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시간 : [토] 20:20~21:00 / [일] 23:20~24:00 (재방)
  • 진행 : 최휘/ PD: 신동진 / 작가: 성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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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광복절 경축사, '자유'와 '독립운동', 그리고 '건국절' [미디어비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8-22 09:44  | 조회 : 927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2년 8월 20일 (토요일)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이번에는 미디어 비평 순서인데요.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김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하 김언경)> 네 안녕하세요. 

◇ 김양원> 취임 100일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 집권 석달을 지난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추락한 국정지지도로 인해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이번주 초에 광복절이 있었죠. 경축사가 주목됐었는데,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우리 언론들이 어떻게 보도했나 짚어주신다고요. 

◆ 김언경>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는 항상 큰 의미를 갖습니다. 모든 대통령들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서 광복의 의미를 정리하고, 자신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남북관계나 한일 관계 등에 대한 철학도 밝히고는 하죠. 따라서 기자들도 경축사의 메시지를 분석하는 보도들을 내놓곤 했죠.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광복절 경축사라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빅카인즈에서 8월 15일부터 8월 17일 정오까지 광복절 경축사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총 661건이 검색됩니다. 빅카인즈 수집 언론사는 52개라는 점에서 이틀 간의 보도라고 했을 때 비교적 많은 보도량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보도가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와 문제점을 제대로 짚었는가 살펴보면 아쉬움이 있습니다. 

◇ 김양원>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보도량은 꽤 됐지만 보도내용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이신데요. 일단 이번 경축사에선 대북관계와 한일관계에 대한 내용이 주로 화제가 됐던 것 같아요.

◆ 김언경> 이번 윤 대통령 경축사에서는 ‘자유’가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였습니다. 경축사의 타이틀도 “위대한 국민, 되찾은 자유 새로운 도약”이었습니다. ‘자유’는 경축사에 총 33번 등장합니다. 다른 단어들은 얼마나 등장했나 보면요. 독립이 18회, 국민이 15회, 세계가 12회, 평화와 경제가 각각 9회, 민주주의가 6회, 미래가 6회, 혁신이 6회, 세계시민과 인권이라는 단어가 5회 등장합니다. '민주공화국'과 '법치'는 각 1회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이번에는 자유를 매우 강조한 경축사라고 볼 수 있는데요.

◇ 김양원> 윤 대통령이 사실 취임사에서도 그랬고 이 자유에 대한 언급을 참 자주 하시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이번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도 언론에서 ‘자유가 33번 언급됐다.’ 이런 기사들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 김언경> 맞습니다. 그런데 좀 살펴보고 싶은 것은 보통 광복절 경축사를 분석할 때 늘 나오는 해묵은 논란이 있습니다, 광복절을 광복절로 규정할 것인가, 건국절로 재의미할 것인가 인데요. 광복절 경축사 관련 보도 661건 중에서 건국절이라는 키워드가 함께 들어 있는 보도를 살펴보니까 총 31건이었습니다. 이들 보도 중에서는 MBC의 15일자 보도, [자유 언급하며 일본과 협력 강조, 반성은 없었던 경축사]와 같이‘1948년을 건국절로 하자는 일부 우파 세력의 시각에서 벗어나서 상해 임시정부의 적통을 인정하면서도 독립운동을 자유민주주의 틀 안에서 좁게 해석했다는 논란이 예상됩니다’라면서 발언을 지적한 보도도 있었고요. 반대로 서울신문 16일자 보도 [尹, 상하이 임시정부 적통 인정… 건국절 논란 없었다]에서와 같이 진보 진영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상하이 임시정부 역사를 이번 경축사에서 끌어안았다는 분석이다라면서 건국절 논란을 잘 피해갔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굉장히 화제였는데요. 독립운동이 언급된 보도는 191건이었습니다. 이들 보도는 ‘독립운동은 자유투쟁’이라는 것을 강조하거나 띄워주는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문화일보의 16일자 이상현 세종연구소장의 칼럼 [尹 “독립운동 = 자유투쟁”… 北·日 ‘동북아평화 여정’ 초대했지만 곳곳 장애]에서는 ”독립운동을 자유의 확대라는 현재진행형으로 연관시키려는 그의 생각, 즉 대통령의 생각은 국민·세계·평화·민주주의·세계시민 등 용어를 수차례 동원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현재화’시켜 ‘과거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라는 등 윤 대통령의 발언을 자유론이라고 정리하면서 의미있게 평가했습니다. 서울경제의 15일자 보도 [광복절 경축사 '세계시민' 강조…민족사 넘어 국제주의 관점서 해석]에서도 ”전체주의 국가인 북한과 대비해 자유·인권 등을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이 독립운동의 진정한 계승자라는 취지다. ‘공산 세력에 맞서 자유국가를 건국하는 과정’을 독립운동의 연장선으로 해석하고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을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로 규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라면서 한마디로 좋은 의도로 칭찬했습니다. 

◇ 김양원> 자유에 대해서 강조하신 것, 특히 또 독립운동 역시 자유를 추구하는 과정이다. 윤 대통령의 경축사를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도했군요.

◆ 김언경> 독립운동에 대한 부분은 크게 지적을 하지 않았는데요. 사실 저는 생각이 좀 다른데, 독립운동은 자유추구의 과정이라는 발언은 사실 독립운동사에 대한 ‘훼손’이나 ‘왜곡’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에선 이런 분석은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어요. 윤석열 대통령의 경축사에선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자유민주주의 추구’로 한정하는 듯한 발언이잖아요. 정확하게 워딩을 보면 “3.1독립선언과 상해 임시정부 헌장,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 정신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 “독립운동가들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한 것인데요. 사실 이것은 사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독립운동사를 보자면 당연히 다양한 이념 지닌 독립운동가들이 존재했고요. 남북 이념대결과 전쟁 등 통해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도 많은데요. 윤 대통령 경축사 표현은 딱 ‘반공주의자들’만 독립운동가로 인정한다는 식의 선언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주장은 1948년 건국절 추진으로 많은 비난을 받았던 뉴라이트계 주장의 변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른바 건국절 논란을 피했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1919년 임시정부 적통은 인정하는 듯한 모양새로 보이면서도 임시정부 역사 중에서도 좌익 독립운동가는 배제하고 배격하겠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이는 독립운동마저 이념으로 편을 가르겠다는 의지로 여겨져서, 거기에 대해서는 언론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런 부분이 좀 미흡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6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했더라도 이후 북한 정권 수립 등에 협조했다면 독립유공자로서 예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 김양원> 이번 광복절 경축사, 한일관계에 대한 메시지도 큰 화제가 되었어요. 관련 보도는 어땠습니까?

◆ 김언경>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의 조속한 복원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는데요. “세계시민의 자유 위협하는 도전, 맞서 함께 힘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고 칭했습니다. “보편 가치 기반으로 양국 미래와 시대적 사명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한다.” “자유 찾기 위해 시작된 독립운동은 이제 보편가치에 기반해 세계 시민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는 것으로 계승 발전돼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과거사를 제대로 해결해야 보편적인 가치 추구를 위한 협력을 할 수 있는 것임은 분명합니다. 가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피해자가 이제 과거는 묻고 앞으로 나아가자라고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다시 저는 되물을 수밖에 없고요. 또한 ‘김대중 오부치 공동선언 2.0 시대 실현’을 다시 제안했습니다. 김대중 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제안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었는데요. 일본 총리의 ‘한국 국민에 대한 과거 식민지 지배로 인한 손해와 고통’ 역사적 사실 인정 및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먼저 내놨기 때문에 당시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일본 상황은 오부치 시절과는 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어색할 수 있다고 느꼈는데요. 현재 일본은 우경화, 그리고 혐한화, 강제징용 기업 국내 자산 현금화 등, 한마디로 일본은 혐의를 거부하고 무조건 한국 정부가 대법 판결을 뒤집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오부치 선언을 언급한 보도가 203건이나 되고요. 이런 보도 중에서 오부치 공동선언 2.0 시대 실현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 냉철하게 평가하고 있는 보도는 부족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 김양원> 네 아마 이전 정부에서의 한일 관계가 아무래도 경색돼 있었기에 좀 뭔가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으려고 했던 건 아닐까, 저는 이런 생각이 좀 드는데요. 또 이 광복절 때 항상 논란이 되는 부분이에요. 당일날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관련한 언급인데, 이런 부분은 좀 짚어보셨나요?

◆ 김언경> 일단 8월 16일에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기자가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납하고 관료들이 몇 년째 참배하는데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는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8.15 우리에겐 광복과 독립을 맞은 날이지만 일본은 2차 대전 패전한 날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년 8.15마다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든 예를 표하는 건 멈출 수 없는 관습인데, 사전에 여기에 대해 한일이 어떻게 교감하느냐, 그 이후 반응 어떻게 조절해 나가느냐가 문제다.”라고 답했습니다. 이것은 대통령실의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은데요. 야스쿠니 신사는 A급 전범이 합사하고 그걸 신으로 받드는 일종의 종교시설입니다. 일본의 전쟁 피해자나 전몰자 추모 공간이 아니고요. 고위급 각료들이 참배를 중단한 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우교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나치를 이해하자는 얘기랑 마찬가지다. 이해하면 안 된다. 일본 국민들 중에서도 이해 안 하는 사람이 거의 70%인데 그런 식으로 하면 절대 안 되는 발언이다.”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8.17일까지 야스쿠니 관습에 대해서 보도한 것은 10건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비판 기사는 민주당의 “어느 나라 대통령실인가”라는 비판을 받아쓴 수준이 대부분이었고요. 나머지는 파이낸셜뉴스 16일자 보도 [日기시다, 야스쿠니 봉납에 대통령실 비판 자제 "사전 설명해와"]라는 보도인데요. 이 보도와 비슷한 내용들이 많았어요. 이 보도는 기시다 총리가 아스쿠니 신사에 공물 대금을 봉납한 것은 사전에 우리 측에 설명도 해줬다면서 대통령실의 설명을 긍정적으로 받아쓰는, 그러니까 사전에 미리 설명을 했고 양해가 된 상황에서 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받아쓰는 보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김양원> 8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한 가해국 일본에 대한 언급도 해마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주요 대목 아니었습니까? 이번에는 이런 언급이 좀 없었죠.

◆ 김언경> 네 언급이 없었고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윤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대해 지적을 했습니다. 언급이 안됐다는 것에 대해서. 이를 보도한 기사는 46건이었습니다. 동아일보의 15일자 보도 [이용수 할머니, 尹 대통령에 “광복절인데 위안부 언급 없어”]라는 보도는 내놨어요. 동아일보에서는 [위안부 언급 없는 윤석열. 일본 반성과 사죄가 먼저]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한 8월 16부터 본격 보도된 야권 반응 보도에서도 이용수 선생의 발언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보도들도 언론 스스로가 위안부 피해 생존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윤 대통령의 경축사를 지적하는 것이 아니고, 이용수 선생과 야권의 비판의 목소리를 옮겨서 전하는 수준의 보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 김양원> 네. 윤석열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오늘 짚어봤는데요. 기존 언론 보도에 미처 우리가 보지 못했던, 듣지 못했던 내용들을 소장님께서 많이 꼼꼼하게 지적해주신 것 같아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감사합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미디어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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