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마이너스 금리는 막장드라마" -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2-04 17:43  | 조회 : 4639 
[생생인터뷰] "마이너스 금리는 막장드라마" -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

- 가계 기업 부채해결 부터 시급
- 기준금리는 동결해야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

◇김우성> 어제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 내놨습니다. 대부분 정책 자금이죠. 국가의 돈을 풀어서 경기를 좀 살려보자. 이런 이야기인데. 관심은 한국은행 쪽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수출 악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등을 보면 우리도 이 경기 부양책, 그저 국가 돈만 푸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금융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느냐.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지금 금리 인하를 속히 더 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렇게 될 경우 시장은 더 왜곡될 것이라는 걱정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일본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 한국 경제 면밀하게 고려, 대응하겠다고 했습니다. 과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우리 금리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박사(이하 박종규)> 예. 안녕하세요.

◇김우성> 먼저 금리 얘기 들어가기 이전에 어제 정부가 추가 경기 부양책. 정책 자금 21조 추가로 더 집행하겠다, 발표했거든요. 이게 좀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 이런 전망을 했는데. 박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규> 성장률이 조금 올라가겠지만. 0.2% 올라간 것을 기대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0.2% 올라간다고 해서 우리 큰 그림을 바꿀 것 같지는 않고요. 분위기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고. 새로 부총리가 취임하셨으니까 거기에 맞춰서 조금 성장률을 올리는. 그런 정책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김우성> 이런 와중에 지금 우리의 기준금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정책금리 기조. 어떤 방향성이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박종규> 저는 당분간 동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미국이 금리를 계속 꾸준히 올리는 그림이라고 하면. 우리가 조만간 따라서 금리를 올리게 되는 그런 입장이겠지만. 미국이 그렇게 빠르게 금리를 올릴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좀 여유가 있는데. 금리를 당분간 동결하면서 다가올 금리 상승 시대를 대비해서 정책적으로 준비할 게 있으면 서둘러서 준비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지금의 우리 금리는 미국 금리와는 별개로 가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조금 내려야 하지 않느냐. 1.5%의 기준금리를 더 내려야 하지 않느냐. 이런 주장도 있거든요.

◆박종규> 그것은 주로 제가 알기로는 채권 투자, 채권 시장 쪽에서 흘러나온 얘기 같습니다. 투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야 가급적 금리를 내리면 자기네들 채권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금리를 내리기를 바라겠죠. 그런데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채권 시장도 중요하지만 국가 경제 전체를 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렇게 국가 경제 전체를 본다고 하면 금리를 내리는 게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금리를 내렸을 경우에 어떤 예상되는 불합리함이나 부작용 같은 게 있을까요?

◆박종규> 무엇보다 부채죠. 부채. 가계부채, 기업부채. 그것이 아니라면 당연히 지금 금리를 얼마든지 내려도 좋은데. 지금 아시다시피 가계부채는 GDP 대비로 계속 올라가고 있고요. 미국이 금리를 인상했잖습니까?

◇김우성> 네. 경기를 좀 좋게 전망하고 올렸었죠.

◆박종규> 그런데 미국은 가계부채가 GDP 대비로 쭉 내려갔어요. 글로벌 금융 위기가 미국이 가계부채가 너무 많아서 터진 것이다. 이렇게 됐었는데. 지금은 쭉 내려가서 2004년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위기 발생 훨씬 이전 수준으로 내려왔죠. 그러니 금리를 올리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계속 악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에 대비해서, 이것을 어떻게 하면 가급적 낮춰야 되냐. 이런 고민을 해야 되는데. 그런 것 없이 금리를 내리면 이것만 악화가 되니까요. 경제는 점점 더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그렇다면 지금 금리를 낮춰서 소비와 투자의 여력을 좀 만들어주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박종규> 우리가 2014년 여름 최경환 부총리 취임하셨을 때부터 보면. 금리를 4차례 내렸었습니다. 기준 금리를요. 그래서 도합 1% 포인트가 낮아졌는데. 그 결과 소비가 더 늘어났느냐, 투자가 더 늘어났느냐 보면 그런 게 보이지가 않거든요. 작년 성장률이 2.6%밖에 안 되고 말이죠. 반면에 가계부채는 굉장히 많이 늘어났죠. 기업부채도 마찬가지로 늘어났고. 우리 경제는 벌써 오래 전부터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소비가 늘어난다거나, 또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투자가 늘어난다거나. 이런 여건이 아닙니다. 그래서 금리를 내리면 조금이나마 도움은 됐겠지만, 눈에 띌 만큼 내수 회복에 도움은 안 되고. 오히려 가계부채가 굉장히 위험 요인이 커지는. 그런 국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네. 현재 경제 위기의 가장 큰 축의 하나인 이 부채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지금 이렇게 보시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지금 일본 같은 경우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고, 추가로 마이너스 금리를 더 도입하겠다. 이런 의사까지 비추고 있거든요. 지금 금융 당국도 긴장하고 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수출에 있어서 일본과 많은 부분이 경쟁 관계에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금리를 통해서 어느 정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런 식으로 수출 기업들의 환경을 좀 도와줘야 하지 않느냐. 이런 주장도 있거든요.

◆박종규> 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 기업에는 도움이 되겠죠. 그런데 일본이 아베노믹스를 하면서 엔화가 많이 올라갔는데. 지난 1년간을 보면 별로 그렇게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마이너스 금리 하면서 달러당 엔화가 2엔 정도 올라갔어요, 갑자기. 그러다 또다시 확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기준으로 보면 1년 전과 똑같습니다. 달러당 117엔. 유로화도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을 보면 거의 2% 정도 절하가 된 상태고. 반면에 원화는 지난 1년 도안 금리를 내리지 않았었는데도 소리 소문 없이 제일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오늘 현재 원화 환율이 작년 초에 비해서 10%, 11% 절하가 돼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환율은 소리 소문 없이 하는 게 제일 좋지, 환율 절하를 위해서 금리를 낮춘다더라. 이런 소문이 나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우리 경제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민감성이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일본 마이너스 금리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이 금리가 없으니까 환차익을 통해서 좀 이익을 만드는 것 아니냐. 어떻게 보십니까?

◆박종규> 지금 앤 캐리 트레이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니까요.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이 사실 드라마로 치면 막장 드라마거든요. 이것은 진짜 이것저것 해봐도 도저히 안 되니까 극단적으로, 상식과 맞장을 뜨는 정책이거든요. 모험적이고 아주 무모한 정책인데요. 금리가 바닥이니까 어떻게 해볼 수가 없으니까, 밖으로 많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우리나라도 아마 어떻게 보면 엔화 자금이 많이 밀려들어오게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우성> 지금 미국 같은 경우는 올 1분기에 대한 전망도 무척 안 좋게 보고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면 미국 역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요. 여기서 우리나라가 동결 내지는 조금 조정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박종규> 저는 이 국면에서 지금 미국도 제일 유일하게 좋은 경제였었는데. 이것도 지금 다른 나라 환율이 하도 절하되다 보니까. 달러가 고평가가 돼서 미국도 지금 수출을 통해서 경기가 오히려 부진 요인이 된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거의 모든 나라가 지금 잘 성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는 우리도 욕심내지 말고, 성장률을 3%를 꼭 달성해야 한다.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0.2%가 무슨 차이가 있나요. 보다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기업부채. 이것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것을 가시적으로 비율을 떨어트릴 수 있도록, 무슨 수를 쓰든지 이것을 가급적 낮춰놔야 이게 위험 요인이 없는 거죠. 성장률 조금 높이는 것 생각하면서 가계부채를 키웠다가는 나중에 커다란 정말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예. 지금 박사님께서 계속 부채 위험성 강조해 주고 계시는데. 좀 질문 흐름과는 다른 사항인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국이 부채 상황이 호전되면서 금리 인상을 시도했다, 말씀해 주셨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해서 그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었을까요?

◆박종규> 미국은 도드프랭크법이라고요. 글로벌 금융 위기를 겪고 난 다음에 금융 감독에 대한 법을 굉장히 강화하는 것을 했어요. 그래서 거기에 따라서 더 이상 은행이 망하더라도 우리 공적 자금은 한 푼도 없다. 이런 말이 맨 처음 나오고요. 너희가 알아서 해라, 그럽니다. 그리고 굉장히 자기 자본 비율을 굉장히 높이는. 그런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금융기관들이 알아서 부채를 막 상각하고, 조정하고, 돈 빌려주던 것 안 빌려주고. 이렇게 했죠. 그렇게 저절로 민간이 알아서 했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우성> 좀 시장 충격은 있지 않았을까 걱정은 되는데…….

◆박종규> 빌렸던 사람들이 못 빌리니까 고통은 있었죠. 그러나 경제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안정되는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김우성> 이 부채 해결과 안정. 다 좋은데 좀 더 여러 군데에서는 디플레이션 우려, 장기 디플레이션 우려를 보고 있습니다. 디플레이션에는 돈을 풀어도 돈이 사라져 버리는 퇴장 효과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보는 분들도 있고요. 이 디플레이션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될 것 같습니까?

◆박종규> 이게 지금 우리나라가 0%대 물가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유가가 폭락을 했고, 농산물 가격도 어떻게 보면 사상 최장 기간 마이너스를 치고 있습니다. 해외로부터의. 그리고 원자재 가격도 지금 마이너스로 아주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고. 이래서 그렇지. 해외 요인만 없으면 우리나라 물가는 1% 후반 정도 됩니다. 그래서 사실 국내 요인만 보면 1% 중후반 정도 되는 그런 물가거든요. 그런데 그런 수준의 물가가 딱 적당한 물가입니다. 납득은 잘 안 되시겠지만, 분석을 해보면 1% 중후반 정도 되는 우리 물가 상황이다. 그래서 유가하고 농산물 가격하고 원자재 가격. 이런 요인만 없으면 우리가 지금 디플레라고 볼 수가 없는 겁니다. 그리고 유가나 이런 원자재 가격이 하락을 해서 물가가 마이너스가 된다 하더라도. 그런 것은 나쁜 디플레가 아니다. 왜냐하면 생산비가 하락하는 디플레니까요. 그래서 지금 유가가 하락하는 것을 많이 걱정들 하시는데요. 언론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그것은 산유국들이 지금 걱정해야 할 문제고. 산유국과 원유를 개발하는 대규모 대형 업체들 있지 않습니까? 엑손, BP, 그런 데의 문제이지. 우리 경제하고는 상관이 없는, 사실상 별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마치 종부세를 한다고 하니까 세입 전세 든 분들이 세금 걱정하던 것과 비슷한 것을 연상케 하는데요. 우리와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걱정해야 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박사님.

◆박종규> 네. 고맙습니다.

◇김우성> 지금까지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