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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D: 박지호 작가: 김진이

방송내용

7월 1일 (목) 방송내용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0-07-07 13:59  | 조회 : 1886 
- 매거진 영화 정보 : 최광희 영화저널리스트
[나잇 & 데이] [파괴된 사나이] [ 필립 모리스]

- 매거진 디지털 이슈 : 이요훈 디지털 스타일리스트
이번에는 디지털 이슈 알아보겠습니다.
디지털스타일리스트 이요훈씨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고양이 은비 사건’이 이번주 내내 네티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요... 이게 어떤 사건인가요?

지난달 15일 새벽, 강남의 한 오피스텔 10층에서 일어난 일이다. ‘은비’라는 이름을 가진, 그 오피스텔 10층에 사는 사람이 키우는 고양이를, 같은 오피스텔 10층에서 거주하는 여성이 폭행했다고 한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나중에 그 고양이는 폭행 후 10층에서 내던져져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폭행범은 붙잡았나요?

예. 이미 오피스텔 CCTV에 폭행 사실이 다 찍혀있었고, CCTV를 통해 몇 층에 사는 누구인지도 파악했기 때문에 폭행범을 확인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현재 경찰에 고소된 상태이며, 고발장과 CCTV등의 관련 자료, 고발인 진술등도 끝난 상태다. 다만 폭행 당사자인 채 모씨는 계속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도 인터넷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하던데...

그렇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을 통한 ‘역의제 설정’의 전형적 사례다. 역의제 설정이란 말은 여러 가지 사건이 인터넷 고발을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슈가 되고, 그렇게 이슈가 된 사건이 TV와 신문 등을 통해 기사화되는 일을 말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인터넷 이슈가 됐나요?

지난 6월 23일, 인터넷에 올라온 동물사랑실천협회의 고발글이 기폭제가 되었다. ‘긴급행동공지’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이 글에는 고양이 은비 폭행 당시의 CCTV 동영상과 사망 당시 사진 및 고발장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모았던 것은 폭행 당시 영상이다. 영상에는 고양이가 폭행 당사자에 의해 발길질 당하고 손으로 내동댕이 쳐지는 장면이 담겨있어서, 네티즌의 분노를 자아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영상 고발은 예전부터 있지 않았나요?

그렇다. 당장 올해 초에 한 TV 동물 프로그램 제작진이 개연쇄 살해범을 고발한 적도 있었고, 2006년에는 일명 ‘개풍녀’라고 불리는, 어린 강아지를 헬륨 가스가 든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는 광고 동영상이 만들어져 화제가 된 적도 있었다. 그밖에도 동물 보호 협회등에서 만들어진 동물 학대 고발 영상등은 꽤 많이 존재하는 편이다. 하지만, 조금 당황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화제가 된 동물 학대 영상은 대부분, 그것을 올린 사람이 그 영상을 재미있게 여겨서 올린 경우가 많았다.

동물 학대 영상을 재미있게 여겨서 올렸다구요?

어떤 일이 문제가 된다는, 다시 말해 어떤 일을 ‘학대’로 여기는 감수성이 없기에 발생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작년말에 문제가 됐던 햄스터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리는 동영상이라던가, 고양이를 개우리에 던져놓고 잡아먹히게 하고선 그 모습을 찍는 다던가, 의경 내무반에서 사다리에 강아지를 걸어놓고 구타하면서 웃는다던가... 그런 영상들은 대부분 자신이 하는 일이 잘못된 일이라는 개념 자체가 약하고, 내 물건 내가 마음대로 하는데 뭐가 어떠냐-라는 관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동물 학대는 예전부터 많이 자행되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특히 더 이슈가 된 이유가 있을까요?

앞서 말했지만 동영상이 함께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네티즌들이 행동으로 옮길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영상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일반적으로 CCTV의 동영상은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된다. 하지만 웹을 통해 그 CCTV 화면을 보는 사람들에겐 그 영상은 증거 자료 이상의 존재다. 어떤 사진이나 글을 제시하는 것과는 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어떻게 다른가요?

어떤 사진을 보거나 글을 읽는 것은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에 가깝다. 두 매체 모두 기본적으로 기록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건 ‘나중에 잊지 않기 위해’서라던가 ‘추억, 회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만들어줍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지금, 현재에 다시 알려준다는 의미다.
반면 영상은, 특히 CCTV 영상은 우리가 그때 일어난 일을 ‘지금’에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 은비 폭행, 살해 사건의 CCTV 영상을 보게될 경우, 올린 이는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증거 자료로 제시한 것이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지금, 고양이 은비가 폭행당하고 있는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셈이 된다.

확실히 그런 면에서 영상은 느낌이 다르긴 하겠네요.

사건을 전해 듣는 입장이 아니라 다들 같은 현장의 목격자가 되는 셈이니까... 내가 봤는데-와 내가 들었는데-는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도 좋은 거니까.

그런데, 이번 사건의 경우
네티즌들이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도 알고 있었다고요?

처음 올라온 동물사랑협회의 실천협회의 글 제목이 ‘긴급행동공지’라고 적혀있었다. 여기에 글을 올리니, 이 사건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글을 읽고 행동해달라는 뜻이다. 이 고발글에서 제시한 행동 공지는 모두 2가지였는데, 하나는 글을 퍼날라달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서명을 통해 진정서를 내는데 함께 해달라-라는 것이었다.

그런 행동들이 효과가 있나요?

잘만 되면 효과가 크다. 일단 여러 곳에 퍼날라지면 여러 사람이 보게 되고, 그렇게 퍼나른 글을 통해 여러 사람이 공감하게 되면 그 자체로 이슈가 된다. 사람들이 ‘인터넷의 힘’이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이슈가 되고 나서 뭔가 바뀌는 게 있어야 할 텐데요...
좀 달라질까요?
단 이 사건을 통해 동물학대 자체가 나쁜 일이라는, 그런 의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사실 누군가의 말대로 동물이 사람을 위협하면 그 자리에서 죽이는데, 사람은 동물을 학대하고 죽여도 벌금 20만원인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제 이런 현실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런 현실이 당장 바뀌지는 않겠지만, 동물보호법을 어느 정도 강화해서라도, 최소한 말 못하는 생물이라고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요훈 디지털 스타일리스트와 함께했습니다.


- 이슈 인터뷰 : 김종현 서울 청소년 국제 영화제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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