난 겁니까?

◆ 이재갑: 사실상 종식되었다고 볼 수는 있겠는데요. 어쨌든 공식적인 종식은 WHO 기준을 따라서 조금 더 있다가 될 것 같기는 합니다.

◇ 신율: WHO 기준은 뭔가요?

◆ 이재갑: 마지막 환자가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이 되고 나서, 잠복기의 두 배인 28일 후에 종식선언을 하라고 권고를 받았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환자가 지난주까지는 양성, 음성이 번갈아서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요. 아마 그 환자가 이번주 내에 음성이 되면, 그 환자를 기준으로 종식선언을 하는 게 WHO의 기준이고요. 그건 조금 보수적으로 본 부분이고, 실제로 격리자 중에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상의 종식은 이번주 중에 선언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만에 하나, 마지막 환자가 다시 양성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이재갑: 조만간에 음성이 나올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고요. 어차피 계속 양성이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그래서 그 환자를 기준으로 카운트다운은 하게 될 겁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렇다면 신규환자가 새로 발생할 가능성은 없나요?

◆ 이재갑: 일단은 이번에 시작된 유행에 의해 시작된 신규환자는 없을 가능성이 높고요. 지금 환자들이 대부분 안정적이기 때문에, 그 환자로 인해서 의료진이 감염될 가능성도 떨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유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자는 끝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어쨌든 중동 지역에서 계속 환자가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기 때문에, 추후에 그런 유입사례에 대한 대비책들은 조금 더 강화해서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어쨌든 이번에 메르스 사태가 남긴 것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이 남긴 것들이라는 게, 우리가 잘 했다기 보다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게 더 많은 것 아닌가요?

◆ 이재갑: 네, 맞습니다.

◇ 신율: 하나씩 꼽아주신다면 어떤 것을 꼽으시겠어요?

◆ 이재갑: 일단 초기에 환자를 빨리 진단하는 게 피해확산에 가장 중요하거든요. 그 부분에 있어서 정보공유가 일선 의사들에게까지 잘 전달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철저히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로는 방역 단계에 대한 부분이 있는데요. 환자가 발생했을 때 최소화 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요. 그 부분이 많이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정보공유 같은 것은 의사 분들이 공유하고 싶어도, 정부가 공유하려고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 아닌가요?

◆ 이재갑: 네, 맞습니다. 그래서 사실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까지는 둘째문제라고 생각했고요. 일단 의료진들, 환자들을 직접 봐야 하는 의료진에게는 철저하게 공개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그 부분도 많이 늦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발병 상황에 따라서 어느 정도까지 정보공개를 해야 할지에 대한 매뉴얼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고요. 그 매뉴얼 중에 가장 우선은, 환자와 의료진에게 실시간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정부에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신율: 네, 그리고 방역단계 말씀을 하셨는데요. 단계를 이야기하기 전에, 일단 역학 조사관 같은 분이 굉장히 적더라고요. 이분들이 거의 살인적인 업무환경에서 이번에 메르스를 막아낸 아주 훌륭하신 분들인 것 같은데요. 우리가 특정 집단에게 이런 희생을 강요해서 되겠습니까?

◆ 이재갑: 네, 그리고 사실 이 분들은 군 복무 대신 가서 그런 일들을 하게 된 것이거든요. 다들 의사출신이시고, 1년 정도 교육도 받고 하면 전문가가 되기는 하는데요. 이렇게 길러진 전문가들이 군 복무 끝나면 다 자기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버린다는 거죠. 그런 귀중한 자원들이 그 이후에 더 전문적인 코스를 밟아서, 더욱 더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거의 그러지 못하고 있거든요.

◇ 신율: 네, 그러니까 결국 이런 것들이 보건복지부에 복지 전문가는 많은데 보건 전문가가 적었다는 것 같아요.

◆ 이재갑: 네, 그것도 맞는 이야기입니다.

◇ 신율: 보건이라는 것, 더군다나 우리가 매번 세계화라고 떠드는데, 실제로 세계화 때문에 나탈 수 있는 위험요소, 부작용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감고 있었다는 이야기 밖에 안 되는 것 같아요.

◆ 이재갑: 네, 현장감이 많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고요. 메르스 같은 것은 2~3년 전부터 계속 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저희가 예산이나 인력이 있었다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의료진이나 방역 담당자를 파견해서, 거기서 실제로 어떻게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의료기관 내에서 대부분 발생했었으니까 의료기관 내에서 어떻게 그것들을 예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보고 왔다면, 초기 대처에 있어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였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 신율: 네, 그런데 메르스도 메르스지만, 메르스 외에도 다른 전염병도 많은 것 아닌가요?

◆ 이재갑: 네, 그렇습니다. 사실 에볼라가 종식단계에 이르긴 했지만 언제든지 아프리카에 발생할 수 있고요. 신종 인플루엔자는 10년에서 40년 간격으로 매번 발생하고 있고요. 조류 인플루엔자는 중국에서 여러 형태가 계속 인체감염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요. 어떻게든 국내에 들어올 수 있는 감염병들은 상당히 많고, 언제든지 저희가 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 신율: 그렇죠. 그러니까 이번에 메르스를 막은 게,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은데요. 그나마 나중에 정보공개를 하고, 여러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병원들의 구조도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 이재갑: 그건 맞습니다. 사실 병원 스스로 투자하기에는 감염관리에 투자하는 돈, 특히 구조적인 변화들을 일으키려면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거든요. 응급실 구조를 바꾼다든지, 병실 구조를 바꾸는 것은 의료보험 수가 문제와도 같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파악하고 나서, 전폭적인 재정 지원, 그리고 시설 지원들도 병행되지 않으면, 병원 구조 자체가 바뀌거나 감염 관리에 대한 노력들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신율: 그러니까 전반적인 보건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요.

◆ 이재갑: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런데 병실 구조라고 말씀하셨는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1인실이 많잖아요.

◆ 이재갑: 네, 1인실이 많고, 환자를 보는 간호사들도 환자 2명에 간호사 1명, 환자 1명에 간호사 1명, 이렇게 달려있긴 하죠.

◇ 신율: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그렇습니까?

◆ 이재갑: 미국에서 병원에 다녀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병원비가 상당히 비싸거든요. 그리고 보험료도 많이 비싸고요. 그렇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의료비 자체가 인상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에서 공공보험 형태의 의료보험이 되고 있으니까, 공공보험이 중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까 사용자와 공급자를 조율하다보면 의료비 상승을 막을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어서, 그러다보니까 병원비는 올릴 수 없고, 병원에서는 최소화 할 수 있는 인원으로 환자를 볼 수 밖에 없고, 최소화 할 수 있는 인원으로 환자를 볼 수 있는 병실 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거든요.

◇ 신율: 그렇군요. 그리고 응급실 문제도 심각하잖아요.

◆ 이재갑: 네, 그렇습니다.

◇ 신율: 응급실도 심각하지만, 우리가 병원에 갈 때 동네 병원에 가는 것보다 대학병원에 가는 것을 너무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 이재갑: 네, 선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가기도 너무 쉬운 거죠.

◇ 신율: 원래는 3차 진료기관에는 뭔가 가지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이재갑: 일반적으로 외래로 갈 때는 의료자료를 가지고 가야 하지만, 응급환자의 경우에는 3차 진료기관에 바로 갈 수 있거든요.

◇ 신율: 외국은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하나요?

◆ 이재갑: 외국은 주치의 제도를 활성화 해서, 주치의를 통해서 그런 과정을 한 번 조정하거든요. 그러다보니까 꼭 가야 하는 때만 가게 되고, 응급실 자체도 기본적인 응급실이 있고, 중환자를 볼 수 있는 응급실이 있는데, 119라든지 그런 것을 조정할 수 있는 기관이 있어서 환자 상태를 보고 그런 것을 조정하고 있거든요.

◇ 신율: 그렇군요. 어쨌든 전반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부에서는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승격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요. 이건 너무 관료적인 발상인 것 같아요.

◆ 이재갑: 일단 실증적인 부분에서 개혁이 있어야, 우리나라 같은 현실에서는 전문가도 많이 뽑을 수 있고, 이런 측면에서 그런 것 같은데요. 청으로 승격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고, 청으로 승격해야 그런 토대가 생길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졌는데도 만약 여러 가지 간섭을 받는다든지,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방법들을 못찾아낸다면 더 문제일 수 있거든요.

◇ 신율: 그런데 청으로 승격된 기관들이 있어요. 그럼 청으로 승격 된 이후에 문제가 없어졌냐고 하면 그게 아니었거든요. 그러니까 시스템을 먼저 바꾸고 그 관리 차원에서 청으로 승격시킨다면 아마 다 받아들이겠지만, 일단 청으로 승격하고 보자, 이건 사실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것이죠.

◆ 이재갑: 네, 우선 소프트웨어와 인력을 강화하는 게 더 우선이긴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안 바뀌었는데 그런 게 바뀌지는 않으니까요. 바뀌더라도 두 가지가 동시에 바뀌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 신율: 네, 어쨌든 지금 메르스가 종식 선언이 되면 그 이후에 뒤처리 할 부분이 있습니까? 메르스 환자들이 완치되고 퇴원한다고 해도 폐 같은데에 섬유화 현상이 되어서 어려운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던데요.

◆ 이재갑: 네, 인공호흡까지 시행했던 환자들이나 인공호흡기를 시행했던 환자들은 폐섬유화 등으로 인해서 폐기능 자체가 많이 떨어진 상태로 상당 기간을 보내야 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 신율: 그게 회복이 됩니까?

◆ 이재갑: 일부는 회복이 되고, 너무 극심하게 피해를 받은 경우는 회복이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많지는 않거든요. 다른 병에 대한 것은 연구가 많지만, 메르스에 의한 것은 연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많이 필요하고요.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해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고요. 더 문제는 정부에서 그 분들에 대해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하거든요. 평생 후유장애를 안고 갈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의료비 등에 대한 지원을 반드시 고려해줘야 합니다.

◇ 신율: 네, 정말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국민을 위한 행정이라면 그런 사후의 행정도 신경 써줘야 하죠. 보여주기 식 행정은 그만해야 할 겁니다.

◆ 이재갑: 네, 맞습니다.

◇ 신율: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갑: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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