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이재윤 앵커 / PD: 신동진 / 작가: 배준영, 금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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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 94.5]웃음이 필요한 시대... 그런데 왜 대중들은 개그프로그램을 외면할까?-정덕현 문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2-15 20:37  | 조회 : 3260 
[문화코드 94.5]웃음이 필요한 시대... 그런데 왜 대중들은 개그프로그램을 외면할까?-정덕현 문화평론가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12/15 (화)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매주 화요일에는 뉴스 안에 담긴 다양한 대중문화의 코드를 읽어봅니다. <문화코드 94.5>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덕현 문화평론가(이하 정덕현):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개그 프로그램, 자주 보세요?

◆정덕현: 아들이 개그 프로그램 광팬이어서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편입니다. 한 1년 전만해도 <개그콘서트>를 거의 봤었는데 요즘은 <코미디 빅리그>나 <웃찾사>도 챙겨보는 편입니다. <코미디 빅리그>의 이국주나 박나래가 요즘 굉장히 주가를 높이고 있고 또 <웃찾사>에서 “재훈 재훈”으로 유명한 이은형씨를 아주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최영일: 제일 대표적인 개그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이 1999년 첫 방송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고요?

◆정덕현: 최근 들어 두 자릿수 시청률이 무너져 버렸죠. 그리고 아직까지 이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면에서는 예고된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개그콘서트>가 거의 개그 프로그램으로는 유일하다고 대중들이 느끼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코미디 빅리그>는 케이블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개그콘서트>하고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죠. 그런데 <개그콘서트>의 경쟁작으로 떠오른 건 개그 프로그램이 아니라 MBC 주말 드라마가 됐죠. 작년 <왔다 장보리> 같은 자극적인 드라마가 굉장한 시청률을 내면서 동시간대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은 계속 추락해왔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웃찾사>가 다시 이 시간대에 경쟁구도로 편성됐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겁니다.

◇최영일: 그나마 개콘은 자리를 꿋꿋이 지켰지만 다른 지상파의 경우는 개그 프로그램의 부침이 상당히 심했잖아요?

◆정덕현: 그렇습니다. 약 10년 전인 2006년만 해도 개그 삼국지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죠. KBS <개그콘서트>,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그리고 MBC <개그야>가 서로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시스템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웃찾사>와 <개그야>는 폐지됐었죠. 그러다가 케이블에서 이렇게 폐지된 프로그램의 개그맨들이 모여 <코미디 빅리그>를 만들었고 몇 년 전에 <웃찾사>도 다시 부활했죠. <개그콘서트>는 경쟁시스템 안에서도 선후배가 밀어주고 당겨주는 공존시스템을 동시에 갖고 있어서 더 오래도록 버텨낼 수 있었다고 보입니다.

◇최영일: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예전에는 개그, 코미디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당했던 것 같은데. 어땠나요?

◆정덕현: 어마어마했죠. 그때는 예능이라는 개념보다는 코미디라는 개념이 더 많았다고 볼 수 있죠. 특히 콩트 코미디는 대세를 이뤘는데 83년부터 92년까지 방영됐던 <유머1번지>나 87년부터 91년까지 방영됐던 <쇼 비디오자키>는 대표적인 콩트 코미디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심형래씨나 맹구 캐릭터가 나왔고 정치 풍자 코미디의 대부격인 고 김형곤씨도 맹활약했죠. 임하룡, 최양락, 양종철, 오재미, 김학래, 장두석 같은 기라성 같은 코미디언들이 이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69년에 시작해 89년까지 방영됐던 <웃으면 복이와요>의 종영은 콩트코미디의 트렌드가 지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줬는데요, 88년에 생긴 <일요일 일요일밤에>는 콩트 코미디에서 버라이어티쇼로의 변화를 상징하는 프로그램이 됐습니다. 그러다 99년에 <개그콘서트>가 공개 코미디라는 형식으로 코미디를 다시 부활시켰던 거죠.

◇최영일: 요즘 웃을 일이 많이 없는 시대라고 하는데. 웃음을 줘야 하는 개그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외면 받는 이유,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덕현: 요즘 개그에는 단지 웃기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공감을 요구하는 면이 있습니다. 즉 과거에는 슬랩스틱류, 넘어지고 맞고 때리고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그 개그가 시청자들과 어떤 의미있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쳐다보게 된 것이죠. 그래서 아주 사소한 걸 다루더라도 현실적인 공감대를 깔지 않으면 잘 보지 않게 됐던 겁니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됐다면 그건 전적으로 웃음이 현실을 어떤 식으로든 반영하거나 하는 노력을 게을리한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유행어만 반복하거나 말초적인 웃음만으로는 쉽게 식상해진다는 거죠.

◇최영일: 우스개 소리로 현실이 개그 프로그램보다 더 개그같다. 코미디같다. 이런 이야기도 하는데요. 그러고 보면 날카로운 시사 풍자 코미디를 본 지도 정말 오래된 것 같아요?

◆정덕현: 너무 웃긴 정치판 때문에 개그맨들이 개그하기가 더 어렵다는 농담 아닌 농담도 들리곤 하는데요, 물론 지금도 시사 풍자가 없는 건 아닙니다. <개콘>의 ‘민상토론’ 같은 코너는 시사 풍자 요소가 들어가 있죠. 하지만 직설적인 이야기보다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그콘서트>가 20%를 훌쩍 넘기는 시청률을 내던 때에는 정치인에게 고소를 당하는 해프닝까지도 있었잖아요. ‘동혁이형’이나 ‘비상대책위원회’, ‘사마귀유치원’, ‘용감한 녀석들’ 같은 코너들은 직설적인 시사 풍자로 화제를 몰고 다녔죠. 하지만 요즘은 이런 신랄한 풍자개그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최영일: 개그 프로그램의 인기 척도 가운데 하나는 유행어인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유행어도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지 않나요?

◆정덕현: 유행어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아까 말씀 드렸던 <웃찾사>의 ‘남자끼리’라는 코너에 나오는 “재훈 재훈” 같은 유행어나 <코미디빅리그>의 이국주가 만들어냈던 “호로록 호로록” 같은 유행어들이 있긴 하죠. 하지만 예전 <유머1번지> 같은 콩트 코미디 시절처럼 전 국민이 따라하는 유행어는 이젠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건 이제 개그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유행어로 웃기기보다는 공감대를 통해 웃기는 쪽으로 방향이 바뀐 것과 무관하지 않을 듯 합니다.

◇최영일: TV 개그 프로그램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정덕현: 일단 소재가 다양해져야 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시사나 정치, 현실 풍자 같은 것들이 눈치 보지 않고 나올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됐으면 하는데요, 개그를 개그로 받아들이지 않고 심지어 정치권에서 알게 모르게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거든요. 또 비슷한 코너를 너무 오래 반복하는 프로그램 내부의 매너리즘도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콘>이 위기를 맞은 건 물론 외부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적인 이유가 더 크거든요. 독주하다 보니 매너리즘을 갖게 됐다고 보입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여러 개그 프로그램들이 새롭게 경쟁체제를 유지하는 편이 훨씬 전체 개그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다고 여겨집니다. 모쪼록 답답한 현실에 서민들이 잠시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는 그런 개그가 많아지길 기원하겠습니다.

◇최영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문화코드 94.5> 정덕현 문화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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