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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서지훈, 이시은 / 작가: 현이,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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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집합금지에 2주 쉬게 된 밥퍼...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건 배고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8-24 10:06  | 조회 : 1673 
YTN라디오(FM 94.5)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8월 24일 (월요일)
□ 출연자 : 최일도 밥퍼나눔본부 목사

밥퍼 나눔본부 최일도 목사
- 집합금지 명령으로 2주간 쉬게 된 '밥퍼'
- 첫 대유행 때, 닷새를 내리 굶은 분 많아
- 이낙연, '사회적 약자 먼저 도와야 한다'
- 동대문구 살면 식료품 키트 지급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다시 거리두기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무조건적인 집합금지로 인해 혼란과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데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결혼식은 물론이고, 무상급식의 대명사인 ‘밥퍼’도 이 집합금지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굶주림에 시달리게 된 이들이 생겨 걱정인데요. 지금 그 사연을 직접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밥퍼나눔본부의 최일도 목사 연결되어있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 최일도 밥퍼나눔본부 목사(이하 최일도): 네, 안녕하세요.

◇ 황보선: 우선 ‘밥퍼’ 언제부터 운영하고 계십니까?

◆ 최일도: 1988년, 그러니까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부터 시작됐으니까 꼭 32년이 되었습니다.

◇ 황보선: 아주 오랜 기간 하셨네요.

◆ 최일도: 네.

◇ 황보선: 하루 밥퍼를 찾는 사람, 몇 명입니까?

◆ 최일도: 요즘은 평균 1100명에서 한 1200명. 많을 때는 1300명까지도 찾아오고 계세요. 그래서 걱정이었죠. 

◇ 황보선: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오십니까?

◆ 최일도: 많은 분들이 생각할 때 이 1000여 명이 동대문구 구민이라고, 청량리역 주변에 사는 가난한 이웃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고요. 여기 이 동네 사시는 분은 150명 정도가 주소가 파악된 분들이고, 보통은 수도권 전체에서 옵니다. 심지어는 의정부, 동두천, 수원, 인천, 성남 등 전철이 닿는 곳은 다 찾아오세요. 그래서 사실 지금 쪽방 어르신이라든지, 독거 어르신뿐만 아니라 노숙인 형제들이 지금 현재 식사하러 오시는 곳을 그 먼 데서까지 찾아오시는 거예요. 감염 여부에 대한 너무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이번에 집합금지 명령으로 2주간 일단 쉬기로 했죠.

◇ 황보선: 말씀하신 대로 2주간 밥퍼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이것을 중단한다고 하는 공지문을 붙이셨을 때 우리 도와주시는 스태프들이나 봉사자 분들이 많이 울었다고 들었습니다.

◆ 최일도: 네, 그럼요. 왜냐하면 이게 처음이 아니고 지난번에도 한 번 첫 번째 대유행 조짐이 있을 때 문 닫으라고 하도 이야기를 하니까. 그때 역시 저희가 처음 2주 닫았는데, 2주 동안에 많은 분들에게 물어봤어요. 2주 동안에도 여기 청량리 인근에 사시는, 우리가 집을 확인하고 있는 집은 일일이 찾아가서 음식을 드린 집이 많았죠. 하지만 그 나머지는 전혀 모르지 않습니까? 어디에서 오시는 분들인지, 또 본인들의 주소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대개 아니고. 또 집도 없이, 집은커녕 누울 방 한 칸 없이 길에서 있다 오는 분들도 있으니까 이분들 모두가 거의 나흘, 닷새를 내리 굶었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 거예요.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실제로 아주 야위어서 오시는 어르신들 뵈었을 때 많이 울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두 주 이상 문을 닫는다고 할 때 자원봉사자들 모두가 대책 없이, 대책을 안 세우고 이렇게 문을 닫으면 이분들이 또 굶을 텐데, 하고 목이 메어서 우시더라고요. 저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 황보선: 그렇다고 하면요. 말씀하신 대로 많게는 1200명 정도까지 오시는데, 당장 그러면 이분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굶주림을 당장 겪게 되는 상황 아닙니까?

◆ 최일도: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것은 우리 각 지자체에서 자가격리자에게 식료품 키트를 드리지 않습니까? 그거 받고 감동한 우리 시민들 참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연락한 지 30분 만에 구청에서, 또는 군청에서 가지고 오니까. 그러나 사실 안 받아도 될 분들이 대다수이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분들이란 말이죠. 이렇게 무상급식소에서 끼니를 해결하다가 집합금지로 전혀 음식을 못 드시게 되면 이분들은 그냥 꼬박 며칠 굶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죠. 어떻게 그렇게 굶을 수가 있어요? 식당에 찾아가거나 관공서를 찾아가거나 주변에 찾아가서 한 끼라도 해결해 달라고, 도와 달라고 하시죠, 그러면 웬만하면 다 드릴 텐데 했더니, 그것도 하루 이틀이냐고, 못 간다고 하시더라고요.

◇ 황보선: 목사님이 지금 상황을 호소를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정치권 쪽에서는 반응이 있습니까?

◆ 최일도: 그래서 이렇게 대책을 세워놓고 집합금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글을 올렸더니 이낙연 전 총리께서 저하고 ‘페친’이신데 그것을 보시고 곧바로 링크를 걸고 공유를 하셔서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참 이렇게 정말 저는 쓴 소리라고 했는데요. 그것을 고맙게 들으시고 정말 좋은 제안이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곧바로 연락을 해서 정말 아무 대책 없이 이런 상황에서 굶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일일이 찾아서 이런 사회적 약자, 누구보다도 우리가 먼저 찾아가서 도와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동대문 구청장님도 소식을 들으시고 국장님과 과장님을 보내주셔서 내일 만나기로 했습니다. 일단 동대문구 안에 사시는 분들에게 식료품 키트를    가져다 드리기로. 그러면 굶는 일은 없죠, 최소한.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것, 식료품 키트를 드리기로 했다. 이것을 설명을 조금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일도: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습니다. 당장 동대문구는 내일 하니까. 다른 구청과 또 다른 군청, 지자체들이 이렇게 그 관할 내의 전혀 찾아갈 데도 없고, 찾아오지도 못하는 노인들을 찾아가 달라고 하는 부탁을 하는 거죠. 왜냐하면 이분들이 배고픔보다도 더 끔찍한 게 외로움이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분들은 코로나보다 배고픔을 더 무섭게 여깁니다. 그러니까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아무도 찾아갈 데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분들을 배려하고, 이분들을 관심에 두고, 이분들을 찾아가는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이럴 때 하셔야 합니다. 

◇ 황보선: 동대문구 쪽에서는 식료품 키트를 나눠준다고 했는데,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다른 지역에서도 이게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최일도: 그렇죠. 그렇게 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무료급식소에 오시는, 이거 확인된 바예요. 그리고 공무원들 다 압니다. 1200명 중에 불과 1/10도 안 되는, 150명만 동대문구 관할 내에 계신 분들이고요. 나머지는 다 다른 구예요. 아니면 수도권 먼 곳에서 오신다니까요. 그러니 이분들이 굶지 않도록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겁니다.

◇ 황보선: 그러려면 말씀하신 대로 동대문, 청량리 부근만이 아니고 수도권 많은 곳에서 오신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그분들 혹시 주소라든지, 이런 것이 파악이 되어 있으면 조금 더 원활하게 말씀하신 대로 그런 식료품 키트를 지급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최일도: 네, 그렇습니다. 우리 관할구 안에는 거의 90% 이상이 등록이 되어 있어요. 주소 파악하고 있고, 우리가 찾아가고 있단 말이죠. 그러나 다른 구에 계신 분들은 자기 신분을 노출하지 않지 않습니까. 우리가 아무리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그리고 멀리 우리가 지하철을 몇 번, 전철 갈아타고 찾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 그래서 그분들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가 그런 취약계층들, 정말 힘들어 하는 분들, 이 기회에 찾으셔야 합니다. 만나주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이분들이 그런 어려움을 어디 가서 호소하면 그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는 공무원이 어디에 있겠어요? 사회복지사들 다 도와줄 겁니다. 그런데 참 어처구니 없이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 없다고 찾아갈 데가 없다고 주저 앉아서 실제로 굶은 사람이 있어요. 그러니 참 마음이 아픈 거죠.

◇ 황보선: 방금 말씀하신 대로 각 지자체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를 토대로 해서 홀로 계신 노인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을 직접 찾아가서 이런 굶주림을 면할 수 있게 해 달라, 이런 말씀을 하셨고요. 그리고 이와 함께 지금 코로나19 상황에서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필요한 정부 차원의, 아니면 지자체 차원의 그런 대책이 필요하다. 이런 게 있다고 보십니까?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최일도: 우선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는 이분들에 대해서 마땅히 해야 할 배려와 존중이 정말 공무원들에게 눈에 띄게 보였으면 좋겠어요. 특별한 관심은 기대하지 않지만, 청와대 사시는 대통령님도 귀하지만 청량리에 사는 무의탁 어르신도 귀합니다. 귀하지 않은 목숨, 귀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동등한 고귀한 생명으로 여겨주시고 정책 입안도, 그리고 행정에도 조금 우선적 배려. 당장 굶는 사람. 당장 아무도 찾아갈 데가 없다고 주저앉은 사람. 우리 주변에 있다는 사실. 그분들을 찾아가주는. 왜냐하면 저는 그런 미국이나 유럽에서 그렇게 이런 일이 벌어질 때, 혹은 그런 어려운 사람, 가장 취약한 계층들을 반드시 먼저 찾아가는 그게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보고 왔습니다. 우리도 조금 그것만큼은 선진국 수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황보선: 코로나19 상황에서 사실 이런 취약계층, 특히 홀로 계시는 이런 노인 분들이 훨씬 더 힘든 상황에 처하기 때문에 우리가 물론 지금 코로나19 자체의 방역,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럴 때 우리가 관심을 잃어버리기 쉬운 이런 분들을 챙겨야 한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 최일도: 그렇습니다. 배고픔 때문에 죽는 분들, 요즘에 많이 없잖아요?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선택하는 분들 중에 외로움이 지쳐서 극단적 선택을 선택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러니 이분들이 하는 말을 조금 우리 위정자들이 귀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배고픔이고, 배고픔보다 더 끔찍한 것이 외로움이라고. 이 이야기를 듣고 저와 저희 스태프들 모두 울어버렸습니다. 정말 현장에서 하는 이야기를 우리 공무원들도, 국민들도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 황보선: 네, 알겠습니다. 최 목사님이 방금 하신 말씀, 많은 분들이 듣고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최일도: 네, 감사합니다.

◇ 황보선: 지금까지 밥퍼나눔나눔본부의 최일도 목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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