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
  • 방송시간 : [월~금] 07:15~09:00
  • 진행: 배승희 / PD: 신동진, 이시은 / 작가 :김영조, 정은진 / 유튜브AD: 이진하

인터뷰전문보기

김덕룡 "YS, DJ와 경쟁으로 생긴 지역분할구도 제일 안타까워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23 08:42  | 조회 : 258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3일(월요일)
□ 출연자 : 김덕룡 전 장관(겨레의 숲 공동대표)


- YS-DJ와 민주화 운동, 당시엔 고통스러웠지만 참 행운
- YS는 대한민국 민주화 시대 개막한 거목
- "잠시 살려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진 않겠다" YS 어록
- 23일간 단식, YS의 제일 힘든 순간
- YS의 사람 쓰는 기준 '거짓말 X, 약속 잘 지키는 사람'
- YS 시간 약속 철저, 약속에 집착
- YS의 개혁정치, 제대로 평가됐으면...



◇ 신율 앵커(이하 신율): 14대 대통령을 지낸 거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어제 새벽 88세의 일기로 서거했습니다. 최연소 의원, 최다선 의원, 최초의 의원 제명이라는 수많은 기록을 가진 정치인이자 민주화운동의 상징이기도 했죠. 군사독재의 잔재를 청산하고, 문민정부라는 이름을 붙이고, 또 본인에 대한 풍자코너도 생기는 등, 정말 여러 모로 달라진 대통령을 보여준 인물입니다. 지금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애도를 표하고 있는데요. 고인의 인생과 정치적 의미, 김영삼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셨죠, 김덕룡 전 장관과 알아보겠습니다. 장관님 안녕하십니까?

◆ 김덕룡 전 장관(이하 김덕룡):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어제 빈소 다녀오셨죠?

◆ 김덕룡: 네, 어제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빈소를 지켰습니다.

◇ 신율: 참 여러 가지로 감회가 많으실 텐데 말이에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6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서 눈을 감으셨는데요. 이 시대를 함께, 정말 고통의 가시밭길을 헤쳐오신 분으로서 소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 김덕룡: 네, 두 분과 함께 군부통치 종식을 위해서, 민주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 헌신했던 한 사람으로서 저 자신이 그래도 두 지도자를 모시고 이렇게 같이 싸왔다는 것이 참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이렇게 두 분을 다 보내게 되니까 참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저는 두 분과 같은 시대에 태어나서 민주화라는 보람된 일을 함께했다는 것이, 당시에는 고통스러웠지만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삶을 한 마디로 정리하신다면 뭐라고 표현하시겠어요?

◆ 김덕룡: 글쎄요. 대한민국의 민주화 시대 개막을 위해서 하늘이 보낸 거목이라고 할까요? 또 그리고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정치인, 요새 정치인이 참 존경을 못 받는데,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사실 80%, 9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던, 상당히 드문 정치인이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김덕룡: 네.

◇ 신율: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남긴 말도 있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말, 뭘 꼽으시겠습니까?

◆ 김덕룡: 여러 말씀이 있습니다만, 독재가 아무리 강해도 결국은 무너지고 만다는 그런 신념으로 말씀하셨는데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이 있고요. 그리고 국회의원 제명 당시에 외신 기자회견이 왜곡된 것이라고 한 마디만 하면 없던 일로 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김 대통령께서는 ‘나는 잠시 살기 위해서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전두환 정권 시절에 두 번 가택연금을 당하셨는데, 그때 ‘인간 김영삼을 가둘 수 있지만 김영삼의 양심은 가둘 수 없다’ 이렇게 말씀하신 일이 있었습니다.

◇ 신율: 네, 사실 김덕룡 전 장관께서도 같이 신군부, 군사정권에서 고초를 겪으셨던 분인데요. 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진기록도 참 많이 있는데요. 지금 잠깐 말씀하셨습니다만 최초의 의원 제명도 있고요. 또 최장기 단식 투쟁을 했던 정치인 중에 한 명이라는 것도 있고요. 그리도 테러도 당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 김덕룡: 네, 초산테러를 당하셨죠.

◇ 신율: 네, 이런 위기가 많았는데요. 이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힘은 뭐라고 보십니까?

◆ 김덕룡: 그분 특유의 낙관적인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두 번째로 국민에 대한 믿음이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결국은 독재를 이겨낼 것이다 하는 믿음이고, 또 시대의 큰 흐름, 다시 말해서 민주화 시대가 온다는 그런 확신을 가지셨기 때문에 그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싸웠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신율: 그런데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온갖 역경을 다 헤쳐나가시면서 언제가 제일 힘드셨어요?

◆ 김덕룡: 역시 제일 힘들었던 시기는 광주 민주화 사태 이후에 생명을 걸고 23일간 단식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분의 성격으로 볼 때 도저히 끝낼 것 같지 않은데, 이거 어떻게 큰 사고가 나지 않나, 이런 안타까움이 있었고요. 또 그 분이 국회의원직 제명을 당하지 않습니까? 그때 저는 형무소에 있었습니다. 왜냐면 YH사건 때 보고서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긴급조치9호로 제가 구속되었는데요. 감옥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저로써는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웠습니다.

◇ 신율: 네, 그때 신군부, 전두환 소장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가 참 무지막지했어요. 단식하는 사람을 강제로 병원에 입원시키고 말이에요.

◆ 김덕룡: 네.

◇ 신율: 김영삼 전 대통령하면 또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인물을 발굴하는 데에는 탁월했다,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하시는 분들 중에서 사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발굴한 인사들이 참 많지 않습니까? 안목이 탁월하셨던 것 같아요.

◆ 김덕룡: YS께서는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 아니냐? 좋은 정치를 하려면 좋은 사람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요. 그럼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능력도 물론 있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거짓말 하지 않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다, 그 약속 지키는 것에 아주 집착하셨어요. 특히 작은 것 같지만 시간 약속, 항시 약속시간을 철저하게 지키는 그런 일을 하셨습니다.

◇ 신율: 그게 참 중요하죠.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김영삼 전 대통령하면 공도 있지만, IMF있지 않습니까? 이게 김 전 대통령에게는 상당히 짐으로 다가오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덕룡: 대통령께서도 퇴임 후에도 IMF 때문에 많은 안타까움을 가지셨는데요. 사실 김 대통령께서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때 참모라고 할까, 정책담당자들이 당시 상황을 대통령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관리를 잘못한 책임이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불행이 온 것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셨고, 특히 그것이 당시 짧은 시간에 온 결과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동안 쭉 쌓여왔던 것이 곪아 터진 건데요. 당시 기업이라든가 금융기관 등이 너무 도덕적으로 해이 되어가지고 외국의 고율의 단기자금을 막 끌어다 쓰고, 그런 측면하고, 또 미국 등 선진강국들이 국제적인 경제를 생각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외환정책을 폈기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당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도 가지셨죠.

◇ 신율: 그렇죠. 모든 일이 그때 갑자기 터지겠습니까, 누적된 일이 터진 건데요. 김영삼 전 대통령, 어떤 대통령으로 기록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덕룡: 글쎄요.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온 몸을 던졌던 대통령, 그리고 민주주의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취임 이후에 여러 개혁정책을 썼던 분으로, 그 분이 그 이후에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데요. 우리 정치학자들이나 역사가들이 조금 제대로 된 평가를 해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 신율: 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 ‘통합과 화합’이라고 이야기하던데요.

◆ 김덕룡: 네, 그분은 김대중 대통령과 경쟁하다보니까 결과적으로 지역분할구도가 생겼던 것을 제일 안타깝게 생각했고요.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이 서거하기 전에 우리가 화해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역분할구도가 깨어지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직접 병원에 문병도 가고 그랬습니다.

◇ 신율: 네, 그런 모습들이 지금 정치에 어떤 시사점을 던져주신다고 보십니까?

◆ 김덕룡: 오늘의 정치인들, 그리고 앞으로 정치를 하시겠다는 분들이 조금 더 큰 틀, 인간적으로 정치적으로 더 큰 모습을 보고 본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덕룡: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장 핵심 측근이셨던, 겨레의 숲 공동대표, 김덕룡 전 장관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