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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0 [라디오북클럽] "1만엔권 초상인물의 정체"-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침략사상을 묻는다> 야스카와 주노스케 지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1-10-06 10:29  | 조회 : 2695 

일본 1만엔권 초상인물의 정체

후쿠자와 유키치를 아십니까? 1835년에 태어나 1901년까지 살다간 일본 지식인으로, 일본에서 현재 쓰이고 있는 지폐 중에 최고액권인 1만엔권의 초상인물로 등장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또한 일본의 명문 사립대 게이오대학의 설립자이자 <학문의 권유>라는 계몽적인 글의 저자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특히 이 책의 서두에 “하늘은 사람 위에 사람을 만들지 않고 사람 아래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인간평등사상을 대표하는 문장은 오늘날에도 그를 진정한 선각자로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근대 일본 최대의 계몽사상가이자 한 나라의 최고액권 화폐의 초상인물이라면 그 위상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저서인 <학문의 권유>는 우리나라에도 번역 소개되어 있으며 학문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읽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정작 후쿠자와 유키치의 역사관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그는 젊은 시절 세 차례에 걸쳐 구미를 여행하면서 영국인이 아시아인을 사람취급하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조선과 중국을 짓밟는 것은 고려할 가치조차도 없는 사소한 일이요, 특히 “조선은 부패한 유학자의 소굴, 연약하고 무염치하다”라거나 “조선(…) 인민은 소와 말, 돼지와 개”라고 기록하거나 “조선국은 사지가 마비되어 스스로 움직일 능력이 없는 병자와 같다”거나 “조선인(…)의 완고하고 무식함은 남양의 미개인에게도 뒤지지 않는다”(이상 한국어판 서문 8쪽 인용)는 글을 남기고 있습니다.

청일전쟁의 승리에 즈음해서는 “바야흐로 이웃나라 중국, 조선도 우리 문명 안에 포섭되려 한다. 필생의 유쾌하고 바라던 행복”이라고 술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들은 들춰지지 않은 채 눈 밝은 계몽적인 선지자로서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에서도 그의 저서가 읽혀지고 있다고 하니 그저 놀랍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역사왜곡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진지하게 짚어봐야 할 것은 역사관입니다. 뚜렷한 전범의 자취를 남기지 않았어도 그의 저술과 행적을 살펴서 시대의 비극을 불러오는 데에 일조한 점이 분명하다면 우리는 그를 언제라도 역사의 법정에 불러 세워야겠습니다.

오늘의 책, 야스카와 주노스케의 <후쿠자와 유키치의 아시아침략사상을 묻는다>(이향철 옮김/역사비평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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