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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남북 냉각기 필요, 외교안보 라인 대대적 개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18 08:55  | 조회 : 2340 
YTN라디오(FM 94.5)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8일 (목요일)
□ 출연자 :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 남북관계 파탄은 사실 1년 전에 이미 예고
- 지난해 7월 ‘김정은의 권언’ 북한의 불만은 여기에
- 南 평화의 악수 연출 후 뒤돌아서서 이중적 행태
- 하노이 이후 열탕에서 냉탕으로
- 9.19 합의 때 주인 자리 회복했어야...오늘의 위기 초래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노영희 변호사(이하 노영희): 북한이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는데 이어 우리의 특사 파견 제안을 거절하며 철저히 소통의 문을 닫고 있습니다. 딱 20년 전인 6.15 남북 공동선언과 비교하여 정반대로 가고 있는 지금의 남북 관계, 무엇이 문제인지 한 번 진단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분을 오랜만에, 어렵게 수소문하여 연결하였습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입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하 정동영): 네, 안녕하세요.

◇ 노영희: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정동영: 잘 지냅니다. 오랜만에 사람답게 잘 지냅니다.

◇ 노영희: 사람답게 지낸다고 하셨는데, 사람답게, 라는 게 어떤 말일까요?

◆ 정동영: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노영희: 최근 기사에서 보니까 우리 대표님, 평화 통일 전도사로 변신하셨다, 이런 이야기가 들리던데 어떤 건가요?

◆ 정동영: 10년 전부터 제가 활동해오던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고 하는 연구소 활동의 2단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남북 자유왕래 실현, 북한 식량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 노영희: 대륙으로 가는 길이요? 이 연구소 활동 잘되시기를 바라겠고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북한이 남북연락공동사무소를 폭파시키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북한의 이런 움직임, 일단 총평을 하신다면 어떻게 보실까요?

◆ 정동영: 충격적입니다. 불과 1년 반 전을 생각하면 하늘과 땅 차이죠. 그러니까 남북관계에 대해서 북한이 가지고 있었던 최근의 실망감이 배신감으로, 그리고 이것이 적개심으로 변한 결과다, 이런 느낌이 드네요.

◇ 노영희: 충격적이다, 배신감을 느꼈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사실 저도 이해가 안 가는 게 왜 우리한테 이러죠? 미국한테 그래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정동영: 사실 이 문제를 표피만 들여다봐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뿌리를 봐야 하거든요. 원인 진단, 분석을 제대로 해야 처방이 나올 텐데요. 최근에 6월 6.15를 전후로 한 이런 원색 비난과 남북관계 파탄 지경은 사실 1년 전에 이미 예고됐다고 생각합니다. 1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작년 2019년 7월 달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핵심을 짚은 게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작년 7월에 김정은의 권언이라고 하는데요. 남쪽에 대한 권고죠.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화법을 썼어요. 그다음에 그 뿌리는 또 작년 2월 달에 하노이 노딜에 닿아 있고. 하노이 노딜의 뿌리는 그전에 2018년 9.19 평양 합의, 그리고 백두산에 가서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았잖습니까? 일련의 맥락 속에서 씨앗이 있었던 거죠. 가장 중요하게는 작년 7월 권언의 내용이 뭐냐면,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남한 측이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이나 군사연습과 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빨리 2018년 4월 판문점, 그리고 9월 평양 정상회담의 그런 정신으로 돌아와라, 이런 경고성 권언을 냈는데요. 북한의 불만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 노영희: 작년 7월 25일에 또 무력도발을 했었는데요. 

◆ 정동영: 그게 이런 발표를 했어요. 남한 측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면서 공동선언이니, 합의서니 하는 문건을 만지작거리지만, 뒤돌아서서는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 군사연습 강행 같은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불만을 직접 표출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강공을 펼치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 노영희: 저희가 사실 그렇게까지 연결을 시켜야 하는지 몰랐는데, 말씀 듣고 보니까 정말 중요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 정동영: 사실 한미 군사연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씩이나 본인의 입으로 쓸 데 없는 짓이다, 돈만 들어가는 일이다,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어쨌든 최근 한미 양국은 연합공중훈련에다가 미사일 방어체제 통합 훈련을 실시한 바도 있고, 또 올 하반기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어서 자신들의 말이 철저하게 북의 입장에서 봤을 때요. 자신들의 이야기가 철저하게 묵살당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배신감, 그리고 이것이 적개심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봐야 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렇군요. 정동영 대표님이 사실 통일부 장관으로 계실 때 개성공단 사업이 막 시작됐는데, 그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단 말이죠. 그 모습을 보셨을 때 어떠셨어요?

◆ 정동영: 안타깝죠. 그것도 충격적이고요.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관계 대전환의 상징이거든요. 서로 적과 적의 관계를 이제 돌아서서 악수하고, 서로 소통하자고 하는 그런 상징이었고, 이 출발은 13년 전, 2005년도에 개성공단이 본격적으로 시동, 가동이 되면서 건물을 우리가 짓고, 그리고 3층에는 북측이 입주하고, 2층에는 우리 측이 입주를 해서 서로 2,3층 나눠 쓰면서 개성공단 협의를 했던 건물인데요. 그것이 2018년 평양 합의의 결과로 정부 차원의 남북 간 연락사무소로 격상됐는데요. 이것을 폭파해버린 것은 참담한 일이고요. 북으로서도 정상국가의 행태는 아니거든요. 이런 식의 대응은 부적절하고, 백해무익하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어쨌든 김여정 제1 부부장이 담화를 하면서 폭파하겠다고 하더니 속전속결로 했어요. 결과적으로 그 이후에 여러 가지 거친 언사를 쏟아내고 있어서 우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정확히 원하는 게 뭡니까?

◆ 정동영: 앞에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만, 그러니까 본질, 핵심에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북핵 문제 중제를 하면서 성공한 것은 있죠.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내고 성공은 성공대로, 그리고 실패는 실패대로 있는 그대로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실패라고 하는 건 어쨌든 2월 하노이 이후에 1년 반 동안 남북이 완전 남북관계 제로 상태로 갔거든요. 그러니까 열탕에서 냉탕으로 바뀌어 버린 건데요. 여기서 핵심적인 사항 또 하나는요. 2018년 9.19 합의를 할 때 평양 정상회담, 역사적인 문건입니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백두산에 가서 남북 정상이 두 손을 잡았단 말이에요. 백두산은 그냥 산이 아니잖아요? 민족의 성산이고, 또 역사성을 상징하고 있는데, 거기서 남북의 두 정상이 손을 잡은 것은 분명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 남북한 주민들에게도 그렇지만 이게 미국에 대해서, 중국에 대해서, 일본에 대해서, 러시아에 대해서, 주변 열강에 대해서 확실한 메시지를 보낸 거거든요. 한반도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한반도인이 결정한다고 하는 자주적, 주체적 메시지를 보낸 건데요. 그것을 받들어서, 그 정신을 받들어서 사실 주인의 자리를 회복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지점이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사실 2018년 9.19에 북한이 영변 핵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 그것은 그냥 고철 덩어리를 팔겠다, 그런 게 아니고 북한 핵 역사에서 북측이 남쪽에 비핵화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방도를, 방안을 남쪽에 쥐어준 것은 그것이 최초거든요.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설득해서 얻어낸 거란 말이죠. 설득해서 북한의 영변. 북한 전체 핵 능력의 최소한 70%에 해당하는 영변 핵을 포기하겠다고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을 받아내고 그다음 날 백두산 정상에서 손을 잡았으면 그것으로 북핵 문제의 주인은 남북한이 된 거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을 놓쳐 버린 것. 여전히 북미가 앞장서야만 남북관계가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이라고 표현합니다만, 선순환이 될 수 없는 구조였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주인의 자리를 회복했어야 하는데, 북한이 손을 크게 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북한은 통남북미를 그다음부터 외치고, 우리에 대해서는 이렇게 적대적으로.

◆ 정동영: 그 후에 미국이 한미 워킹그룹을 제안해오고 그것을 덥석 받은 것이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에서, 워싱턴에서, 번갈아가면서 긴밀하게 북핵문제 해결에 관한 사항만 이야기를 했으면 좋은데, 이것이 결국 포괄적으로 남북관계까지 끌려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남북관계는 기본적으로 주권 사항입니다. 미국하고 마주앉아서 한미 워킹그룹에서 사실상은 결재 받는 구조가 되어 버렸어요. 미국의 요구를 뿌리칠 수 없는. 그래서 그 틀 속에서 남북관계가 제약이 된 겁니다. 이것은 패착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한미 워킹그룹이 그동안 제 기능을 못 했다, 우리가 오히려 끌려 가는 모습을 연출한 것에 불과하다, 이렇게 판단을 하시는데요.

◆ 정동영: 제 기능을 못한 것이 아니라 미국이 남북관계가 독자적으로 가고 있는 것을 제동걸고자 하는 그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거기에 순응한 것이 패착이라는 거죠.

◇ 노영희: 그렇군요. 그리고 또 어제 김현철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은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남북관계를 풀어보려고 했는데, 이것이 잘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표시한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국면을 전환해야 하거든요. 당분간은 냉각기가 필요하고, 물론 강대강으로 청와대로 성명을 내고, 국민 정서나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면 우리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냉각기가 필요하죠. 그리고 반전을 모색해야 하는데요. 그 가운데 외교안보 라인의 대대적인 개편. 이것도 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러면 통일부 장관 사의 표명한 것은 청와대가 받아야 하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 외교안보 라인도 바꿔야 한다? 그런데 현 시점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에 끌려다니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도 있던데요?

◆ 정동영: 그러니까 통일부 장관 한 사람의 거취만 가지고 반전을 도모하기는 뭐하고요. 금방 말씀처럼 성공한 것은 성공한 것대로 평가하되, 남북관계 속에서. 북핵 문제 중재를 통해서. 실패한 것은 실패한 것대로 짚어야죠. 그 원인이 어디에서 이 기회를 놓쳤는가 하는 것을 짚고, 그리고 NSC 체제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외교부는 외교부의 기능이 있고, 통일부는 통일부대로, 외교부는 외교부대로,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다 본래의 목적과 기능이 다르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반도 문제의 핵심은 핵 문제고, 남북관계 문제잖습니까? 그러면 NSC를 이끌어가는 것은 통일부를 중심으로 끌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통일부가 하나의 부속기능처럼 된 것은 현재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해서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NSC 체제 자체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체제 자체를 개편해야 한다. 문제는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통일부 장관도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고, 여러 가지로 수습을 해야 하는 국면이 되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는지에 따라서 모습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어떤 걸까요?

◆ 정동영: 미국이 중요하죠. 미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합니다. 제가 개성공단을 열 때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미국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직후였고, 이라크 전쟁을 벌이는 중이었고, 또 북한이 우라늄 핵 개발로 해서 2차 핵 위기가 폭발해있었던 때였기 때문에 이판에 무슨 개성공단이냐, 라고 하는 게 미국의 입장이었어요. 겉으로는 속도를 조절하라고 하는 것이었지만 정면 반대였거든요. 이것을 돌파한 것은 역시 미국도 합리적인 주장 앞에는 설득이 가능하다고 하는 것을 방증하는데요. 당시 제가 네오콘의 수장이었던, 강경 보수파의 수장이었던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을 설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어렵지만 미국도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고, 북이 도발을 하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악재거든요. 트럼프를 적극 설득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어요, 남북관계에.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우리가 풀어보겠다고 나서서 일단 8월로 예정된 한미 군사연습 중단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뭔가 대대적인 NSC 체제 개편, 그리고 8월 한미 군사연습 중단, 이런 큰 틀에서의 전환을 가지고 이제 한반도 문제 주도권을 우리가 행사하겠다, 라는 자세. 저는 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이 문제를 풀어가는 첫 단추라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그런데 사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비상하고, 비범한 위협이다, 이렇게 규정을 하면서 오히려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가 나왔단 말이에요?

◆ 정동영: 남북관계를 언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머릿속에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재선이 생명줄이잖아요. 그리고 북핵 문제나 한반도 문제는 그중에 여러 가지 중 1/N에 불과할 뿐이에요. 이제 우리가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이제 당신 조금 가만히 있고, 우리가 이 문제 평화적으로 해낼 테니 당신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도 있지 않느냐. 이거 저는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영희: 네, 그렇군요. 오늘 아주 중요한 말씀을 들은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동영: 감사합니다.

◇ 노영희: 지금까지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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