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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팀장이라는 게 불가사의”... '출근충'들의 애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20 09:31  | 조회 : 3547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11월 20일(금요일)
□ 출연자 : 강백수 작가


- 직장인 친구들의 푸념 엮은 에세이 <사축일기> 출간
- 며칠 굶은 사람이 밥상 만난 것처럼 괴로움 털어놔
- 과도한 업무 당연시하는 회사문화
- 직장살이, 찰러리맨(Chillaryman) 등 신조어까지 등장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여러분 혹시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직장살이’, ‘출근층’, ‘찰러리맨’, ‘메신저감옥’, 모두 직장인의 애환을 표현한 신조어인데요. 직장인의 괴로움을 나타내는 건 이 뿐만이 아닙니다. 한 취업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에 9명이나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만큼 현재의 회사생활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겠죠. 오늘 이 시간에는 고달픈 직장인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사축일기>의 저자, 강백수 작가를 연결해서 우리나라 직장인의 현실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강 작가님 안녕하세요?

◆ 강백수 작가(이하 강백수): 네, 안녕하세요.

◇ 신율: 본명 아니시죠?

◆ 강백수: 네, 예명입니다.

◇ 신율: 왜냐면 <사축일기>라는 제목하고 백수라는 이름이 너무 잘 어울려서 여쭤본 겁니다.

◆ 강백수: 그러게요. 제가 의도하고 지은 이름은 아닌데, 어떻게 인연이 되어서 이렇게 조금 아이러니한 책을 내게 되었네요.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강백수 작가께서는 작가 생활을 언제부터 하셨어요?

◆ 강백수: 저는 2008에 시인으로 등단을 했어요. 그래서 시를 쓰는 것이 제가 원래 하는 주 작업이고요. 2014년부터 책을 내기 시작해서 이번이 두 번째 책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지금 <사축일기>, 이걸 보면 직장인의 애환인 것 같은데요.

◆ 강백수: 네, 맞습니다.

◇ 신율: 그러면 직장생활은 해보셨습니까?

◆ 강백수: 저는 1년 조금 넘게 입시학원에서 강사로 일을 했어요. 프리랜서 강사가 아니라 학원에 소속된 강사였기 때문에 일반 직장생활과 별다를 건 없었습니다.

◇ 신율: 네, 그런데 <사축일기>에서 ‘사축’이라는 것은 이른바 길러진다, 이런 것을 뜻하는 것 아닌가요?

◆ 강백수: 네, 회사에 길들여진 직장인이라는 뜻인데요.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한 단어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 부분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직장인이 아닌 사람이 직장인을 호명하기 위해서 만든 단어가 아니라 직장인 스스로가 자신들일 일컫는 말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 신율: 그렇죠. 이 책 내용이 어떤 건지 간단하게 말씀해주시죠.

◆ 강백수: 책 내용은 흔하게 접하게 되는 직장생활에 대한 푸념이에요. 제가 쓰게 된 배경이랑 같이 말씀드리면, 제 친구들이 이제 서른 살 남짓한, 사원 말에서 대리 초 정도 되는 친구들이거든요. 입사 초반에는 정신없이 회사를 다니다가 이쯤 되면 회의감이 슬슬 들 때가 되었어요. 그래서 이 친구들이 직장생활에 대한 푸념을 술자리 같은 데서 자주 털어놓는데, 제가 거기에 공감을 해주지 못하는 게 미안하더라고요. 그래서 <사축일기>라는 책을 쓰기로 마음먹고, 한 번 작정하고 푸념을 해봐라,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정말 이 친구들이 며칠 굶은 사람이 밥상 만난 것처럼 득달같이 달려들어서 푸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야기들을 조금씩 다듬어서 엮은 책이 <사축일기>입니다.

◇ 신율: 이 중에서 재밌는 게, ‘회사의 7대 불가사의’ 이런 게 있더라고요? 소개 좀 해주세요.

◆ 강백수: 네, 회사생활에서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들을 몇 개 적어봤는데요. 월급이 적을수록 업무량이 많다.

◇ 신율: 이건 확실한 이야기죠. 진리에요 진리.

◆ 강백수: 그리고 일을 빨리하면 오히려 퇴근이 늦어진다.

◇ 신율: 이것도 진리네요.

◆ 강백수: 네, 그리고 일을 못하면 오히려 회사 생활이 편하다.

◇ 신율: 이건 완벽한 진리입니다.

◆ 강백수: 그리고 일을 너무 잘하면 욕을 먹기도 하고요. 옆자리에 있는 동료를 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 높은 경쟁률을 뚫고 쟤가 입사했다는 게 불가사의이고요. 저 사람이 팀장인 것도 불가사의이고, 그 위에 있는 저 사람이 부장이라는 것도 불가사의 할 때가 있죠.

◇ 신율: (웃음) 여기에 대해서 공감하시는 분이 많이 있을 텐데요.

◆ 강백수: 네, 많이들 피드백을 주시고 계십니다.

◇ 신율: 아주 정곡을 팍팍 찌르는 말씀이신데요. 사실 우리가 월급 왜 받는지 아세요? 월급 왜 받냐면 일 잘했다고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이랑 부대끼느라 수고했다고 주는 게 월급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 들어보니까 딱 그 이야기가 맞네요.

◆ 강백수: 네, 업무 외적으로 받는 스트레스들이 정말 많은 것 같더라고요.

◇ 신율: 그렇죠. 그런데 앞서 제가 말씀드렸는데요. ‘직장살이’, ‘출근충’, ‘찰러리맨’, 이게 무슨 뜻인가요?

◆ 강백수: 그런 신조어들이 대부분 직장인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말들이더라고요. 자기 생활에 대해서 자조하는 입장으로 만들어낸 말들인데요. 이런 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게 저는 직장인들이 현재 자기 상황에 얼마나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 신율: 네, 그런데 ‘직장살이’라는 건 무슨 뜻이에요?

◆ 강백수: ‘직장살이’라는 건 직장생활을 시집살이에 비유한 말입니다. 시집살이만큼 고달픈 직장생활, 이런 뜻이 되겠네요.

◇ 신율: ‘찰러리맨’은 뭡니까?

◆ 강백수: ‘찰러리맨’은 차일드(child)와 샐러리맨(salary man)을 조합한 말인데요.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모님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을 이야기하는 말이에요. 그래서 찰러리맨 같은 경우에는 그만큼 일하고 있는 양에 비해서 봉급이 적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한 가지 제가 강백수 작가님의 의도나 이런 것에 저도 참 공감을 많이 하는데요. 얼마 전에 광고 중에 이런 광고가 있었습니다. ‘오늘 또 야근’, 이러면서 ‘그런데 하고 싶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뭐냐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사실 지금 취업을 하지 못하고 취업을 위해서 노력하는 많은 젊은이들은 본인들도 한 번 직장충이 되고 싶고, 직장살이를 하는 것이 소원인 경우도 사실 많을 겁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뭐냐면, 나이 든 사람들은 잘 이해를 못해요. 왜냐면 귀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거든요. 집에 가는 게 두렵다, 왜냐면 평생을 회사에만 있다 보니까 토요일, 일요일에 회사에 나오는 경우가 두 경우라고 하거든요. 진짜 일이 있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고, 두 번째는 집에 있기 싫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분들 입장에서는 ‘요새 젊은 사람들은... ’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거예요. 그런데 어쨌든 젊은이들 입장에서는 그만큼 조직생활을 견디기 힘들다, 이런 취지 아니겠어요?

◆ 강백수: 회사 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거기에 저항하거나 불만을 표출할 수 없는 것이, 자기들이 취업할 때도 그 취업 관문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차마 이걸 포기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복합적인 문제들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너무 당연시되고 있는 문화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사실 예를 들어서 세 명이 매달려서 업무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는 일이 주어진다, 그렇다면 이건 추가근무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인원충원으로 해결할 일이 많거든요. 과중한 업무를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계속 직장인들 개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풍조가 있다 보니까, 저는 이런 부분들은 기업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네, 알겠습니다. 오늘 금요일입니다. 오늘 <사축일기>에 등장하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노래 한 곡 추천해주시고 오늘 인터뷰 마무리할까요? 어떤 노래 추천해주시겠어요?

◆ 강백수: 네, 제가 추천해드리고 싶은 곡은 신해철의 ‘단 하나의 약속’이라는 노래예요. 노랫말에 보면 일상 속에서 생기는 불만들이나 푸념 같은 것들은 전부 다 나한테 털어놓아도 되는데, 단 하나 내가 대신 해 줄 수 없는 게 건강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다들 몸 잘 챙기시기 바라겠고요. 오늘 불금 잘 보내시기 바라겠습니다.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백수: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인 강백수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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