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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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희"'이성애자 술집 확산' 표현 있나? 성소수자 공포심 자극"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5-14 20:54  | 조회 : 1810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5월 14일 (목요일)
■ 대담 : 박한희 변호사(국내 첫 트랜스젠더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 승부] 박한희"'이성애자 술집 확산' 표현 있나? 성소수자 공포심 자극"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지역감염 확산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과 ‘낙인’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표면화 시켰죠. 숨어든 감염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익명 검사도 진행 중이지만 강제공개.. 일명 ‘아웃팅’에 대한 공포로 아직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성 소수자 인권단체가 감염 확산 방지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코로나19 성 소수자 긴급대책본부 박한희 변호사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박한희 변호사(이하 박한희)>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 성 소수자를 향한 혐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저도 인터넷 커뮤니티 몇 군데만 들어가 봐도 그런 느낌이 확 오거든요. 댓글 같은 거 봤을 때. 본인도 그렇게 느끼고 있나요?

◆ 박한희> 근데 이게 사실 성 소수자를 되게 부각시키는, 처음에 감염 초창기에 몇몇 보도가 나오면서 감염을 성 소수자들이 의도적으로 퍼뜨렸다, 아니면 성 소수자만이 감염 원인, 확산 원인이 된다는 그런 잘못된 지식들이 퍼지면서 혐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이동형> 첫 보도가 국민일보.

◆ 박한희> 국민일보가 단독보도 라는 이름으로 나왔죠.

◇ 이동형> 국민일보 노조들도 이 보도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했었는데 또 전문가들도 이 보도가 나오고 이게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고 했거든요. 지금 국민일보 5월 7일 제목을 보면 이태원 게이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 이겁니다. 그리고 다른 언론들이 받아쓰기 시작했고, 이러면서 지난번 신천지 혐오처럼 확 퍼졌어요. 우리 성 소수자 분들은 여기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까?

◆ 박한희> 이게 사실 정말 잘못된 보도인 게 지금 홍대 술집 이런 데도 나오고 있잖아요. 그런데 홍대 술집을 이성애 술집에서 뭐 확산됐다는 이런 식으로 나오지 않잖아요. 사실 어떤 술집이나 클럽에서 그게 감염이 있을 수 있지만 거기서 이성애는 부각시키지 않는 반면게이, 동성애를 부각시킨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클럽에 있던 모든 사람이 당시에 다 성 소수자인 것이고 성 소수자가 약간 감염을 확산시킨 위험 집단인 것처럼 낙인이 찍힌 것이고, 이것이 주변의 어떤 인식이나 댓글을 보면 성 소수자들이 굉장히 상처를 받고, 그래서 이것이 방역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 이렇게 될수록 성 소수자들은 혹시 내가 감염됐다고 하면 성 소수자인 것이 알려지지 않을까 해서 두려워서 안 나오는 상황이 만들어지죠.

◇ 이동형> 더 숨어버리게 되는. 사회적 인식이라는 게 있으니까, 더 안 좋게 되어 버리니까. 그런데 이 사건 이전에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셨던 분들도 이렇게 터지고 나니 오히려 공격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 박한희> 그런 분들이 계시구나. 반대로 성 소수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게 정부 쪽 메시지는 나오고 있기는 하거든요. 정세균 총리나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지사 같은 경우도 이제 브리핑을 할 때마다 혐오와 차별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는 메시지가 계속 나오고 있고,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전은경 본부장도 그렇게 얘기하는 건 과학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너무 확실하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겁니다.

◇ 이동형> 온라인에서도 성 소수자분들 많이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이야기하는 게 있죠?

◆ 박한희> 단일 커뮤니티는 아니고 몇 군데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런 분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십니까? 혹시 확인하셨습니까?

◆ 박한희> 커뮤니티가 단일하지는 않아요. 어떤 커뮤니티의 성격에 따라서 얘기들이 다르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는데, 어떤 면에서 굉장히 상처를 받는, 이게 조건마다 다릅니다.  이게 어떻게 하면 자기가 좀 더 단단한 지지 기반이나 아니면 가족이나 직장에서 어느 정도 드러내고 살 수 있는 경우에는 그렇게까지 막 상처 받지 않는 반면에 정말 이제 숨어 있었던 정말 어려운 조건이 있는 사람들한테는 굉장한 공포로 다가오죠. 

◇ 이동형> 성 소수자가 본인이 내가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용어가 뭐죠?

◆ 박한희> 커밍아웃이라고 하죠.

◇ 이동형> 반대는 아웃팅. 그러니까 나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데 타인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 박한희> 그렇죠.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의사에 반해서 성적 정체성이 드러나는 것을 아웃팅이라고 합니다.

◇ 이동형> 변호사님은 커밍아웃.

◆ 박한희> 네.

◇ 이동형> 그러면 아웃팅 당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 많을 거 아닙니까? 

◆ 박한희> 그렇죠. 이게 왜냐하면 아직 사회적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어떤 인식이 좀 낮은 부분이 있고 실제로 드러났을 때 실제로 차별과 혐오를 당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더 드러내기 어려운 부분들이죠.

◇ 이동형> 변호사님은 좀 어때요? 스스로 커밍아웃을 했습니다만 그 이후에도 차별이 쏟아지거나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까?

◆ 박한희> 저는 사실 제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한 적은 없고요. 그런데 제가 인터뷰 기사를 하고 나면 댓글들이 상당히 안 좋긴 하죠. 한번은 어떤 캠페인을 했는데 하루만에 악플 만 한 14만 건이 달린 정도 있으니까. 조직표 수준으로 들어온 정도로 있으니까요.

◇ 이동형> 댓글은 익명성이 있으니까요. 

◆ 박한희> 사실 저는 그렇게 안 보면 되긴 하는데 이게 사실 싫어도 가끔 보게 될 때가 있거든요. 넘기다 보면. 그럼 상처가 될 때가 있죠.

◇ 이동형> 상처가 되죠. 저도 악플에 시달린 적이 많아요.

◆ 박한희> 이게 거의 단순히 싫다가 아니라 인격모독 수준의 글들이 달릴 때도 있어서.

◇ 이동형> 그런데 커밍아웃 하기 전에 이런 결과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잖아요? 

◆ 박한희> 그렇죠. 드러내면 드러낼 거라 생각했죠.

◇ 이동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러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 박한희> 한편으로는 드러낼 수 있는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 있고요. 저는 그런 조건이 있었으니까, 가족들이 이미 알고 있었고 직장에서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여서. 제가 드러낸다고 해서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가족들로부터 비난을 당하거나 하는 게 없는 상태에서 한편으로는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거든요. 왜냐하면 상처들이 있다, 대중들한테도 그냥 성 소수자들이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성 소수자 당사자들한테도 저렇게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면서 같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과정이거든요.

◇ 이동형> 그러면 자신의 정체성을 가족한테도 안 드러내는 경우가 많이 있는 모양이네요?

◆ 박한희> 사실 가족한테 드러내기 제일 어려워요. 왜냐하면 모르는 사람에게 욕을 듣는 거는 그 사람을 안 보면 되잖아요. 그런데 가족은 정말 내가 가장 이해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고 항상 봐야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안 좋은 시선을 보내거나 비난하면 굉장히 견디기 어려운 일이거든요.

◇ 이동형> 가족이 이해를 안 해준다고 하면.

◆ 박한희> 가족이 이해를 안 해주는 게 사실 가장 무서운 일이죠. 실제로 가족들 경우에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많고 있다 보니까 이게 어떤 종교적인 이유도 있을 것이고 사회적으로 가족들도 같이 영향을 받아서 좀 가족들에게 폭력을 당하거나 이런 경우도 있거든요.

◇ 이동형>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지금 이야기하고 우리 가족 중에 이렇게 생각해 보니까 굉장히 응원해주기가 처음에는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해요.

◆ 박한희> 그래도 응원해주시는 게 좋죠.

◇ 이동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아까 직장에서 해고 이런 문제도 있는데 이런 것 때문에 직장 내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 박한희> 네. 이게 사실 성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바로 해고해버리면 근로기준법 위반이고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게 암묵적으로 눈치를 준다거나 그 뒤에 조용히 불러서 권고사직을 한다거나 직장 내에서 일종의 괴롭힘을 한다거나, 비자발적 사직을 만드는 구조가 있죠. 드러냈을 때.

◇ 이동형> 스스로 사표를 쓸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어버린다. 

◆ 박한희> 경우에 따라서는 그리고 업종이 정해진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IT나 이러면 한 업종에 소문이 다 나는 거예요. 그러면 이직을 했더니 그 회사 사장도 이미 너는 전 회사에서 커밍아웃했더라, 아웃팅 당했더라 이러면서 이야기를 하니까 면접에 가기 두려워서 취직을 못 하고, 이런 경우도 있죠.

◇ 이동형> 그런 문제로 변호사님 찾아오는 경우도 있겠네요?

◆ 박한희> 네. 고용 관련해서 차별받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사례는 취업사이트, 고용노동부의 워크넷 취업사이트에 어떤 회사가 공고를 올렸는데 동성애자는 사양합니다라고 공고를 올린 사례도 있었고요.

◇ 이동형> 알겠습니다. 그런 차별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이태원 클럽 사건을 계기로 차별의 시선이나 혐오의 시선이 커졌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죠.

◆ 박한희> 그렇죠. 어쨌든 일종의 낙인을 증폭시킨 효과이죠. 감염병에 대한 낙인과 성 소수자 낙인이 같이 결합해서 증폭되는 거죠.

◇ 이동형> 네. 처음에 많은 분들이 연락이 안 됐다고 하더라고요. 전화번호나 이것도 이제 허위로 기재한 경우가 많았고, 숨어있는 성 소수자들이 빨리 밖으로 나와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서울도 마찬가지, 경기도도 지자체에서 익명을 보장해주겠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겠다고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감이 좀 있는 모양이죠?

◆ 박한희> 아마 익명 검사를 계속 확대해나가면 조금씩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불안함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익명 검사 이후로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저희도 보고 있고요.  실제로 어쨌든 이름이 드러나지 않고 경로를 묻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메시지가 확실하게 나가야 되는데 어떤 도에서는 경기도나 다른 이제 경상남도 이런 데도 그런데, 익명 검사를 하면서 익명 검사를 안 받으면 뭐 벌금 300만 원, 이런 식으로 나간단 말이에요. 그래서 익명 검사가 신원 보장을 위한 게 아니라 검사 안 받으면 처벌하겠다는 위화감을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게 또 약간 불안감을 주는 효과가 있죠.

◇ 이동형> 익명 검사가 실시되기 전에는 어땠습니까? 인권침해 사례가 있었다고 하던데. 

◆ 박한희> 이게 어쨌든 경로 같은 것들을 딱 접수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태원에서 왔다는 경로를 어떤 검사관이 직장에 누설하는 사례가 있는 거죠. 직장에서 문의를 했더니, 본인은 직장에 이야기를 안 한 거죠. 이태원을 다녀왔다가 아니라 검사를 받았다고 했는데 직장이 보건소에 문의해서 이태원에 다녀왔던데 하고 경로를 누설하는 사례가 있었거든요. 사실 이거는 방역당국에서도 잘못한 일이고 개인정보누설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런데 지금 익명 검사를 할 때는 경로조차 파악을 안 하려는 방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덜해질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 부분에 있어서는 방역당국이 더 조심하겠죠. 알겠습니다. 코로나19 성 소수자 긴급 대책 본부가 꾸려졌는데 일단 이 대책본부를 꾸린 이유라고 할까요. 어떤 게 있습니까?

◆ 박한희> 저희가 5월 8일에 보도도 나오고 이제 커뮤니티나 이런 걸 봤을 때 굉장히 이제 두려움도 있었고 사회 전반적인 낙인도 있었고 이게 어떤 방역 당국이나 언론에서도 계속 낙인찍는 어떤 행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걸 중단시키고 인권 침해 문제에서는 상담과 구제를 제공하고 커뮤니티는 검사를 독려하고 동시에 언론과 방역 당국을 향해서는 최대한 인권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그게 검사의 원칙이라는 것을 같이 얘기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꾸려진.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이동형> 그러니까 언론 활동을 통해서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또 빨리 검사 받으시라 이렇게 좀 하고.

◆ 박한희> 이게 다 같이 가야 되는 건데 이제 바로잡으면서 인권 침해 상담과 구제가 된다는 것을 알릴수록 커뮤니티에서 나오기 쉬워지는 그런 게 있잖아요? 

◇ 이동형> 그런데 이 성 소수자 긴급대책본부가 꾸려졌다는 기사 밑에 악플이 달리던데요?

◆ 박한희> 그거는 항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악플이란 건 약간 기본으로 깔고 가는 부분도 있어서.

◇ 이동형> 네. 본인이 제일 많이 느끼시겠지만 아직 성소수자를 우리 사회에서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 박한희> 아직은 완전히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계속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계기로 오히려 사람들이 반대로 댓글 보면 국민일보 때도 이거 왜 공개하느냐고 얘기 했거든요. 사람들이 느낀 거예요. 이게 공개하는 것, 차별하는 것이 단순히 그 사람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또 하게 된 계기도 된 거 같습니다.

◇ 이동형> 특히 종교계에서 더 받아들이기 어려운 거 같은데.

◆ 박한희> 네. 특히 보수 개신교계가 좀 크게 비판을 하고 있죠.

◇ 이동형> 그런데 제 주변 목사님들은 인정해야 된다고 또 하시더라고요.

◆ 박한희> 기독교도 단일한 목소리가 아니잖아요. 개신교도 정말 많은 종파들이 있는 거고, 그중에서도 보수 계신교가 있는 거고, 그 사람들이 개신교의 어떤 절대 다수이거나 뭐 기본 목소리는 아니거든요. 그런 극단적인 목소리도 존재하는 것이죠.

◇ 이동형> 게시판에도 많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는데 이정희 님께서 ‘저희 지인은 아들 딸 둘 다 성 소수자인데 엄마가 인정했습니다’ 이렇게 남겨주셨고, 물고기자리 님께서 ‘성 소수자는 이제 인정해야 할 때입니다’ 이런 식으로 저희 청취자 분들은 굉장히 깨어 있으십니다. 알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놀랐던 사건이 트랜스젠더 한 분이 숙명여대 입학과 관련해서, 우리 젊은 대학생들이 왜 이렇게 생각할까 해서 아주 놀랐거든요. 특히 양성차별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학생들인데 왜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 하는지 굉장히 의아했어요. 

◆ 박한희> 근데 이게 사실 단순히 저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혐오를 했다고 단정 짓기 어려운 것이, 이 사람들이 여성으로 느끼는 불안감이 있었거든요. 최근 N번방 사건도 그렇고 여성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여러 사건이 있잖아요. 여기서 제대로 국가가 대처하지 못했던 거죠. 여성들의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고 가해자를 정확하게 처벌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이런 정책들이 없었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던 것이고, 낯선 사람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공포심으로 자극된 거죠. 이게 사실 코로나와 비슷하거든요. 코로나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정보나 정확한 안전대책이 되지 않았을 때 막상 타인이 무섭잖아요. 이 사람이 나를 감염시킬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에서 타인을 만나기 무서워지는 것처럼, 그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 국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저는 어쨌든 이해가 안 됐습니다. 

◆ 박한희> 극단적인 발언이 있었고 그런 건, 저도 이해가 안 가긴 하죠. 

◇ 이동형> 차별금지법을 만들자는 얘기도 오래 전부터 있었는데 안 되고 있거든요. 안 되고 있는 이유는 어떻게 보세요?

◆ 박한희> 차별금지법이 안 되는 것도 좀 큰 이유 중 하나가 성 소수자에 대한 어떤 반대. 이것도 특히 극우 개신교, 보수 개신교를 중심으로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을 넣으면 안 된다. 동성애를 조장하거나 옹호하는 법이 된다는 그것도 굉장히 잘못된 편견이고.

◇ 이동형> 그 부분을 빼라는 겁니까?

◆ 박한희> 네. 빼라는 겁니다. 사실 그 문제는 성 소수자는 차별해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건 괜찮은데 거기서 동성애를 빼라는 거는 동성애는 차별해도 된다고 얘기하는 것이죠.

◇ 이동형> 차별금지법이 모든 인종, 다 포함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 박한희> 그렇죠. 사람은 누구나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원칙이죠. 그 원칙을 선언하는 법인데, 아주 모순된 주장이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시간이 얼마 없는데 아직도 검사를 주저하고 있는 분들도 우리 방송을 들을 수 있으니까, 한마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 박한희> 일단은 빠른 검사를 받는 것이 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고 나와 함께 하는 어떤 나의 공동체, 커뮤니티를 지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긴급대책본부가 꾸려졌고,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계속 상담하고 방역당국과 연계하고 있으니까 같이 싸우는 마음으로 좀 안심하시고, 빠른 검사들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동형> 또 아직도 편견을 갖고 있는 분들한테도 한마디 해주시기 바랍니다.

◆ 박한희> 성 소수자들은 어떻게 보면 일상 속에 그냥 존재하는 사람들인데 저희가 사실 못 보고 있는 거예요. 못 보고 있는 이유는 그 사회적 차별과 편견 때문이고 그래서 우리가 성 소수자를 바라볼 때 그냥 뭐 특이한 사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냥 나와 동일한 사람으로 보는 기본적인 어떤 마음만 연다면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게 혹시 로스쿨 다니면서 차별의 눈초리를 받은 적이 있습니까?

◆ 박한희> 학교에서 정확하게 받은 적은 없어요. 저도 이제 좋은 친구들 많이 둬서 그런지 친구들 굉장히 잘 받아 들여졌고, 그렇죠.

◇ 이동형> 변호사 업계에서 최초입니까?

◆ 박한희> 알려진 건 그렇죠. 제가 커밍아웃을 안 한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커밍아웃을 한 거로는 최초입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박한희 변호사 나와서 여러 가지 좋은 얘기 고맙습니다.

◆ 박한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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