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주치의
  • 방송시간 : [월~금] 05:21, 09:17, 14:52, 00:15
  • 진행 : 동물원 출신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 / PD : 김혜민 / 작가 : 정상림

인터뷰 전문

[마음주치의]트라우마는 타인과의 안전한 관계에서 시작된다.(심민영 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2-03-10 17:15  | 조회 : 772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진행 : 김창기 의사

방송일 : 2022310(목요일)

대담 :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사업부 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음주치의]트라우마는 타인과의 안전한 관계에서 시작된다.(심민영 부장)

 

김창기 의사(이하 김창기)>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습니다. <마음주치의> 노래하는 의사 김창기입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는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사업부 심민영 부장님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마음주치의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아니어도, 확진자 유가족이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코로나로 인한 약간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것이죠.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사업부 부장(이하 심민영)> , 저부터도 그렇습니다. 나도 걸릴 수 있다. 그리고 내 부모님이 잘못하시면 돌아가실 수도 있다. 내가 가족들과 코로나 때문에 떨어질 수가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 받거나 손가락질 받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은연중에 갖고 몇 년째 사실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창기> 불안을 계속 안고 살다 보면 뇌의 불안센터가 과열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게 바로 트라우마죠.

 

심민영> 맞습니다. 예민해지죠.

 

김창기> 그렇게 본다면 심각한 트라우마의 출현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인데요. 문제는 극복이죠.

 

심민영> 물론 트라우마 사건은 안 겪는 게 제일 좋죠. 그런데 우리가 사건 자체를 어떻게 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그렇다면 집중을 해야 하는데요. 내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내가 이 사건으로 인한 충격이나 후회나 분노, 이런 것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미 지나간 일, 벌어져서 어쩔 수 없는 일에 내 에너지를 더 이상 소모하지 말고 조금 더 나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역량을 모으는 것이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창기> 그렇죠. 지금 거대한 전쟁이 일어난 것이고 전쟁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보고 승리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겠죠.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내가 스스로 노력하거나 꼭 해볼 만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치료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심민영> 먼저 트라우마가 우리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트라우마 사건은 일단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인생관, 세계관에 영향을 미칩니다. 세상이 안전하지 않다. 사람들을 믿을 수가 없다. 나는 충분히 나나 내 가족,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만큼 그렇게 유능하지 않다. 계속 거기에 머물러 있는 거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요. 그러다 보니까 관계도 단절되고, 내가 좋아했었던, 즐겼었던 활동들도 그만두게 되고 굉장히 불안하고 우울하고 냉소적으로 변하게 하는 속성이 있죠. 그런데 이제 이러한 변화는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행위 자체는 사실 굉장히 보호적인 측면이 있거든요. 내가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기 위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세상을 더 이상 신뢰함으로서 나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생존적, 방어적인 부분이 있지만 결국에는 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들어요. 세상이 위험하다는 가정에 머물러 있게 하고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죠. 그래서 결국 이것을 뒤집는 경험이 필요한데요. 어떤 요소들이 필요하냐면 안정감. 또 조절감. 효능감. 이런 것들을 촉진시키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안정감이라는 건 대표적으로는 안전한 관계에서 시작이 되는 거죠. 물론 모든 사람을 다 믿을 수는 없어요. 신뢰하지 못할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그런데 적어도 안전한 사람을 내가 선택할 수는 있죠. 안전한 관계에서 나의 경험. 나의 고통을 노출하는 식으로.

 

김창기> 흔들릴 때 붙잡아 줄 수 있는.

 

심민영> 맞습니다. 긍정적인, 지지적인, 내가 자원을 얻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조금씩 다시 벗어날 수 있는 힘을 얻는 거죠. 그리고 몸을 통해서 조절감을 찾는 것도 저희가 굉장히 강조하는 부분인데요. 이 트라우마는 굉장히 심신을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에 호흡도 가빠지고 심장박동, 이런 것도 굉장히 빨라지고 소화도 잘 안되고. 이런 심신의 신체적인 변화가 수반됩니다. 그래서 이걸 직접적으로 안정시키는 다양한 기법들이 있어요. 이를테면 명상이라든지 복식호흡이라든지, 이런 연습들을 통해서 몸이 진정되게 되면 훨씬 조절감이 생깁니다. 그럼 자신감도 생기는 거거든요. 그리고 적당한 활력이 있어야지만 세상으로 나갈 용기도 생기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하면서, 적어도 일상생활, 내 관리, 이런 걸 통해서 활력을 유지하는 것. 더 나아가서는 본인이 좋아했던 운동, 아니면 하고 싶었던 뭔가를 하는 것도 좋고요. 그래서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조금씩 노출을 하고 거기 성공하면서 점차 효능감을 갖게 되는 방식으로,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김창기> 스스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흔들리는 나를 잡아줄 누군가와의 연결을 계속 강화하는 것. 그 노력이 더 중요할 것 같아요.

 

심민영> 가장 기본이 되는 거죠.

 

김창기> 심민영 부장님, 오늘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심민영> , 감사합니다.

 

김창기> <마음주치의>는 한국오츠카와 대한정신건강재단과 함께합니다. 저는 내일 다시 당신의 마음에 안부를 묻기 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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