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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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김여경 "청와대 화보, 한복 홍보 주된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29 21:22  | 조회 : 1001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방송 : FM 94.5 (17:30~19:30)

방송일 : 2022829(월요일)

대담 : 김여경 한국복식사 박사(이화여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김여경 "청와대 화보, 한복 홍보 주된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4부 시작합니다. ‘이슈인터뷰로 시작합니다. 최근 보그 코리아는 한혜진씨를 비롯해 국내 모델들이 청와대에서 촬영한 30여 장의 화보를 공개해 논란이 됐습니다. ‘한복이 맞느냐. 한복 홍보로 적합하냐라는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요. 한복을 전공한 학자는 이 논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이화여대 의류산업학과 초빙교수인 한국복식사 김여경 박사 전화연결 됐습니다.

 

김여경 한국복식사 박사(이하 김여경)> 안녕하세요? 한국복식연구자 김여경입니다.

 

이재윤> 교수님, 한복을 오래시간 연구해 온 학자로서 최근 청와대에서 촬영된 한복 패션 화보 논란을 지켜본 심정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여경> 청와대 한복 패션이 논란이 된 것을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한복이 최근에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정치적인 쟁점에서 등장하고 있어서 조금 당혹스럽더라고요. 쟁점이 청와대 개방인데, ‘한복 화보라는 것이 괜히 이슈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물론 옷이라는게 의복이기도 하고 상품이기도 하고 문화적, 사회적인 의미도 갖는 여러 측면이 있지만. 한복에 대한 관심이 의복 외적인 분야에서 지나치게 이슈화되는 것 같아 연구자 입장에서는 염려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이재윤> , 지난 주 열린 문화체육관광회 회의에서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문화재청이 한복 패션을 홍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허가했다고 했다라고 말했고, 문화재청 청와대국민개방추진단은 한복 패션 화보를 촬영하면서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설명과 해명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김여경> 현재 보그화보는 사이트에서 내려져있어 대중들이 전체 화보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는데 저는 서점에서 잡지로 확인했습니다. 보그지 화보의 제목은 청와대이고요. 문화재청의 기획 의도는 한복을 콘텐츠로 청와대와 경복궁까지 이어서 공간을 홍보하는 것이 화보의 목적이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본관, 접견실, 영빈관, 인왕실, 상춘재 같은 청와대의 공간을 소개하고 있고 청와대가 현대사의 건축문화 유산으로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보그에서는 이런 공간의 색이나 조형감에 어울리는 한복을 새롭게 소개한다고 하였습니다. 에디터의 글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청와대를 중심으로 그에 어울리는 한복을 가지고 콘텐츠를 만든 것이지 한복 홍보가 주된 목적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목도 그렇다고 생각이 들고요. 정말 문화재청의 기획의도가 한복 홍보였다면 협력하는 기관과 컨셉이 명확하게 조율이 잘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재윤> “한복 홍보가 주된 목적이었느냐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말씀이신데, 한복이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이슈가 되긴 한 것 같아요.

 

김여경> 사실 보그에서 여러 차례 한복 화보를 찍었는데,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고 논란이 있던 적도 있습니다. 한복 화보가 사실 좀 칭찬받기 어려운 부분이긴 해요. 전통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면 너무 고루하다라는 얘기를 들을 수 있고 새로운 시도를 하면 너무 어렵다. 이게 한복이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어 한복 화보가 참 어렵긴 합니다. 다만 부정적인 이슈이긴 하지만 최근 코엑스에서 <한복상점>이라는 전시가 있었는데, 엄청나게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관계자분들 말씀에 따르면 최대 매출이었다고 굉장히 고무되어 있으시더라고요. 직접적인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이슈가 한복에 홍보 효과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이슈 뿐 아니라, BTS나 블랙핑크 같은 한류 문화 콘텐츠와, 중국과의 문화적인 이슈같이 패션잡지의 한복 홍보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에는 관심을 끌 수 있지만 이런 일시적인 관심이 한복에 있어서 장기적으로 좋은 것인지는 잘 고민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향력이 큰 만큼, 부작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문화적으로도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데 관계자도 노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재윤> 논란이 있긴 했지만 한복 홍보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 부분도 고민을 해봐야 한다라는 말씀이신데요. 민주당 의원은 화보사진을 가르키며 이 사진이 과연 대한민국의 한복이냐. 이게 한복으로 보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무엇이 한복이냐이런 논쟁은 꽤 있었던 것 같아요. 한복이냐, 아니냐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겁니ᄁᆞ?

 

김여경> 개념을 말씀드리자면 명칭부터 말해야하는데요. 한복이라는 명칭은 생각보다는 신조어예요. 한복이라는 옷을 우리 민족의 생성과 함께 입었을 것이고, 문헌이나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것은 2천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을 테지만, 명칭은 2백 년 남짓 된 근대적 신조어예요. 근대 개항기에 외부 서구문명과 접하면서 붙은 이름입니다. 서양복이 들어오고 일본 옷인 화복이 들어오면서 우리 옷을 한복또는 조선옷이라고 명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국가라는 의미라기보다는 민족복의 개념이 강했고요. 혼용되다가 남북 분단 이후에 남한에서는 대한민국의 한복, 북한에서는 조선인민공화국의 조선옷으로 명명해서 국가복의 개념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꽤 사회적인 의미를 갖는 명칭이죠. 한복은 국회의원이 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의복이냐? 국경만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족 복식이기도 하고 시대마다 유행하던 패션이기도 합니다. 형태적으로 보자면 조선말 근대 시기의 치마저고리, 바지저고리에 두루마기 차림을 한복의 기본형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에든 그 범주가 좀 더 확장되어 그 이전의 조선 초, 고려, 통일신라시대, 삼국시대 쭉 거슬러 올라가면 각 시대에 유행하고 입었던 다양한 옷을 다 한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재윤> 고대 복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복하고는 또 다르잖아요?

 

김여경> , 그래서 한복의 범주가 어디까지냐에 대한 한복 개념에 대한 논의는 학계에서도 분분합니다. 한복의 일반적인 특징은 저고리와 바지, 또는 치마로 나누어 입는 이부제 양식입니다. 중국은 상하의가 붙어있는 원피스형식이거든요. 대체로 기본적인 한복의 구조, 즉 뼈대가 한복의 구조인 경우에는 한복이라고 학계에서는 합의를 한 상태예요. 저고리, 바지 또는 치마와 직선의 깃이 있고 고름이나 끈으로 여미어 입는 방식을 한복의 범주에 넣고 있는데, 사실 그 활용의 범주가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여전히 논의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복에 사용된 소재를 양복에 사용하거나, 서양복 드레스에 버선을 신었다고 해서 그 옷을 한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재윤> 그렇군요. 김 박사님은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하셨고 논문도 쓰셨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한복이 고정된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하지만 한복의 기준에 대한 논란은 계속 있을 것 같습니다?

 

김여경> , 어려운 일이에요. 한복을 박물관에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현재 사람들이 입고 대중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도가 있었습니다. 저도 전통이라는게 현재적으로 전달되어 통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통이라는게 원래 그런 의미이고요. 어떤 것은 실패하고 어떤 것은 수용하고 그렇게 되겠지요. 변형을 위한 허용기준이라는 것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는 한국의 정체성을 지닌 의복이다라고. 어떨 때는 서양복 같은데, 한국적인 색감이나 실루엣으로 전체적으로 한복처럼 보이는 의복도 있고. 한복의 형태나 구성을 하고 있지만, 서양복 드레스나 일본 의복 같은 의복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실 제작자의 의도이고, 착용자가 한복으로 받아들이고 입는 것에 있어요. 허용기준보다는 저는 디자이너들이 좀 더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복이 아니라, 한복을 활용한 것인데 한복이라고 홍보하는 경향이 있어요. 한복이라고 하면 좀 더 문화적으로 어드벤티지가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트레이닝복에 한복의 용무늬 자수를 놓은 것을 한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재윤> “디자이너들이 솔직해져야 한다.” 말씀주신 것처럼 이런 논란을 줄이려면 한복에 대한 정확한 지식과 교육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최근 한복관련 연구자들이 줄어들고 있다고요?

 

김여경> . 이번에 한복 화보가 적절하냐?’ 라는 논쟁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가 한복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 한복에 대해서 잘 알고 소비자들도 한복을 잘 알아야 한복이냐, 아니냐를 그들이 사회적으로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데. 연구자들도 줄어들고, 관심은 높아지는 대신에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어요. 다양한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윤> 연구자들이 줄어드는 것에 좀 아쉬움이 있으시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여경> 감사합니다.

 

이재윤> 지금까지 김여경 한국복식사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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