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9/8(화) ‘폐하’와 ‘전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9-08 10:11  | 조회 : 312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시무7가 장안의 화제입니다. 옛날 상소문 형식을 빌어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청원문이지요. 저도 좀 찾아서 읽어봤는데요, 재밌게도 폐하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폐하는 황제를 부르는 호칭인데요, 황제는 진시황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황제를 부르는 말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는 대한제국을 세운 고종과 그 뒤를 이은 순종만이 폐하라고 불린 적이 있습니다. 폐하라고 할 때, ‘라는 말은 섬돌이라는 말인데요, 황제가 집무하는 공간인 대전을 올라가는 계단을 가리킵니다. 폐하는 바로 그 계단 아래라는 말이기 때문에요, 원래는 신하들이 자신의 위치가 바로 그 계단 아래에 있다, 이런 말로 쓰였는데요. 이게 점점 황제를 부르는 말로 변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을 낮춰서 상대방을 높이는 말로 만든 겁니다. 폐하가 황제를 부르는 호칭이었기 때문에 조선 시대 우리는 대신 전하라는 말을 썼습니다. 전하는 황제가 일을 보는 건물인 의 아래에 있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경복궁의 정전의 이름은 근정전인데요, ‘이라는 말은 이렇게 왕이나 왕비만이 쓸 수 있는 건물의 이름입니다. 건물에도 정확한 서열이 있었는데요, 전 다음에 한 단계 급이 낮은 건물은 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은 왕의 아들이나 벼슬을 받은 사대부가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상관이라고 하면 정삼품 이상의 벼슬을 받고, 당 위에 앉을 수 있는 고위 관리를 뜻했습니다. 세자에게는 또 저하라는 호칭을 쓰기도 했는데요, 이 때 자도 집이라는 뜻이지만, 건물의 서열에는 보통 잘 넣지 않습니다. 당 다음 단계는 입니다. 대원군을 합하라고 부른 건 이 때문입니다. 합 다음은 각입니다. 예전에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른 까닭입니다. 합은 원래 쪽문이라는 뜻이고 각은 문설주라는 뜻이기 때문에 당에 비하면 건물의 규모나 그 건물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지위가 한참 뒤집니다. 전당합각, 이렇게 이어진 건물의 서열은 재헌루정으로 이어지는데요. 재는 보통 일상생활을 하거나 조용히 공부를 하면서 지내는 공간이고요, 헌은 대청마루, 루는 바닥이 땅에서 떨어진 마루, 정은 말 그대로 정자입니다. 옛날 건물은 이렇게 전당합각재헌루정이라는 서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謝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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