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진행: 배승희 / PD: 신동진, 이시은 / 작가 :김영조, 정은진 / 유튜브AD: 이진하

인터뷰전문보기

“묻지마 범죄, ‘전조증상’ 존재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3-27 09:49  | 조회 : 2785 
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3월 27일 (수요일) 
□ 출연자 : 배상훈 프로파일러

-묻지마 흉기난동, ‘사회성 범죄’
-사회적 스트레스로 인한 범죄는 유행이 되기도
-‘정신질환자’ 표현, 공포 유발·대안 없는 방식...위험
-현재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 관련 예산, 인력 턱없이 부족
-선진국, 작은 스트레스 관리할 사회적 시스템 존재
-경찰, 개별적 형태의 폭력상황 빠르게 진압할 시스템 필요
-가해자를 빠르게 제압하는 것도 가해자의 인권 지키는 일
-묻지마 범죄 현장의 당사자 된다면? ‘집단을 만들어라’
-자신을 보호하고 가해자도 보호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방송과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정도의 뉴스는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같은 뉴스를 보게 되면 저것이 나와 무관하지 않은 사건이겠구나, 라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최근에 묻지마 범죄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같은 배경이 과연 무엇인지 저희들은 궁금했습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배상훈 프로파일러(이하 배상훈): 안녕하세요.

◇ 김호성: 배 선생님, 최근에 흔히 말하는 묻지마 범죄, 흉기까지 동원된. 더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 이 같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리를 좀 해주실까요?

◆ 배상훈: 예, 25일 날에 부산에서 저녁 9시 좀 지나서 벌어진 범죄입니다. 20대 남성이 사실은 그냥 쓱 들어와서 거기 앉아있는 여러 사람들 중에서 20대 여성 한 분의 주요 부위를 흉기로 공격한 부분이거든요.

◇ 김호성: 어휴, 얼마나 놀랐겠어요.

◆ 배상훈: 그렇죠. 놀라는 것 플러스 아무것도 못합니다. 깜짝 놀라면 우리 쉽게 말하면 얼어버린다고 하죠. 그런 현상이 나타나죠. 다행히도 빠르게 신고가 돼서 경찰이 출동해서 제압이 됐지만 그 이상의 피해가 갈 수도 있는 사건이었죠.

◇ 김호성: 커피숍에서 그랬다는 것도 또 우려할 만한 일이지만, 초등학교 앞에서 그런 비슷한 일이 또 벌어졌습니다.

◆ 배상훈: 예, 그건 서울에서 발생한 건데요. 초등학교 후문에서, 그 동영상이 나왔죠. 여러 경찰들이 흉기를 든 50대 남성을 제압하는.

◇ 김호성: 거기는 거세게 저항도 했어요.

◆ 배상훈: 예, 그러니까요. 첫 번째 부산 사건은 저항은 없었습니다만, 두 번째 있는 서울에서의 초등학교 50대 흉기 난동 남성은 상당히 경찰도 다치고요. 제압하는 데 좀 시간이 많이 걸렸죠.

◇ 김호성: 비슷한 사건이겠지만, 지난번엔 또 부산에서는 연인 사이에 자기 아는 사람을 흉기로 위협해서 가는 걸 본 시민들이 추적을 해서는 경찰에 신고하고 쫓아가고 하면서 검거한 일도 벌어졌는데. 그런데 왜 이 같은 유사한 범죄가 일어나게 되는 것인지요?

◆ 배상훈: 보통 이제 이런 것을 사회성 범죄라고 이야기합니다, 크게 범죄를 봤을 때. 사회성 범죄라고 하는 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 동인들, 흔히 말하는 사회적 스트레스, 그 사회적 스트레스를 자기 스트레스로 일종의 등치시키는, 치환시키는 것. 그러니까 일종의 피암시성이 존재하는 겁니다. 어떤 특정한 자기와 비슷한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사람이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게 되면 그와 비슷한 형태의 사람들이 따라서 하게 되는. 그러니까 한동안 이런 사건들이 여러 건이 생기다가 또 잠잠해지다가, 이게 계속 반복되는 거죠.

◇ 김호성: 유행처럼 번진다는 얘기예요.

◆ 배상훈: 유행이 맞습니다. 범죄에는 유행이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범죄에는 유행이 있다고 한다면 그 유행이 있게 되는 배경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회적 현상은 어떤 거죠?

◆ 배상훈: 기본적으로 이제 이런 범죄, 사회성 범죄는 가해자가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 가해자를 관리하는 데 실패했다는 겁니다. 지금 이 몇 가지 사건, 앞에 말씀드린 부분에서는 언론에서도 그렇고 경찰에서도 그렇고 이런 표현을 합니다. 정신질환자, 이런 표현. 그런데 그거 사실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거든요. 왜냐하면 우리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 층위가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정확히 지적하지 않고 포괄적인 정신질환자라고 하게 되면 공포는 앞서되 대안은 없는 방식이 되거든요. 실제로 어떤 작게라도 관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정신병원에 소위 흔히 말해 감금치료 같은, 표현이 좀 죄송합니다만 그런 형태로 해야만 되는 극소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관리 자체에 대한 시스템이 안 돼 있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거고, 어떤 특정한 계기가 돼서 사회적으로 문제, 그러니까 말하자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린다거나 이런 것이 발생한다는 이런 매커니즘을 이해하셔야 한다는 거죠.

◇ 김호성: 거기에 대한 그러면 특별한 어떤 대책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따로 없겠습니까? 흔히 사회적 현상을, 사회적인 어떤 피해의식을 개인의 피해의식으로 간다. 이런 것들이 다시 말하면 우리 그런 얘기들 많이 하지 않습니까. 분노조절장애가 있다, 이런 이야기 있고 그러는데 사람마다 그게 다를 거 아니에요.

◆ 배상훈: 그렇죠. 그러니까 그것을 사람마다 특정한 형태의 스트레스가 발생했고, 그것을 그 사람에 맞게끔 조절할 수 있는 사회적 매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는 거죠. 우리 사회에는 한국에도 지역사회 정신보건센터라든가 정신보건법이 있습니다만, 관련된 예산이라든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요. 그래서 이제 항상 극과 극을 나누죠. 어떤 경우는 흔히 말하는 정신질환자를 시설에 감금해서 치료해야 한다. 이렇게, 감금이란 표현이 좀 거슬리는 분도 있겠지만 현실적이니까요. 그런데 그 반대의 사람들, 인권에 문제가 있다라고 하는데 중간이 없습니다. 흔히 말하는 탈시설이면서도 저정도의, 작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는 사회가 진짜 선진국이거든요.

◇ 김호성: 말 그대로 안전한 사회죠.

◆ 배상훈: 안전한 사회죠. 그런데 그 중간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고 피해자가 발생하면 처벌에 급급하고, 거기까지 가는 것을 막는 저지시키는, 아니면 약간의 지체시키는 시스템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 김호성: 예방이 안 된다는 건가요?

◆ 배상훈: 그렇죠. 그 말씀은 예방이라고 말씀드려도 되는 겁니다.

◇ 김호성: 네, 네. 그걸 위해서 그러면 어떤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 겁니까?

◆ 배상훈: 지금은 이제 경찰 단계에서의 여러 가지 위험군에 있는 사람과, 복지단계에서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의 정보의 통합성. 그러니까 실제로는 어떤 범죄가 갑자기 발생하거나 갑자기 흉기를 들고 난동하지 않거든요. 분명히 전조증상이 존재합니다. 그러면 작은 전조증상이 있는 사람을 어떤 단계에서 이걸 예방하고 지체시키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는 것, 그것을 지역사회 보건센터라든가 이런 데서 관리를 맡아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는 겁니다.

◇ 김호성: 예를 들자면 초등학교 후문에서 이 같은 상황이 펼쳐졌을 때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테이저건도 제대로 쏘지 못한다든가, 이런 지적사항들이 과거에 좀 있었어요. 이 같은 현상도 유사한 사례가 계속 재발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제공하는 건가요?

◆ 배상훈: 그렇죠. 말하자면 일종의 고무시키는 거죠. 특정한 형태의 자기가 이런 행위를 함으로써 자기가 이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절한 형태의 제압, 그리고 적절한 형태의 관리. 이런 것들이 시스템이 된다고 하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죠. 아까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건 분명히 피암시성이 존재하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그런 난동을 부리게 되면 비슷한 형태로 보고 배운다는 거죠.

◇ 김호성: 그러면 보고 배운다고 했을 때 그 같은 상황이 펼쳐졌을 때 공권력이 개입돼서 굉장히 아주 단호한 제압이 이뤄진다고 했을 때 그것이 사회적인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한 거잖아요.

◆ 배상훈: 그렇죠. 그 시스템이 돼야 하는 겁니다.

◇ 김호성: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그러면?

◆ 배상훈: 우리는 쩔쩔매죠, 경찰들이. 초등학교 후문에서의 그 사건 같은 경우도 시간이 꽤 걸리고요. 다치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거든요. 그래서 실제 장비라든가 훈련 같은 것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늘 그런 말씀 드리는 것이, 고무총탄 같은 것이 필요하다. 좀 저강도 정도의. 왜냐하면 우리는 다중 범죄를 제압하는 형태의 시스템이 익숙하지만, 어떤 개별적인 형태의 폭력 상황에 대한 빠른 진압 시스템은 경찰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총이 있지만 사용하지 못하고, 테이저건은 사실 명중률이 떨어지고, 또 경찰들이 훈련도 안 돼 있고. 그래서 이것이 같이 맞물리다 보니까 그런 특정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대응을 못하는 이런 것이 발생한다는 거죠.

◇ 김호성: 그렇다면 제압·진압하는 과정에서 인권의 문제, 반드시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잖아요. 이것을 우리가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숙제가 있어요.

◆ 배상훈: 맞아요. 만약 인권 부분이라는 것은 빠른 어떤 정상화, 제압이라는 건 빠른 제압도 정상화가 될 수 있지 않습니까. 이건 뭐냐면 가해자를 다치지 않게 하면서 빠르게 제압하는 것도 가해자 인권을 지키는 겁니다. 지금 우리 상황에서는 최대한 안 다치게 한다는 개념이 최대의 어떤 가치가 되는데, 안 다치게 하는 과정에서 더 높은 어떤 수단이 작용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장비와 제대로 된 훈련이 돼야지만 되는 거죠. 우린 아직 준비가 덜 돼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나 늘 보면 ‘경찰은 여러분과 5분 안의 거리에 있습니다’ 이런 슬로건 같은 것도 많이 보는데, 현실적으로 본인이 직접 피해 당사자가 됐을 경우에 구조의 손길은 그렇게 빨리 오지 않거든요. 당사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묻지마 범죄의 현장에서 내가 당사자가 됐을 때 그러면 어떠한 대응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까?

◆ 배상훈: 심리학적으로는 집단을 만들라고 합니다. 특정한 사람이 어떤 격한 폭력 상황이 벌어졌을 때 가장 먼저는 약자를 보호하고 자기와 뜻이 맞는 사람의 두 사람 이상, 세 사람 정도의 동의를 얻어서 같이 대응하라고 하는 것이 바로 첫 번째입니다. 보통은 이런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은 자기보다 힘이 큰 어떤 경우를 맞닥뜨리면 위축이 되거든요. 그런 상황을 만들라는 거죠. 혼자 대응하거나, 혼자 그 사람을 공격하거나 이렇게 하면 사실 자기도 위험해질 수 있고 주변에 있는 약자들도 위험해질 수 있거든요. 첫 번째는 당연히 약자를 보호하고 경찰에 신고하고 다수를 만들어서 그 사람이 다수의 힘에 위축되게끔 만드는 그런 상황. 그게 사실 그렇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 김호성: 시민정신이 확고한 사회가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요?

◆ 배상훈: 그런데 그 시민정신이라는 것은, 저는 늘 말씀드리지만 우리가 초등학교·중학교 때 그런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몇몇 주지만 폭력예방 교육에, 이런 종류의 사회성 폭력예방 교육을 배웁니다. 그걸 몸에 배게 해서 안전의식과 폭력예방 교육을 함으로써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기를 보호하고 가해자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우리는 거기에 대한 생각이 아직 없습니다.

◇ 김호성: 공공장소에서 묻지마 폭력의 현장이 펼쳐졌을 때 그것을 바라보는 제3자의 시각이 사실은 저기에 내가 괜히 개입돼서 내가 피해를 보면 나만 손해 아니냐,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요.

◆ 배상훈: 우리는 아직 그 시민성이 떨어지는 거죠. 그건 제3의 상황, 자기는 제3자가 아니죠. 자기도 그 당사자인데 마치 자기가 제3자인 것처럼 생각할 뿐입니다. 사실은 거기 존재하는 본인도 역시 그 시민인 겁니다. 우리 사회는 그 시민성에 참여시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폭력도 더 높아지는 거죠. 

◇ 김호성: 그런데 그것이 과연 선진사회라고 해서 우리와는 아주 현격하게 다를 정도의 문제해결을 위해서 위험현장에 뛰어드는 시민들이 많이 있습니까?

◆ 배상훈: 많이는 없는데요. 그중에 하나는 뛰어듭니다. 그런데 이런 집단 폭력 상황은 딱 한 사람 먼저 시작하는 그 상황이 제일 중요합니다.

◇ 김호성: 말씀드렸던 게 지난번에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도 한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흉기피해를 당할 직전에 있는 것을 목격하고 두 명의 시민이 추적한 것이거든요. 그렇게 해서 문제를 해결했어요. 용감한 시민상도 받고 그랬는데요. 이 같은 현상이 확대재생산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 배상훈: 기본적으로 학교에서의 교육, 특히 청소년들의 교육. 언론에서 이런 안전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방안들. 특히 이제 작은 거라도 이런 형태의 시민 참여에 대한 긍정적인 고무만 해주게 된다면 우리 시민들이 이런 부분에 대한 굉장히 잘 따라올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자극적인 폭력 상황만 노출하는 경우가 저는 언론에서 많이 본다고 하거든요. 그걸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고 참여하게 해서 그것을 좀 작게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루트,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요. 우리나라는 총기 관련해서 비교적 안전한 국가다. 그래서 청정국가다, 라는 이야기까지 나오지만 정말 안전한 국가일까요?

◆ 배상훈: 개인적인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왜냐면 우리는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 김호성: 어떤 준비를 해야 합니까?

◆ 배상훈: 가해자를 관리해야 합니다. 즉 손가락이 방아쇠에 들어갈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 사람들이 방아쇠에 손가락이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그 시스템이 준비돼야 할 겁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다. 저희가 관련된 뉴스가 다시 발생하거나 우리가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 온다면 다시 한 번 배상훈 프로파일러님을 초대해서 자세한 내용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배상훈: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배상훈 프로파일러와 함께 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