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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영화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2-05 19:25  | 조회 : 4361 
[경제영화관]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김우성> 한 편의 영화를 만나면서 경제 지식과 상식, 또 생각할거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경제영화관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박 기자님.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이하 박병률)> 예. 안녕하세요.

◇김우성> 네. 오늘 영화 사실 텔레비전에서 여러 번 소개됐습니다. 촬영하는 감독의 스타일도 독특하다고 해서 굉장히 저도 재밌게 봤는데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오늘 이 영화를 소개해 주시네요?

◆박병률>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한 번씩 미국 뉴스를 보다보면 총기 사고 참 잦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 내려놓는 것에 대해서 미국 내 반발이 여전히 큽니다. 왜 그럴까 이런 의문을 가질 때가 있는데요. 사실 그것을 보려면 미국 서부 개척의 역사부터 봐야 합니다. 미국 서부 개척의 역사는 사실 또 사냥의 역사로 시작되는데요. 총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게 미국의 오래된 전통이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바로 이 <레버넌트> 영화는 19세기 초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를 담은 영화입니다.

◇김우성> 역시 총도 등장하겠네요.

◆박병률> 맞습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요. 미국의 전설적인 모험가인 휴 글래스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의 1823년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주연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김우성> 역시 주인공 얼굴만으로도 지금 흥행이 예고되는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진행되죠?

◆박병률> 예. 휴 글래스라는 사냥꾼, 모험가. 모피 회사에 고용된 사냥꾼입니다. 어느 날 인디언 아리카라족의 습격을 받고 철수하게 되는데, 그러다 회색곰을 만나게 됩니다. 휴 글래스가 회색곰의 공격을 당해서 심각한 부상을 입고 철수 대열에서 낙오가 되는데요. 이 때 사냥꾼 팀의 리더가 글래스가 죽기 전까지 돌봐주고, 죽으면 장례를 제대로 치러줘라. 그러면서 글래스의 라이벌인 피츠제럴드라는 사람에게 부탁을 합니다. 그러나 끝내 이 피츠제럴드는 글래스를 내버려두고 떠나고요, 이 과정에서 아들 호크도 죽여 버립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글래스가 복수를 꿈꾸면서 무려 4,000km가 넘게 떨어진 기지로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굶주린 상태에서 복귀한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김우성> 이게 예고로도 알려져 있고, TV에도 이 정도까지는 소개가 됐는데. 이게 실화라는 게 정말 대단합니다. 곰 이야기도 실화라고 하더라고요. 자, 이 서부 개척 초기에 역시 모피 산업이 이 이야기의 전체적인 맥락이 될 텐데, 대단했나 보네요.

◆박병률> 네. 19세기 말에 사실 미국을 일으킨 게 금광과 석유 산업인데요. 그게 개발되기 전 19세기 초에는 바로 이 모피 산업이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산업이었습니다. 그래서 원주민들과 당시 미국으로 왔던 유럽인들이 모피와 각종 금속 도구를 물물교환하면서 살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유럽에서 모피에 대한 수요가 커지니까 유럽인들이 직접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그러다가 양측은 적대적인 관계로 변하게 되고요. 아무래도 유럽인들이 과도한 사냥을 하다 보니까 원주민들의 터전이 심하게 훼손이 되면서 충돌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 내용이 또 이 영화에 잘 담겨져 있습니다.

◇김우성> 예. 그래서 아마 이 내용 속에 경제 이야기 숨어있을 것 같은데요.

◆박병률> 예. 맞습니다. 휴 글래스의 인생을 바꿨던 게 바로 회색곰이 공격하는 것인데. 오늘 곰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곰 하면 경제에서 떠오르는 게 바로 베어마켓입니다.

◇김우성> 베어마켓, 별로 안 좋은 의미로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있을 텐데요.

◆박병률> 예. 하락장을 얘기하는. 요즘 아마 가장 많이 경제 기사에 나오는 용어일 텐데. 오늘은 이 베어마켓의 유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때 당시에 회색곰은 사냥꾼도 두려워하는 존재다 보니까. 회색곰의 가죽 공급이 아주 적습니다. 그래서 곰 가죽이 아주 비쌌는데요. 1700년대 초반 보스턴에는 곰 가죽 시장이 번성을 했습니다. 이제 곰 가죽이 부족해지면 상인들이 구매자들에게 곰 가죽을 며칠 뒤에 내가 넘겨주겠다, 그러면서 미리 비싼 가격에 돈을 받았습니다.

◇김우성> 미리 예약을 받는 거네요.

◆박병률> 그렇죠. 그런데 이렇게 하고 나면 곰 가죽이 비싸졌다는 소문이 나니까 사냥꾼들이 목숨을 걸고 일제히 곰 사냥에 나섭니다. 그러다 보면 곰 가죽도 공급이 일제히 많아지게 되고요. 막상 상인들의 손에 이 곰 가죽이 왔을 때는 가격이 떨어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상인들이 그 차익을 누렸는데. 그 때 이후에 곰 가죽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투기꾼이라는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1719년에 디포가 <증시의 해부>라는 책을 쓰면서 이런 의미의 ‘곰 가죽 매수자’라는 용어도 쓰기 시작하면서 많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곰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하락장의 대명사가 되고요. 그 뒤에 ‘베어 마켓’이라는 이름이 되었다. 이런 이야기입니다. 최근에 각국 주가가 아주 많이 떨어지니까 짐 로저스, 투자의 대가로 불리는데요. 이 짐 로저스가 앞으로는 베어마켓에 대비할 때다, 그러면서 하락장에 맞춘 투자를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김우성> 기사로 베어마켓, 베어마켓 보면 그냥 어떤 상징이 있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이런 얘기가 숨어 있었군요. 가격이 이렇게 떨어져 버리는. 그런데 증시에서는 또 소를 아주 좋아하지 않습니까? 실제로 소 동상이 서있기도 하고. 베어마켓, 하락장의 반대는 불마켓이지 않습니까? 이것은 또 어떤 이야기인가요? 연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박병률> 네. 황소가 나온 것은 사실 베어마켓 이후에 100년 쯤 뒤에 명명이 됩니다. 1850년경 월스트리트의 한 신문이 주식 시장을 설명하면서 하락을 하는 것은 곰으로 얘기할 수가 있는데, 그러면 상승장에서는 무엇을 해야 되나. 이런 고민을 하다가 뿔을 높이 세운 황소를 떠올리게 돼서 황소를 내세우게 됐다. 이게 지금 정설인데요. 에드워드 챈슬러가 쓴 <금융 투기의 역사>라는 책을 보면 황소를 의미하는 ‘Bull’이라는 단어가 독일어에서 유래가 됐다. 독어 단어 중 한 단어가 ‘상승하다’라는 의미가 있어서. 거기서 유래가 됐다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우성> 예. 곰과 황소, 이런 깊은 뜻이 있었네요. 다시 곰 얘기로 조금 돌아가 보겠습니다. 미국의 곰 사냥, 결국 이렇게 증시의 어떤 용어까지 되게 됐는데.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계기로도 됐다고요.

◆박병률> 예. 새로 산업을 만드는 데에도 계기가 됐는데. 우리 유명한 ‘테디베어’요.

◇김우성> 박물관도 있고 인기 많죠.

◆박병률> 네. 원래 테디베어 하면 이게 특별한 의미는 아니고 곰돌이 정도로 보면 되는데요. 이것도 곰 사냥에서 유래가 됩니다. 1902년인데요.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미시시피와 루이지애나 사이의 주 경계선을 확정짓기 위한 회의에 참석합니다. 그러다가 잠시 짬을 내서 수행원들과 함께 곰 사냥에 나서는데요. 이 곰이 잘 안 잡힙니다. 그러다 보니 한 보좌관이 사냥개의 추격으로 기진맥진한 어린 흑곰을 버드나무 밑동에 묶어두고, 그러고 루스벨트에게 총을 쏘라.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대통령이 이것을 보고 이것은 정당하지 못해. 이러면서 곰을 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아주 화제가 됩니다. 그래서 한 만화가가 이 상황을 삽화로 그려서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를 하고요, 이게 많이 알려지게 되는데. 그 때 당시에 뉴욕에서 가게를 하던 모리스 미첨이라는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듣고 곰 인형을 만들게 됩니다. 만들고 나서 시어도어 로스벨트의 애칭인 ‘테디’를 붙여서 ‘테디스 베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추후에 루스벨트 대통령에게도 허락을 얻어서 이 테디베어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게 되는, 그런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김우성> 곰 하면 참 귀엽다는 생각도 들고요. <19곰 테드>, 이런 영화도 있었는데. 참 곰을 열심히 사냥하는 나라였군요, 미국은. 지금도 사냥 많이 하죠, 미국 사람들?

◆박병률> 맞습니다. 작년에 많은 분들 기억하실 텐데. 미국인 사냥꾼들이 아프리카까지 가서 세실이라는 상징성이 높은 사자를 사냥했다가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기도 했는데. 특히 미국인들은 여러 가지 사냥 중에서 특히 곰 사냥을 아직도 좋아합니다. <바우헌트>라는 사냥 전문지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 해 35,000마리 흑곰이 사냥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많은 곰을 잡는 미국인데. 사실 재밌게도 금융 시장에서 베어마켓은 아직도 사냥을 못하고 있는데요. 2007년 이후에 엄청나게 많은 돈을 풀고도 흑곰 잡듯이 시장을 잡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역시 돈이 곰보다 좀 더 다루기 힘든 것 같습니다.

◇김우성> 예. 맞습니다. 오늘 또 영화로 다양한 경제 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병률> 네. 감사합니다.

◇김우성> 경제영화관 경향신문 박병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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