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인터뷰전문보기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드러난 역설적 사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10-24 09:06  | 조회 : 770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10월 22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카카오 먹통' 사태에서 드러난 역설적 사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꼭 일주일이 됐는데요, 카카오 먹통사태,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저도 참 많은 생각들이 오갔는데요. 단순히 미디어 이슈를 떠나 초연결시대라는 사회라는 경각심이 새삼스럽게 우리 국민들에게 와닿았던 것 같고요,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 함께 짚어보죠. 먼저, 미디어 전문가인 교수님이 겪은 카카오 서비스 중단사태부터 들어볼까요?

◆ 송경재 교수(이하 송경재)> 네. 저도 지난주 토요일 오후에 연락할 곳이 있어서 카카오톡을 사용했는데.. 계속 전송 오류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뭔가 잘못 되었구나해서 다음 뉴스를 보니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엔진으로 검색을 해보니, SK C&C의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카카오톡 서비스 시행 12년 만에 최장 시간 먹통이라고 하는데요.. 다음 뉴스, 카카오톡 뉴스 서비스 등이 서비스 되지 못한 것을 많은 언론을 통해서도 다루었습니다.

먼저 사태의 시작은 단순합니다. 15일 오후 3시 30분쯤 경기도 성남 판교의 SK C&C 데이터 센터에서 불이 났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데이터 센터에 카카오, 네이버, SKT, SK브로드밴드 등이 입주해 있었다는 점입니다. 일시적으로 관련 서비스가 중지가 되었습니다. 네이버와 SKT도 피해를 보았지만, 상대적으로 이곳 이외에 다른 곳을 우회해서 카카오만큼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카카오 계열 서비스였는데요. 카카오톡 등 카카오 플랫폼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약 5,000만명 국민이 가입한 정말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든 카카오 계열 서비스인 뉴스·포털·택시·송금·결제·웹툰이 올 스톱된 것입니다. 

◇ 김양원> 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대국민사과를 한 뒤 사퇴를 했고요. 관련한 피해 보상 논란이 계속되고 있던데요.

◆ 송경재> 아직 피해 규모에 대해서는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아서 좀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카카오 계열 플랫폼이 주로 기업보다는 미디어와 정보교환, 메일, 커뮤니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서비스가 많다 보니 국민들의 피해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카카오 기업 차원의 피해액에 대해서는 <이데일리> 10월 18일자에서는 “증권가, 카카오 피해 최대 220억 추산…주가 단기 하락 불가피” 제목의 기사에서 화재가 당일인 15일 오후 11시 46분에 진화됐고 서버 90%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지만, 서비스 장애 완전 복구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주가도 영향을 받아 하루 만에 카카오그룹주 시총 2조 원 증발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것은 아마 기업의 순수한 손해액인 것이고.. 사실 이용자들의 피해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소상공인의 입장은 더 큰 피해를 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10월 17일자 <머니 S> “소상공인연합회, 카카오 마비에 소상공인 피해 눈덩이, 접수센터 운영” 기사에서 소상공인 매장은 갑작스러운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대비책이 없어 피해가 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소공연은 주말 매출 상승 시간대에 매장을 찾아 기프티콘으로 결제하려던 손님이 결제 불능으로 그냥 되돌아가거나 카카오맵을 연동하는 배달 대행사의 프로그램 먹통에 따른 배달 불가로 주문취소 등의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법인택시 노동자들도 카카오T 불통으로 사납금도 못채우는 일이 생겼다고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여기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피해를 보면 일반 시민들도 많은 피해를 봤습다. 대표적으로 익명 기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에서는 카카오 킥보드 반납을 못해서 몇 십만원을 요금으로 냈다고 울분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많이 사용하는 메일이 계속 열람이 안 돼서 학생들과 취업준비생, 직장인들까지 피해를 입었단 겁니다.

이에 정부차원에서도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방통위가 신속한 피해 접수를 위한 ‘카카오 신고 채널 개설’을 하고, 기존에 운영해온 ‘온라인피해 365센터’를 피해 접수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방통위는 카카오에 이용자 피해 접수 및 상담을 위한 전담 지원창구 개설을 요구했고요. 이에 카카오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함께 이번 주 중 피해 신고 채널을 별도로 마련해 신고접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김양원> 이번 화재와 카카오 플랫폼 먹통 사건의 이면에 네트워크와 데이터 센터 등의 투자에 소홀한 플랫폼과 통신사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잖아요?

◆ 송경재> 사실 인터넷이 개발된 것은 미국과 구 소련이 핵무기로 경쟁하던 시절에 미국 국방성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즉 핵무기로 미국 본토가 공격을 당할 경우 통신망이 유지가 되느냐를 당시 랜드 연구소의 폴 바란 연구원이 연구했는데.. 이게 놀랍게도 통신망 복구가 안 된다고 나왔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네트워크가 중앙집중형이기 때문입니다. 중앙집중형이란 한 곳에 중심이 있고 여기에서 네트워크가 연결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심의 허브가 문제가 생기면 전 네트워크가 붕괴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미국은 국방성과 민간 대학의 연구 역량을 총 동원해 독자적인 분산된 네트워크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인터넷의 시초입니다. 벌써 1969년의 일입니다.

문제는 중앙집중형 내트워크 구조의 불안정성과 위험이 인터넷을 개발한 이유인데.. 역설적으로 50년도 지난 한국에서는 중앙집중형 네트워크로 인터넷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번과 같은 사건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혹시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03년 ‘1.25 인터넷 대란’도 혜화 전화국의 DNS 서버가 마비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당시 혜화 전화국이 한국 인터넷의 관문 역할을 했는데.. 네트워크가 이곳으로 집중된 것이지요. 결국 전화국에 사고가 나니깐 당시 한국의 인터넷이 이틀동안 거의 80%가 다운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대전, 부산 등으로 분산이 되었고 해외와 연결도 하는 등 분산형 네트워크 구조가 만들어 졌습니다.

이렇게 국가 차원에서 네트워크 분산은 했는데, 아직 기업은 이에 대한 대처가 미비했던 것이지요.

◇ 김양원> 국가는 혜화전화국 사태를 겪으면서 대처를 했는데, 민간기업인 카카오는 대처를 안한 거군요.

◆ 송경재> 네, 아무래도 (데이터센터 등을) 여러군데로 분산하면 비용문제가 가장 큰 것 같습니다. 백업 서버를 둬야 하잖아요. 이에 대해 <뉴스1>의 17일자 “데이터센터 빌려쓴 카카오 멈췄다…'데이터 주권' 중요성 커졌다”에서 잘 분석했습니다. 카카오의 피해가 컸던 배경으로 자체 운영중인 데이터센터가 없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카카오도 자체 데이터센터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 전에 사고가 난 것입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는 카카오가 이용하는 4개의 데이터센터 중 가장 비중이 큰 곳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자체 데이터센터도 없는데다, 중앙집중형 네트워크 구조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난 것입니다.

같은 SK C&C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네이버는 이번 화재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는데요. 네이버의 경우 2013년 국내 인터넷기업 최초로 춘천에 <각>이라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방문했는데 대단한 규모로 만들어졌는데.. 관계자는 네이버가 자체 데이터 센터도 있지만, 해외 빅테크 기업에 비하면 작다고 소개해서 놀랐습니다. 그래서인지 내년에 세종에 두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 김양원> 이번 사태로 제 텔레그램 메신저 친구가 갑자기 급증해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국민메신저라고 할 수 있는 카톡에서 탈출하려는 이용자들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겠죠?

◆ 송경재> 네, 카카오 서비스 먹통 첫날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이용시간이 전날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카카오T, 카카오지도,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의 다른 서비스 이용량도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대신 네이버 메신저 앱 라인과 네이버 지도 등이 반사 이익을 누렸다고 하는데요.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인의 경우 15일 먹통 사태 이후 약 23만5000건이 신규 설치되며 전일 대비 4255%의 상승률을 보였고요. 네이버지도 610%, 티맵 660%가 증가했습니다. 카톡 사용자는 급감하고 라인과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시지 앱 사용자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단 겁니다.

그런데 이게 장기적인 현상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메신저 앱은 쌍방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이용자들이 다른 앱을 사용하기는 하겠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서 많은 이용자들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카카오톡으로 돌아올 것이란 예측도 있습니다.

◇ 김양원> 지나친 데이터 독점으로 인한 문제가 나타났다고 대통령까지 나서서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국회와 시민단체에서도 제도적 대안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 송경재> 윤 대통령은 민간기업에서 운영하는 망이지만 사실상 국민 입장에서 보면 국가 기반 통신망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카카오 먹통 사태의 여진으로 여야가 공히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을 약속하면서, 관련 법 개정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진단한 보도도 있었죠. 야당에서도 플랫폼 장애로 인한 손실에 대한 사후 구제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현재 전기통신사업법은 케이티 등 기간통신사업자의 손실 보전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카카오 등 플랫폼 업체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과연 카카오톡과 같은 무료서비스에 손실 보전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법리적인 논쟁은 있습니다.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참여연대는 “민간 부가통신서비스가 우리 사회 전반에 확장돼 가는 동안 이를 견제하거나 제대로 관리·감독하기는커녕 무분별한 확장에 동조해온 정부의 무책임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점에서 정부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플랫폼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성과 관련한 많은 논의가 정치권을 비롯해 언론계와 학계, 기업 차원에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 김양원> 빅테크 기업들은 국가 차원에서도 혁신기업이라는 이유로 규제보다는 자율성에 중점을 두고 육성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동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니까 별 생각없이 자연스레 앱을 다운받고 서비스에 가입해서 이용해왔는데요, 대부분 서비스가 무료이다 보니 정보 주권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볼 계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플랫폼 기업이 혁신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이용자들의 인식도 많이 변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 송경재> 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