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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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11월~1월 멧돼지 짝짓기 철이라 가장 위험... 조용히 도망가는 게 최선"-신남식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2-16 19:35  | 조회 : 3079 
[정면인터뷰]"11월~1월 멧돼지 짝짓기 철이라 가장 위험... 조용히 도망가는 게 최선"-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질병학 교수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12/16 (수)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어제 삼척에서 멧돼지가 사람을 공격했고요. 주민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는데요. 11월부터 도심에 멧돼지가 출몰하는 사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800건에 가까웠다고 하고요. 농작물 피해 면적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요. 왜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오고 어떤 대책이 필요한 것인지,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와 잠시 후에 이야기 나눠봅니다.
정면인터뷰,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질병학 교수와 함께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질병학 교수(이하 신남식): 네. 안녕하십니까.

◇최영일: 이 멧돼지가 도심으로 내려오는 사례 급증했는데요. 지난해에 보니까 멧돼지의 도심 출현 건수가 789건. 한 해 전보다 65% 늘었다고 합니다. 멧돼지가 도심으로 오는 이유 무엇인가요?

◆신남식: 이유가 몇 가지로 생각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이유는 개발이라는 것이죠. 개발과 도시화로 인해서 멧돼지 서식지, 즉 생활 근거지가 점점 없어져가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멧돼지는 늑대와 같은 천적이나 상위 포식자가 없기 때문에 그 번식력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렇기 때문에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거나 새로운 생활 터전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도심에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최영일: 지난 11월에도 멧돼지 무리가 3, 4일씩 계속해서 서울 주택가를 돌아다녔는데요. 먹이를 찾기 위해서였던 것입니까?

◆신남식: 멧돼지들은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 먹이 섭취를 많이 해야 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도심에 출몰하는 멧돼지 대부분은 세력 싸움에 밀려서 기존의 영역을 떠나야 하고, 또 새로운 영역을 확보하지 못해서 당장 살 곳이 마땅치 않은 그런 갈 곳이 없는 상태의 멧돼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최영일: 네. 떠돌이 멧돼지들이군요. 얼마 전에는 부산 도심에도 멧돼지들이 출몰했는데. 바다를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멧돼지들이 바다를 건너올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습성을 가졌습니까?

◆신남식: 그렇죠. 멧돼지는 체형도 유선형인데다가, 근육도 발달되고, 움직임이 활발해서 체력도 아주 좋습니다. 특히 수영을 매우 잘 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5km, 6km는 거뜬히 헤엄칠 수 있으니까. 가까운 섬은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죠.

◇최영일: 전혀 몰랐습니다. 그러면 또 이렇게 멧돼지는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동물인가요?

◆신남식: 가족 단위로 생활을 하다가. 번식기, 요즘 되면 새끼는 어미 곁을 떠나게 되죠.

◇최영일: 그러면 어제 삼척에서 멧돼지의 공격을 받아서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는데요. 원래 멧돼지의 공격 성향이 이렇게 사나운 건가요? 아니면 시기적인 특성이 있는 겁니까?

◆신남식: 겨울철은 멧돼지들이 짝짓기 하는 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이 예민한 것도 이렇게 공격성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멧돼지는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공격성이 많은 동물들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러한 멧돼지가 주변 환경이나 어떤 자극에 놀라서 흥분 상태가 되면 자기 방어를 위해서 무차별적인 공격성을 보이게 되는 거죠.

◇최영일: 그렇군요. 보니까 어제 사망한 주민. 사냥개까지 데리고 산으로 갔는데 인명 피해를 당한 것을 보니까 무섭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까 잠깐 언급해 주셨습니다만. 그러면 현재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멧돼지가 가장 상위 포식자인가요?

◆신남식: 그렇게 되죠. 멧돼지 위에는 멧돼지를 공격할 만 한 포식자가 없습니다.

◇최영일: 예전에는 맹수들이 있었을 텐데, 요즘엔 그렇지 못하는군요.

◆신남식: 그렇죠. 늑대 같은 것이 있으면 조정이 잘 될 텐데. 현재 상태에는 없으니까요.

◇최영일: 이게 일반 상식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멧돼지는 일직선으로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그러면 만약 멧돼지를 주변에서 목격한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필요할까요?

◆신남식: 일반적으로 멧돼지가 공격할 때는 일직선으로 돌진하기 때문에, 장애물이 있는 곳으로 피하라고 하지만. 사실상 갑자기 닥치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멧돼지에 근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 방법이기는 합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움직이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멧돼지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멧돼지를 주변에서 목격이 된다면 접근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고요. 흥분하지 않도록 조용히 있으면서 천천히 멀리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영일: 네. TV 프로그램에서 지그재그로 도망가라, 큰 우산을 펴라. 이런 방법들이 나오는데요. 이게 효과가 좀 있겠습니까?

◆신남식: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갑자기 닥친다면 놀라서 그런 반응이 나오기 좀 힘들기 때문에. 아예 접근을 안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죠.

◇최영일: 눈에 띄면 절대 접근하지 말고, 차분하고 조용히, 살금살금 멀리 이동하는 게 좋겠군요. 지금은 이게 포획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는데요. 멧돼지 고기. 절대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신남식: 멧돼지 고기를 먹는 예도 있겠는데요. 아무래도 야생에 있기 때문에 질병에 감염될 수 있는 소지도 있고요. 위생적으로도 통제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먹는 것은 좀 삼가시길 바랍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멧돼지가 도심에 출몰했다는 뉴스, 최근 몇 년 사이에 자주 봅니다. 그렇다면 교수님. 앞으로도 계속 반복되겠습니까?

◆신남식: 그렇죠. 보통 11월에서 1월이 멧돼지가 움직임이 가장 많은 시기입니다. 그 이유는 짝짓기 철이라 어미들은 짝을 찾기 위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또 새끼들은 어미를 떠나 새로운 영역을 찾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또 짝을 찾기 위한 과정. 이런 과정에서 세력 싸움에 밀린 개체들은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동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많은 시기죠. 그래서 현재의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상황이. 앞으로도 이러한 도심에 출몰하는 현상은 더욱 증가하면서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인명 피해도 나고 있고요. 이게 굉장히 문제가 되는데. 그렇다면 정부 차원의 대책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전문가로서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신남식: 상당히 자연 보호와 관련해서 어려운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근본적으로 멧돼지의 영역을 보호해주는 것과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 이 두 가지가 병행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멧돼지 서식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지역별 밀도 등 현황을 좀 더 세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겠죠. 그래서 이것을 바탕으로 해서 멧돼지 서식지가 되는 지역의 산지 개발을 제한하거나, 이렇게 해서 멧돼지 서식 영역을 확보해주고. 또 무분별한 멧돼지 서식 지역의 산지 통행을 제한하거나 등산로 등도 조정해서 멧돼지 생활권 침입을 통제해야 되겠죠. 또 수렵이라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현재 수렵 제도를 좀 보완, 개선해서 개체수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봅니다.

◇최영일: 네. 처음에 인간의 개발이 문제다. 이런 말씀이 기억에 남네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남식: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신남식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질병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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