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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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플러스] "故 이선균, 평범한 악들이 만들어낸 사회적 타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3-12-28 17:05  | 조회 : 1529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진행 : 김우성 앵커

방송일 : 20231228(목요일)

대담 :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언론윤리, 수사기관 윤리기준도 화제 이슈에선 비작동

- 클릭과 이익을 위해선 유튜버, 사이버렉카도 보도

-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과도한 사회적 공격과 혐오

-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을 성찰해봐야 할 때

- 이선균 배우와 같았던 반복된 사례 이제는 멈춰야 할 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김우성 앵커(이하 김우성):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받아왔지만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배우 고 이선균 씨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혐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사실 확인 없이 무수하게 쏟아진 의혹 보도와 심지어는 이 혐의와 무관한 개인적인 내용과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고통이 더 컸다고 지목되고 있고 주변인과 유가족도 그렇게 지목하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를 읽고 방송을 듣고 보는 많은 분들도 왜 그런지 잘 알지 못합니다. 언론의 이런 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면 보도의 도마에 오르는 사람들은 늘 사회적인 죽음의 그림자 아래에 있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가 가장 큰 문제일까요? 어떻게 바뀌어야 될까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봅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다시피 자살예방협회 방송문화위원장도 맡고 계십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 교수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유현재: 예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김우성: 많은 분들이 충격과 안타까움에 빠져 있는데요. 이번에 혐의로 수사 받고 있던 과정, 또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정보나 이야기들이 보도된 걸 배경으로 꼽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이 뭡니까? 교수님.

 

 유현재: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고요. 참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이유가 많겠습니다만 아까 사회자님 말씀하셨던 것처럼 언론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이게 사실 하루 이틀 일은 아니었는데 굉장히 왜곡된 미디어 환경과 그리고 정보 유통에 굉장히 부정적인 메커니즘 이런 것들이 또 작동했다고 보고요. 항상 그렇습니다만 이게 사실 하루 이틀 얘기는 아니었는데 그게 셀럽이 됐든 아니면 그냥 일반 개인이 됐든 간에 어떤 정보가 퍼지고 그다음에 사법적인 판단을 받기 전에 사회적으로 일단 단죄가 이루어지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중간에 끼는 게 굉장히 중요한 변수로서 미디어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활용이 돼서 또 아주 전형적으로 저희들이 맞닥뜨리지 않아야 될 그런 상황이 또 벌어졌다고 생각하고요.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김우성: 언론도 시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경쟁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쟁에서 얻는 이익보다 지금 더 큰 손실이 생겼다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람의 생명만큼 귀한 게 없으니까요. 이 피의사실이 자꾸 공표되고 이 사람이 이런 죄를 지었을 것 같아라고 수사기관이 수사를 하면 그 죄가 확정된 게 아니잖아요. 심지어는 무죄로 밝혀지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이런 단계에서부터 언론이 계속 기사를 생산하고 받아쓰기도 하고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거 안 바뀌어요? 왜 안 바뀌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유현재: 제가 아까 메커니즘이라는 말씀을 좀 드렸었는데요. 그게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된 건 다들 알다시피 굉장히 중요한 죄고 그다음에 형법상으로 저촉된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왜 이렇게 될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게 그렇게 투명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예를 들면 내사 단계에서는 어디까지 말을 하겠다든가 그 공보라인에서 말이죠. 그다음에 입건이 됐을 때는 어떻게 하고 재판으로 넘어갔을 때는 어떻게 하겠다는 이런 것들이 정확하게 규정이 매뉴얼이 있어서 국민들도 알 수 있으면 모르겠는데. 전부 다 그냥 상황에 맞춰서, 예를 들어서 유명인이거나 상황이 조금 그렇다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이번에도 제가 참 깜짝 놀랐던 게, 사실 물론 기자들이 많이 물어보기는 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서 ‘1차 검사에서는 어디에 털을 뽑았다, 2차에서는 어디에 털을 뽑았다.’ 이런 것들이 가만히 생각해 보면 무죄 추정의 원칙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다 밝혀지기 전에 고인이 감당해야 했던 그 모멸감이라든가 그런 사항들이 너무너무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좀 들고요. 사실은 저를 포함해서 굉장히 다양한 어떤 그런 사회 섹터에서 큰 죄를 짓고 그리고 결국은 사회적 타살로 이게 이어지지 않았느냐. 그래서 피의사실 공표가 그렇게 되면 기자들이 그걸 또 안 쓸 수는 없잖아요. 그러면 그걸 또 쓰고 그다음에 유튜브 쪽에서 또 뭐랄까요. 굉장히 날 것이고 또 포장되고 그다음에 뭔가 왜곡되고 확인되지도 않은 것들, 그런 것들을 또 생산하잖아요. 그럼 또 그 언론이 그걸 또 정보원으로 활용한단 말이죠. 그래서 이런 굉장히 왜곡된 메커니즘에 의해서 그 당사자는 참 아까도 우리가 얘기했습니다만 사회적 타살을 당하는 너무나 나쁜 그리고 참 고질적인 우리나라의 정말 풍토병 같은 이런 사안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우성: 그러니까 사실은 일선에 있는 취재하거나 기사를 쓰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일단 경쟁 상황을 얘기하고요. 또 디지털 기반의 뉴스 소비가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포털이나 핸드폰 이런 것들을 통하고 유튜브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우리도 더 많은 클릭수를 받아야 되고 더 많은 관심사를 받아야 된다고 하면, 확인을 해야 되지 않습니까? 이를테면 뭐 여러 주고받은 얘기가 있다면 한 번 취재를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이제 그냥 바로 올린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건 결국은 언론사의 무슨 경쟁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 것 같고요. 이게 수익 문제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구조는 바꾸기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유현재: 제가 신문방송학과 교수입니다마는 학생들한테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참 난감하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가 아마 세계에서 거의 탑인 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포털에 의해서 뉴스를 접근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기본적으로 클릭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어요. 그러니까 언론사마다 사실 윤리강령도 있고 한국기자협회 들어가면 굉장히 다양한 준칙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준칙의 훨씬 더 위에 뭐가 있냐면 돈이 있는 거예요. 결국 그래서 클릭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면 평소 때는 사실은 무슨 윤리 강력 이런 걸 지켜야 된다고 하는데. 특히나 이제 지상파를 포함해서 YTN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주요 언론사라고 하는 곳에서는 조심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평소에도 교육도 많이 하고요. 그런데 첫 번째는 문제는 일이 터지면 그다음에 그 기존의 지켰던 원칙들이 우르르 무너지고 그래요. 계속해서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이제 한동안은 계속 이렇게 얘기를 할 겁니다. 저도 인터뷰 많이 할 거고요. 근데 조금 지나면 다시 또 시장의 원리로 돌아가 버려요.

 

김우성: 결국 돈이네요.

 

 유현재: 저는 사실은 이 미디어 환경, 그다음에 플랫폼 중심, 포털 중심의 뉴스 환경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굉장히 큰 피해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앵커님 말씀하셨습니다마는 확인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확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돈이란 말이에요. 유튜브와 기성 언론의 차이가 뭐냐고 물어보면 필터가 없잖아요. 기본적인 필터가 언론사는 뉴스룸이라는 데가 있어서 데스크도 있고 그러니까 어느 정도 걸리는데 유튜브는 진입장벽이 없잖아요. 그러면 언론에서는 어떤 기자들은 무슨 출입처가 유튜브냐고 할 정도로 유튜브에서 나온 정보를 다시 활용을 해서 그걸 정보원으로 써서 뭔가 스스로에게 또 면죄부를 주는 그런 상황들. 이게 계속 반복돼서 정말 안타까워요. 세상에 참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돌아가 보면 이게 참 돈인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이번에도 또 그렇지 않을까라고 해서. 이렇게 생명을 잃는 상황이 참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김우성: 지금 교수님 지적하신 부분도 한번 청취자분들과 같이 고민해 봐야 되는데요. 이를테면 진짜 법적 제안을 받고 있는 몇몇 거짓말까지 하는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사이버 레카이렇게 표현하기도 하고요. 과도한 추정과 가짜 주장을 펼쳐서 대중의 관심만 끌려는 그런 유튜버들이 있고. 이번에도 그런 유튜버들이 고 이선균 씨 관련된 내용들을 얘기를 했는데. 몇몇 언론들은 그런 유튜버들이 얘기했다이렇게 보도하거든요. 저널리즘을 가르치시잖아요? 이게 면죄부가 됩니까?

 

 유현재: 그러니까 이걸 면죄부로 활용을 하고 있는 건데, 사실은 아까 사회적 타살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만 똑같다는 거예요. 사회적 타살이라는 게 참 오래 전에 나왔던 개념이고 뒤르캠이라는 사회학자가 아마 100년 전에 개념을 던졌던 건데. 참 역설적이게도 100년 뒤에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타살이란 단어가 어쩌면 이렇게 찰떡같이 붙는 사회 현상이 벌어지는지. 그러면 아마도 지금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정보 유통의 의도하지 않은 카르텔이라고 제가 하겠습니다. 유튜브에서 사이버 레카로 대표되는 그 사람들은 일부는 언론사로 등록돼 있고 일부는 언론사로 등록돼 있지 않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 법에, 지금 국제적인 어떤 유튜브 공통적으로 하는 규정은 있겠습니다마는 국내법이 제대로 보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약간 붕 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실 나중에 저촉되더라도 명예훼손 등등해서 사후에 도대체 처벌을 얼마나 받습니까? 그러면 이 사람들 입장에서도 이걸 만약에 어겼을 때 반대급부가 돈이 많다고 생각하면 아마 이게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고 혐오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서 계속 이렇게 할 거란 말이죠. 그런데 우리가 소위 말하는 기존 언론사가 아까 우리가 얘기했던 것처럼 그거를 다시 또 보도했다고 하는데 사실 그냥 일반 대중에게 전해지는 타격감은 똑같습니다.

 

김우성: 맞습니다.

 

 유현재: 차라리 날개를 달게 되는 거죠. 이런 정보와 관련돼서 유튜버가 할 때는 좀 긴가민가했다가.

 

김우성: 광고 효과가 돼버립니다.

 

 유현재: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아까 제가 카르텔이라고 표현한 게, 이게 계속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보면 4년 전에 설리 때도 그랬고요. 올해 표예림 씨 때도 그랬고요. 이번에 이선균 씨 때도 또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그걸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서 계속 수익이 나오니까 계속 이런 나쁜 짓을 할 거고. 그걸 도대체 어디까지 봐줘야 될 것인가. 그런데 다른 나라도 사람 사는 곳이니까 똑같겠죠. 그러면 국내법으로라도 보완이 돼야 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은 그게 좀 비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습니다.

 

김우성: 지금 전직 법무부 장관에게 피의사실 공표죄 고소가 되어 있기도 한 상태입니다만. 이게 법과 제도로 만들려고 하면 또 언론의 취재와 언론이 어떤 제약도 없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활동을 제도로 막을 수 없다.’ 이게 좀 충돌하는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반론도 사실 있긴 하죠.

 

 유현재: 그렇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최근에 얘기가 됐던 어떤 언론사나 기자님들한테 좀 묻고 싶어요. 기자들 본인들이 알고 싶은 그 알 권리인 건지. 아니면 대중이 과연 진짜로 알고 싶은 그 알 권리를 말하는 건지 때로는 헷갈린다는 말씀이죠. 댓글에서 많이 보면 대중이 다 똑같이 그럴 수 없습니다. 예전에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도 있었던 것처럼 대중도 이 정보를 가지고 노는 건 똑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이선균 씨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정말 대중이 피곤할 정도로 굉장히 다양한 범죄사실과는 상관없는 그런 가십들이 굉장히 있었는데. 주체적으로 계속해서 생산한 사람들이 미디어 생산자란 말이죠.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는 물론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고 알 권리도 중요하고 굉장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사안에 있어서만큼은 저는 성선설을 믿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도 일단 n번방도 그랬고 어쨌든 일벌백계를 하면 어느 정도 잦아드는 것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게 이번 기회로 우리가 강제해야 되는 것들에 대해서, 방통위원장도 법조인 출신이지 않습니까? 이런 사안에 있어서는 조금 더 강력하게 나갈 필요가 분명히 있고 아니면 또 몇 년 있다가 또 이런 대화를 우리가 할 거라고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우성: 이게 반복됐기 때문에 국민들의 충격도 더 크고요. 지금 유현재 교수가 말씀하신 것처럼 제도 이전에도 우리가 고민해야 될 부분들이 있습니다. 뉴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유현재: 저도 마찬가지죠.

 

김우성: 해외 사례가 좀 궁금한데요. 특히 소송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같은 경우에 범죄가 확정되지도 않았고 어떤 증거라든지 실체적 진실이 결말지어지지 않았는데 이런 보도들이 나온다면 거기는 막 수백억 원대 손해배상 이렇게 할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책임을 물은 사례나 다른 나라 사례들도 알 수 있을까요?

 

 유현재: 제가 알고 있는 게 전부 다는 아니겠습니다만. 제가 알기로는 몇 년 전에 형사정책연구원에서 보고서가 하나 나온 게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돼서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에 대해서 써놓은 걸로 제가 한번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확하게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돼서 어느 국가에서 이렇게 하는 건 없다고 돼 있었어요. 그런데 아마 그러면 여러분들이 그렇게 오해하실 거예요. ‘그러면 피의사실 공표를 계속해도 되는 건가? 결국은 무슨 뭐 프리컨트리니까.’ 그러나 그게 아니고요. 일단 사법기관에서 어떤 사안이 들어와서 내사가 됐든 간에 입건이 됐든 간에 재판이 됐든 간에 그 사실과 관련돼서 그러니까 피의자가 됐든 혐의자가 됐든 간에 그 사람에 대해서 얘기할 때 굉장히 오픈된 공간에서 그걸 발표하나 봐요. 그렇게 발표하면 예를 들어서 프레스 컨퍼런스 이런 식으로 되겠죠? 그래서 말을 못할 경우에는 노코멘트라고 얘기하고 여기까지라고 말하고 이게 일종의 매뉴얼화 돼 있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시겠지만 지금 기자단이 제일 많은, 소위 말해서 출입처가 제일 크다고 말하면 검찰 경찰이지 않습니까? 그럼 거기서도 제가 방금 말씀드렸던 것처럼 컨퍼런스 형식으로 하면 사실 그렇게 많은 기자들이 필요 없어요.

 

김우성: 단독과 특정을 위해서 사실 좀 다른 루트가 있죠.

 

 유현재: 그렇죠. 다들 쉬쉬하지만 알고 있잖아요. 어떤 은밀한 관계에 의해서 어떤 정보가 나오고 막 이러면 이게 음성적으로 어떤 누구랑 친하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정보는 또 포장이 되지 않습니까? ‘검찰 관계자이런 식으로 되잖아요?

 

김우성: 그러니까요. 투명하지가 않네요.

 

 유현재: 맞아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계속해서 우리가 지금 막고 있는 이런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보고요. 심플하게 프레스 컨퍼런스 형식으로 만약에 한다면,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그걸 하려다가 못했던 그런 상황인데. 이런 부분에서 이게 투명해지지 않으면 계속해서 정보의 거래 비슷하게 되고, 그다음에 피의사실 공표하는 사람들은 죄의식을 느끼지도 못할 거예요. ‘내가 뭘 어떻게 했느냐.’ 이번에도 경찰에서 계속해서 발표한 게 강압은 없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지만 어쨌든 그 정보가 기자들한테 넘어갔을 때 그 정보원이 누구입니까? 경찰일 거잖아요. 그러면 그 부분에 있어서 넘어가지 말아야 되고 일반 대중이 지금 분노하고 있는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가 나왔다는 거 하는 것은 일단 로우 데이터가 그 사람들한테서 시작된 거잖아요.

 

김우성: 맞습니다.

 

 유현재: 이 부분이 투명하게 돼서 이번 기회로 매뉴얼화 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이런 은밀한 거래는 또 이루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김우성: 맞습니다. 과거에는 인권의 개념이 없던 시절에도 달라졌던 부분이 없는 게 지금 상황과 비슷한 것 같고요. 유족이 원치도 않는데 유서 내용이 TV조선을 통해 보도가 된 게 지금 기사가 떴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기자가 유서를. 이런 상황에 대해서 지금 여러 가지 제도와 투명성을 강화해서 서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제도, 여러 가지 보완을 말씀해 주셨고요. 끝으로 우리도 어떻게 보면 그 수사 상황이 보도될 때, 저도 마찬가지로 반성하겠습니다. 그 기사들을 계속 봤을 겁니다. 클릭하고요. 언론 시장에 생산자도 있고 소비자도 있고 교수님처럼 전문가로서 가르치는 분도 있는데 끝으로 좀 어떻게 하면 인식을 바꿀 수 있는지 이 상황을 어떻게 좀 나아진 상황으로 바꿀 수 있을지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유현재: 제가 일단 기본적으로 저를 포함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20세기 철학자 한나 아렌트가 했던 말이 오늘 생각이 났어요.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악해지고 누군가를 죽이고 그다음에 간접적인 변수가 돼서 그 사람 힘들게 하고 극도의 모멸감,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이거 하는 사람들이 특별히 뿔 달린 사람들이 아닌 거예요. 2023년 미디어 환경에서는 그게 내가 될 수도 있고 당신이 될 수도 있고 우리 모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아까 앵커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만, 이게 반은 맞고 반은 안 맞는 것 같은데 계속해서 들어가잖아요. 계속해서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지금 사실은 정보를 수용을 하고 정보를 생산하고 이런 경계도 모호한 상태에서 어느 대중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적 타살을 저지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의 죽음에 어느 정도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내가 어떻게 했어? 나만 그랬어?’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그 정보에 대해서 대상자가 되는 사람들을 얼마나 힘들게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서 분별 있게. 이걸 리터러시라고 하는데. 이런 상황에 대해서 조금 더 진지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조금 생각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우성: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 나오는 악의 평범성. 유대인 700만 명을 죽인 성실한 독일의 고위직 공무원이었던 아이히만. 그의 죄는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은 죄입니다. 여러분들도 저도 그 부분을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유현재: 예 고맙습니다.

 

김우성: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유현재 교수였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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