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 혐오보다 과학적인 방역과 백신 (서울대 박한선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3-30 17:26  | 조회 : 76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진행 : 김창기 의사

방송일 : 2022330(수요일)

대담 :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 혐오보다 과학적인 방역과 백신 (서울대 박한선교수)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서울대 인류학과의 박한선 교수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박한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이하 박한선)> , 안녕하세요. 박한선입니다.

 

김창기> 이번 주 교수님과 함께 혐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최근에 코로나 때문에 더 늘어난 혐오의 문제점들, 빼놓을 수가 없죠.

 

박한선> 물론입니다. 코로나 19는 팬데믹, 즉 세계적인 유행이거든요. 그러니까 감염에 대해서 없던 불안도 생기는, 감염병 자체에 대한 위협보다도 감염이 불러일으키는 사회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 보건복지부에서 긴급발표를 해서 코로나 19 공중보건위기에 따른 사회심리영향평가, 그런 연구를 제가 한 적이 있었거든요. 예상했던 대로 사람들의 혐오반응이 크게 높아졌어요. 지역, 성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이 다 예전에 비해서 자신의 건강에 대해서 더 걱정하고 모르는 대상에 대해서 더 역겨워하고 혐오하는 반응들이 높아졌습니다.

 

김창기> 유색인종이라든지, 외국인들에게 더 쏠리는 경향들도 있어서 안타까웠어요.

 

박한선> 물론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다인종 국가거든요. 그래서 아시안 헤이트, 아시아인 혐오가 크게 높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그냥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가서 직접 폭행을 한다든지, 따돌린다든지, 하는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김창기> 어휴, 무서워요.

 

박한선> 맞습니다. 뉴욕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코로나 이후에 인종 관련된 범죄가 8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아시아인들을 많이 향하고 있고 한국인도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저희는 코로나 전파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식의 혐오의 대상이 돼서 손해를 보고, 피해를 보고, 소위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김창기> 이렇게 답답하고 불행한 상황을 누군가에게 원망하고 지탄할 대상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박한선> 그런 부분도 있을 거예요. 혐오는 사실 상대를 회피하는 그런 반응으로 나타나는데, 코로나는 사실 감염병이라고 보기에 단지 감염병 문제만은 아니거든요. 경제적으로도 많이 어려워지고, 직업도 잃고, 인플레이션도 일어나고, 이런 사회 총체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김창기> 또 사회적인 자유도 제한되고요.

 

박한선> 맞습니다. 거리두기 때문에 사람들 만나기도 어렵고요. 그러니 특정한 대상에게 네가 이 문제를 만든 원인을 제공했다, 이렇게 얘기하면서 미워하는 분노의 반응, 공격성이 동시에 같이 나타나곤 합니다.

 

김창기> 이런 왜곡된 혐오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교수님께서 쓰신 책에서 감염병, 그리고 혐오와 싸울 수 있는 답은 분명히 우리 인류의 과거에 있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박한선> 제가 작년에 감염병 인류라고 하는 책을 하나 썼는데요. 마지막 장에 해결책을 저 나름대로 제안을 했어요. 혐오는 오랫동안 인류의 건강을 지켜준 필요악입니다. 그런데 아주 원시적이고 죄 없는 희생자를 많이 낳는, 효과적인 전략은 아니에요. 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면 사실 혐오가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아닙니다. 200년 전부터 의사들은 백신도 만들고 치료제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누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어요. 그러니까 단지 막연한 이미지나 소문에 의거해서 어떤 사람들을 미워하고 혐오하고 이런 식의 이득이 하나도 없는 거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백신이 특히 그래요. 실험을 해 봤는데, 백신을 맞은 사람은 혐오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어요. 백신을 맞으면 자신의 건강이 안전해졌다고 안심이 드는 거예요. 안심이 되면 사람들에게 좀 더 관대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김창기> 혐도가 덜 예민해지는 거죠.

 

박한선> 그렇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마스크가 충분하다, 치료제가 충분하다, 백신이 충분하다, 그리고 의료시스템이 튼튼합니다, 라고 얘기를 하는 게 사람들이 이렇게 안심하는 상황이 되어야 서로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거든요. 백신도 없고, 치료제도 없고, 질병에 걸리면 죽을지도 몰라. 이런 상황이라면 혐오반응을 막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문제는요. 이 신석기 혁명, 즉 우리가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문제가 많이 심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인류 사회에서 가장 먼저 생긴 전문직이 뭘까요. 바로 의사입니다. 우리들은 의사, 그리고 의학이라고 하는 걸 먼저 발명했어요. 그리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무던히 애를 썼고 200년 전부터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습니다. 혐오보다 과학적인 방역, 그리고 효과적인 백신 접종이 혐오의 세상에서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김창기> 그래서 원시적인 반응보다는 감정적인 반응보다는 현대의 과학적인 판단을 더 앞세워야 한다는 얘기겠죠?

 

박한선> 그럼요. 물론입니다.

 

김창기> 박한선 교수님과 함께한 마음주치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한선> , 고맙습니다.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한국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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