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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TPP 늦었지만 서둘러 가입해야 하나?-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무역통상본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2-05 19:25  | 조회 : 4576 
[생생인터뷰] TPP 늦었지만 서둘러 가입해야 하나?-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무역통상본부장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무역통상본부장

◇김우성> 어제 뉴질랜드에서 열린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에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12개 국가가 서명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가입이 안 돼 있고요. 가입 여부와 또 가입할지, 말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2월 1일 산업통산자원부가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의 규범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연내 로드맵을 만들어서 적극 검토해 보겠다, 가입을 고려해 보겠다. 이런 얘기도 한 바가 있습니다. TPP가 무엇인지, 또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어떻게 접근해야 될지 알아보겠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입니다. 서진교 박사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본부장님, 안녕하십니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무역통상본부장(이하 서진교)> 예. 안녕하십니까.

◇김우성>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TPP. 사실 이 경제 분야가 좀 어려운 말들이 많은데요. 이것도 일종의 메가 FTA 아닌가요? 어떤 특징이고 TPP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려주시죠.

◆서진교> 네. TPP는 미국 등 아시아 태평양 연안의 12개 국가들이 체결한 상품 무역 및 투자, 그리고 서비스 자유뿐만 아니라 규범 등의 조화 등을 추구하는 포괄적인 무역 자유화 협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TPP 12개 국가의 GDP가 세계 전체 GDP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이 공식 탄생하게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우성> 예. 지난 2013년도에도 이 논란이 있었는데. 일본이 미국과 함께 참여하면서 경제 규모의 38%를 차지한다. 이런 보도도 그 때 됐었거든요. 그런데 미국이 동아시아 중시 정책, 피봇 아시아라든가, 이런 것과 연결해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 이렇게 보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어떻습니까?

◆서진교> 미국이 대외 정책이 ‘아시아로의 복귀’에 중점을 두면서 TPP가 사실 미국 주도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TPP 현재 무역 규범의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중국이 TPP에 가입해서 이를 수용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렇다는 의미에서 TPP가 중국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고요.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본다면 TPP는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정치·외교적인 의미도 내제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역시 미일 동맹의 중심축 아래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 문제는 정치·외교적으로도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치우쳐 있지만. 사실상 최대 교역 국가는 중국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실은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TPP, 어서 빨리 우리도 협정하고 12개 국가를 다 설득해서 가입해야 한다. 이런 말도 있고요. 아직 더 신중해야 한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서진교> 최근에 글로벌 통상 질서의 변화 추이를 보건대요. 우리나라의 TPP 가입은 제 생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대부분의 상품은 한 나라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걸쳐서 생산되고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거에 우리가 익히 들었던 ‘메이드 인 코리아 시대’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것이고요. 실제 상품 생산은 물리적인 국경에 관계없이 가장 저렴한 곳에서 생산되고, 또 교역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메이드 인 월드’, 세계 상품 시대가 온 것이죠. 따라서 상품의 생산이나 교역과 관련된 여러 나라들이 같이 모여서 동일한 통관 규정을 만들고, 동일한 투자 환경을 만들어서 생산과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거대 FTA는 이미 저는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TPP와 같은 메가 FTA는 시기의 문제이지, 결국 우리나라로서 반드시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지금도 우리나라는 많은 FTA를 체결하고 있습니다. 이 TPP에서도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 나라와는 이미 FTA를 체결하고 있다. 그래서 좀 여유롭게 바라보는 것 아닌가. 이런 얘기도 있거든요. 하지만 TPP와 기존의 FTA는 또 다르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서진교> 예. 맞습니다. TPP는 12개 나라와 동시에 하는 FTA고요. 사실 우리가 기존에 맺었던 FTA는 대부분 양자, 두 개 국가 간의 FTA로서. FTA 체결에 따른 원산지 규정이 굉장히 복잡합니다. 하지만 12개 나라와 동시에 FTA를 맺으면 단일의, 그리고 누적의 원산지 규정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세 감축 혜택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사실은 TPP 가입으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그런 관세 철폐에 의한 수출 증가도 있지만. 그보다는 무역에 있어서 보다 더 결정적인 장애가 되는 것이 관세가 아닌 통관 지연과 같은 비관세 장벽입니다. 그런데 TPP는 이런 비관세 장벽 해제를 추구하고 있고요. 뿐만 아니라 글로벌 표준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TPP 영내에서는 무역 규범의 조화가 되고 있고요. 어느 한 나라의 표준을 만족시키면 사실 TPP 영내 모든 국가에게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많은 거래 비용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TPP 가입은 관세보다는 비관세 장벽 철폐, 그리고 규제 개혁의 효과 등이 훨씬 더 관세보다는 크고, 중요하다는 점에서 저는 TPP 가입의 긍정적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우성> 지금 본부장님께서 설명해 주신 말씀을 조금 정리해 보면. FTA보다는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경제 공동체 구성이 된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서진교> 그렇죠. 단순히 상품의 관세 철폐뿐만 아니라, 비관세 장벽의 철폐는 물론 TPP 영내의 무역과 관련된 통관 제도 등을 갖다 조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무역 거래의 비용이 떨어지고, 우리가 생산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김우성> 앞서 말씀하신 부분 중에서 사실 관세라든가, 여러 가지 원산지 문제. 이 TPP 안에서도 구체적인 협상. 수입, 수출이나 여러 가지 제품을 생산할 때 있어서 구체적인 협상은 거래국 양자 간에 하도록 돼있다. 이런 이야기도 2014년부터 소개가 되고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봤을 때 사실은 기존의 FTA를 잘 활용해도 된다는 주장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TPP 신중론의 입장인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서진교> 아마 제 생각에는 TPP에 가입할 때 가입비용 때문에, 가입비용을 우려해서 하는 목소리라고 생각하고요. 이미 전세계적으로 글로벌 가치 사슬, 그래서 생산이 여러 나라에 걸쳐서 이뤄지고 있고, 그에 따라서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을 하고 무역을 확대시켜서. 그를 통해서 경제 성장을 이루는 것은 이미 대세로 굳어졌고요. 그런 의미에서 일단 가입 자체의 문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오히려 필수적이라고 보고요. 문제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입비용을 갖다가 최소한 시키면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가입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우성> 이게 가입을 지금 하려면 우리가 12개 나라에게 모두 동의를 받아야 되죠?

◆서진교> 네. 맞습니다. 사전에 12개 나라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김우성> 지금 보도된 것들을 보면 미국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보고서는 TPP가 발효된다면 일본은 2030년에 23.2%나 수출이 증가하지만, 한국은 오히려 1% 감소할 것이라고 했거든요. 타당한 분석이라고 보십니까?

◆서진교> 일본은 사실 그동안 FTA를 맺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수준 높은 FTA를 체결해본 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TPP 참여로 인해서 일본은 12개 국가와 그야말로 수준 높은 FTA를 일시에 체결하게 되었고. 따라서 다양한 수출 시장을 한 번에 확보한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본한테 수출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모형에 의한 수치라는 것이 항상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요. 그 정도로 일본의 수출이 늘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 맞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사실은 마이너스 금리 등 아베노믹스가 성공하느냐, 가 오히려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요. TPP는 사실 하부의 조그마한 수단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아베노믹스가 어떠한 결과로 나타나는지에 따라서 일본의 TPP 참여의 수출 증대 효과는 앞에서 제시한 수치보다도 보다 더 커질 수도 있고요. 또는 반대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지금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뿐만 아니라 여러 경제 단체와 학술 단체가 다른 입장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미국조차도 손해를 볼 것이라고 얘기한 대학 연구기관도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에도 사실은 늘 공산품에 있어서는 유리하지만, 농업 부문, 수산 부문에 있어서는 불리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특히 자유무역협정 같은 경우 더더욱 그럴 텐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이 우려.

◆서진교> 예. 바로 그 부분이 우리가 감당해야 될 비용 부문인데요. 따라서 어떻게 하면 가입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느냐 하는 것이 국가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예를 들면 일본이 자동차나 기계, IT 제조업 등이 강해서 우리가 좀 걱정된다고 예상해서. 결국은 개방을 마냥 미룬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는데요. 예를 들어서 만약 우리가 그렇게 수동적인 자세로 나갔다면, 아마 우리나라에는 지금과 같은 반도체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개방과 경쟁을 통해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해서 좀비 기업들도 과감히 정리해서.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되는. 그런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TPP 가입이 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정부도 연내에 가입하겠다고 서두르고는 있는데. 지금 미국 내에서도 선거가 끝나고 11월쯤이나 의회 비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 정도 속도감으로 이 가입 문제에 접근해야 할까요?

◆서진교> 가입 시기 역시 가입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너무 우리가 조급하게 가입한다면 오히려 협상력이 떨어져서 가입비용이 굉장히 커질 수도 있고요.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는 것도 사실 적절치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국가들이 먼저 TPP에 가입한다면 그만큼 우리도 TPP 가입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그 부분은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데. 협상의 전략과 관계 되니까 이 정도 수준에서 말씀을 멈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예. 알겠습니다. 또 TPP 가입 실무 현장에서 국익에 유리한 방식으로 얘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진교> 네. 고맙습니다.

◇김우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 서진교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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