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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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의 비결은? 제작비 10배 수익, 뮤지컬 찍고, 美中日 리메이크 까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29 09:11  | 조회 : 1315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8월 27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윤복실 박사 (문화연구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우영우'의 비결은? 제작비 10배 수익, 뮤지컬 찍고, 미중일 리메이크 까지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 오늘 이 시간은 뉴스가 아닌 드라마 비평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최근 화제 속에 종영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관해서인데요, 미디어 문화연구자 윤복실 박사와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윤 박사님, 나와 계시죠?

◆ 윤복실> 네, 윤복실입니다.

◇ 김양원> 지난 8월 18일에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열기가 아직까지도  식지 않고 있습니다. 우영우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이라는 표현까지 나와요. 미디어 문화 연구자로선 어떻게 보셨나요?

◆ 윤복실>‘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쏘아올린 공은 아주 큰 공인데요, 이 드라마의 아주 큰 공 중의 하나는 아주 생소한 케이블 채널의 이름을 알린 것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은 플랫폼이 아닌 콘텐츠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란 결론을 내주었다는 생각입니다. OTT 플랫폼이 대세로 떠오른 요즘 텔레비전은 구시대의 유물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데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지상파도 아닌 신생 케이블 채널 ENA의 이름을 톡톡히 알렸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마지막 16회에 17.5%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구요, 또 8월 셋째주 넷플릭스 전체 시청 시간 1위를 차지했다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를 통해 K 콘텐츠가 킬러 콘텐츠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네, 넷플릭스 톱10에 7주째 그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 그 열기가 언제까지 갈지 기대가 무척 큽니다. 최근 미국 CNN은 우영우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며 “제2의 오징어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네요?

◆ 윤복실> 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스토리는 이 드라마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천억원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제작비의 10배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장의 수익도 수익이지만 수익의 다각화를 꾀하고 있기도 합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우영우> 웹툰을 지난달 말부터 연재하기 시작했구요, 이엠케이(EMK)뮤지컬컴퍼니와 손잡고 2024년 초연을 목표로 뮤지컬 제작에도 나섰습니다. 또.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 리메이크 제안도 밀려오고 있기 상황이라 제작사 에이스스토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중입니다.

◇ 김양원> 그동안 오징어게임도 그렇고, 우리 k콘텐츠가 대중적으로 호평을 받고도 웬지 씁쓸한 일들이 좀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번 우영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 윤복실> 네, 그렇습니다. 바로 IP, 즉 지적재산권을 수호했기 때문인데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지적재산권은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인 에이스토리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제작사는 아이피 확장사업을 이어가면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인데요, 지금은 콘텐츠의 시장이 다양화되었기 때문에 수익의 다각화가 가능한 시댑니다. 그리고 수익의 다각화의 근원은 지적재산권, IP에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이 없으면 앞서 말씀드린 뮤지컬 제작이나, 웹툰 연재 등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인데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전 세계에 K 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준 드라마는 ‘오징어게임’입니다. 그런데 ‘오징어게임’의 지적재산권은 한국의 제작사가 아닌 넷플릭스가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을 했어도 그 수익은 고스란히 넷플릭스의 몫이었습니다. 그래서 <오징어게임>의 영광이 한 편으로 씁쓸했던 것이었구요, 

◇ 김양원> 네, 작년 오징어게임의 열풍.. 세계 최대의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면서 1조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로 평가받았을 정도로 대단했잖아요?

◆ 윤복실> 네,‘오징어게임’을 통해서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계기가 됐는데요, 아시겠지만 드라마 ‘우영우’ 전에는 드라마의 지적재산권을 주로 방송사가 가졌습니다. 제작사가 방송국과 외주제작 계약을 맺고 제작비의 70% 정도를 받은 뒤 아이피는 방송국이 가져갔기 때문에 재방송을 통한 수익이나, 드라마 해외수출을 통한 판매 수익 등은 대부분 방송사의 것이었습니다. 

◇ 김양원> 오징어게임과 넷플릭스의 관계처럼 말이죠. 그렇게 제작사가 IP를 갖지 못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 윤복실> 일단,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송사가 아닌 외주제작사에서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인데요, 이때 방송사는 제작비 전액을 지원했지만, 아이피를 소유했습니다. 그런데 플랫폼이 다양하지 못했던 지상파 위주의 시대는 편성여부는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제일 중요했던 부분인데요, 방송사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아이피 주장을 제작사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외주제작의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제작사들은 드라마 제작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스타배우, 스타작가, 스타감독 등을 기용하면서 드라마 제작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방송사는 크게 증가한 제작비를 다 지원할 수 없고 제작비의 7~80%만 지원하게 된 것인데요, 그러다보니 PPL이 범벅된 드라마가 등장하게 된 것이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제작사들이 방송사에 국내외 판권, 아이피 수익 공유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방송사의 지원능력이 떨어지면섭니다. 그때부터 방송사와 제작사 간에 해외 판권 수익을 그나마 분배하기 시작했는데요, 2016년 넷플릭스 국내 진출은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에게 안정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을 보여줍니다. 넷플릭스는 아이피를 가져가는 대신 제작비 전액에 10~20% 이윤을 보장해주는 조건을 제시하는데, 그 첫 번째 타자가 <킹덤>이었죠. 어떻게 보면 국내 드라마 제작자들은 제작비를 통한 안정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이 절실한 것 같기도 합니다.

◇ 김양원> 드라마 ‘킹덤’은 넷플릿스가 한국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당시 킹덤의 김은희 작가가 넷플릭스를 만나서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죠. 

◆ 윤복실> 드라마 킹덤 얘기를 하셨는데, 이번에 드라마 우영우를 만든 제작사가 바로 그 킹덤을 제작한 제작사는 에이스토리인데요, 에이스토리는 ‘아이리스’, ‘시그널’ ‘킹덤’ 등 그 동안 굵직굵직한 드라마를 많이 제작한 대형제작삽니다. 에이스토리가 드라마 우영우의 아이피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대형제작사이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우영우 드라마는 대형스타가 캐스팅되지 않았는데도 무려 150억원이라는 제작비가 들어갔습니다. 이 액수도 사실 적은 비용은 아닌데요, 이렇게 어마어마한 액수를 감당할 수 있는 국내에서 제작사는 많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그만한 제작비를 감당할 드라마 제작사는 많지 않다는 것이고, 방송사에 IP를 넘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 김양원> 어쩌면 에이스토리가 IP를 사수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동안 경험 때문이었네요.

◆ 윤복실> 네, 저도 같은 생각인데요, 그런 과정을 지켜보았던 에이스토리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먼저 체감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미 해외사례를 통해서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간파했을 것이구요. 아주 오래전부터 콘텐츠에 대한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은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받쳐주지 못했던 것일텐데요, 무엇보다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지적재산권을 수호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신생 채널인 ENA가 KT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했다는 생각입니다. 자본을 갖추지 못한 신생 채널이 우영우의 국내 방영권을 살 수는 없었을 것이라서 그렇습니다. 사실, 어느 기사에서 지상파가 거절한 ‘우영우’에 150억 투입, 이런 기사 제목이 있었는데요, 지상파가 거절한 것이 아니라 제작비를 댈 여력이 없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 김양원> 지적재산권, IP의 중요성을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IP가 부각되려면 뭐니뭐니 해도 콘텐츠가 좋아야하지 않을까요?

◆ 윤복실> 맞습니다. 넷플릭스가 넷플리스 오지리널이란 이름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콘텐츠를 확보해야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걸 넷플릭스가 알고 있었다는 건데요. OTT 플랫폼의 시대라고 하지만,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플랫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 자사 플랫폼에서 빠졌을 때 이용자들이 30% 이상 빠진 경험을 한 바가 있습니다. 거기에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더욱 콘텐츠의 중요성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넷플릭스가 지배적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자금력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한 것에 있습니다. 거기에 콘텐츠의 퀄리티는 담보되어야 하는 것인데요, 사실, 넷플릭스의 콘텐츠는 일상적이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들이 많습니다. 오징어게임, 지옥, DP 등 성공적인 한국의 콘텐츠들도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엘로우 저널리즘이라고 들어보셨을 건데요,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선정적이고 비도덕적인 기사들을 과도하게 취재, 보도하는 경향을 이르는 말인데, 보도부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시청자를 사로잡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도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가 동원됩니다. 

◇ 김양원> 그런 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남다른 것 같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착한 드라마, 순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니까요. 
드라마 제작사들이 드라마 우영우의 사례처럼 아이피를 확보한다면 드라마 제작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까요? 

◆ 윤복실> 적어도 PPL 범벅인 드라마는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좀더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우영우 시즌2를 제작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것도 지적재산권을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가졌기 때문인데요, 플랫폼으로 기울어졌던 콘텐츠 시장을 제작사 쪽으로 균형을 맞추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상당히 있습니다. 콘텐츠산업은 IP 비즈니스라고도 하는데 진정한 IP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으면 합니다. 

좋은 콘텐츠와 제작역량만 담보되면 플랫폼 종속에서 벗어나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 K 콘텐츠가 안타까운 것은 지배적 플랫폼에 종속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IP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진정한 K 콘텐츠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김양원> 네, 요즘 지상파나 종편사들이 넷플릭스에 드라마나 예능작품을 납품하는 신세가 된 것은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던데요. 콘텐츠 지적재산권을 통해서 독립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플랫폼과의 상생하는 공존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복실>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문화연구자 윤복실 박사였습니다.


김양원(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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