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미주 한인을 지키는 힘, '무력'이 아닌 '연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6-11 10:09  | 조회 : 689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6월 11일 목요일
□ 출연자 :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시작된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주말,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경찰 폭력과 인종차별을 끝내자는
한인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LA 한인타운은 1992년 4월 29일 당시 흑인이 주가 된 방화, 약탈에 한인 상인들이 큰 아픔을 겪은 현장이기에, 이번 평화 시위는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오늘은 이 시위에 직접 참가하신 미주민주참여포럼 최광철 대표 전화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이하 최광철):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먼저 지금 상황부터 여쭤볼 텐데요. 대표님께서 현재까지 파악하신 LA 한인들 시위 관련 피해 상황은 어느 정도입니까?

◆ 최광철: 네, 지난 5월 26일 흑인 故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이번 시위가 일부 약탈과 방화로 이어지면서 지난 92년 LA 폭동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우리 한인 동포 사회도 많은 걱정이 있었는데요. 그러나 지난 6월 3일을 기점으로 시위가 평화적으로 전환되면서 LA 한인타운의 한인들의 피해는 크게 없어 보입니다. 일단 LA 총영사관 등에 접수된 한인 피해 건수를 보면 30~40여 건으로 보이고요. 또한 92년 당시에 2900여 사업장이 엄청난 피해를 보았던 4.29 폭동과 같이 한인상가들을 특정해서 진행된 약탈과 방화는 없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피해 규모로 봐서는 조금 안심이 되기는 합니다만. 그러면 지금도 시위가 여전히 진행 중인가요?


◆ 최광철: 이제 시위는 많이 잦아들었습니다. 어제 조지 플로이드의 제2의 고향이었던 휴스턴에서 진행된 장례식을 계기로 이제는 시위보다는 고인에 대한 추모와 더불어서 미국 사회의 뿌리 깊게 심어져 있는 인종차별의 근본적인 해결, 그리고 나아가서 경찰개혁에 대한 논의가 조금 더 각계각층에서 본격적으로 일어나는 모양새입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말씀해주신 대로 시위가 많이 잦아들다 보니까 원래는 LA에 주방위군이 투입됐었는데, 지금은 철수가 된 상태죠?

◆ 최광철: 그렇습니다. 92년에 LA폭동사건 이후 28년 만에 방위군이 투입됐는데요. 지난 6월 7일자로 완전히 철수되었습니다. 한인타운에 배치되었던 방위군도 철수했고요. 야간통금도 지난 4일자로 대부분 도시에서 해제되었습니다. 

◇ 전진영: 알겠습니다. 지난 주말에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큰 범위로 일어났고, 그때 당시에 LA 한인타운에서 한인 분들께서 평화시위에 동참하셨다고 하는 소식을 제가 보고 굉장히 인상 깊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당시 시위가 어떤 분위기로 진행됐습니까?

◆ 최광철: 20대, 30대 등 젊은 참가자들이 주를 이뤘는데요. 시위는 매우 차분하고 평화롭게 진행되었습니다. 시위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주변에 진압경찰관들도 전혀 배치되지 않았고요. 이번에는 많은 한인을 비롯한 흑인, 히스패닉, 백인 등 다양한 인종들이 참여했고, 자유발언이 이어졌고요. 또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8분 46초의 무릎 꿇고 손들어 추모하기 시간도 있었고, 특별히 말씀하신 대로 한인 청소년들의 풍물패가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아주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 전진영: 그 시위에 한인들이 몇 분이나 참가하셨나요?

◆ 최광철: 사실 이번 시위는 역사적인 시위로 기록될 만한데요. 이번 LA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진행된 시위입니다. 지난 6월 6일 시위는 아마도 이민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사회구조적 인종차별문제를 이슈로 저희 한인들이 주도했던 최초의 시위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흑인뿐만 아니라 백인, 라티노, 아시안 등 다양한 인종이 참가했고요. 전체 참가자가 1000여 명이 넘을 텐데, 거의 20% 정도 이상이 저희 한인 동포들, 그리고 젊은 청년들로 채워졌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미국의 이런 지금까지 계속해서 남아 있는 인종차별 문제에 한인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최초의 시위로 역사에 기록될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그러면 한인들뿐만 아니라 그런 의미에서 주변에 있는 미국인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 같거든요. 한인들이 시위에 동참한 것에 대해서 주변 미국인들의 반응 들으신 것 있으십니까? 

◆ 최광철: 정말 감동적인 발언이 있었는데요. 그중 두 가지 발언이 아주 저희의 마음을 울렸는데, 새크라멘토에서 방문해서 시위에 참여한 한 젊은 흑인 여성은 지금껏 자라오면서 코리안들은 어글리하게 인식했었다. 오로지 돈만 추구하는 사람들로 아주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인종차별이라는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해 한인들이 함께 하는 모습에서 이제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나아가서 말로만 듣던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한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되었다고 말했고요. 또 다른 흑인여성은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한인사회가 흑인에 대해서 벌어졌다고 오해할 만한 차별의 문제에 대해서 함께 나와 주도적으로 이런 집회를 개최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다고 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려서 주변을 아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 전진영: 주변 흑인들뿐만 아니라 이런 한인들의 의지에 감동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사실 지금 한인들 중에도 피해를 입은 분들도 있고, 사실 시위가 일부 폭력적인 양상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이랬기 때문에 분위기상 그런 시위에 평화적으로 참가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거든요. 시위에 동참해야겠다고 생각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최광철: 네, 사실 한인 동포사회가 다소 지나치게 물질적인, 경제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면서 이전에는 흑인과 히스패닉 계 등의 소수계를 다소 폄하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우리 한인들도 미국 역사 속에서 미국의 흑인들이 중심이 돼서 수많은 희생으로 자유, 민주, 평등의 민권운동에 우리가 수혜자였던 겁니다. 그렇게 미국 사회에서 그렇게 수혜자로 성공하게 된 소수 이민자라는 인식의 부재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 동포사회도 많이 성숙하고 발전했고요.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의 시위에 동참하면서 저 또한 흑인을 포함하여 미국의 많은 커뮤니티에게 미국에 250만 한인들이 살고 있는데, 우리 한인들도 정의롭고 공정한, 그리고 차별 없는 미국 사회를 만드는 그러한 목소리에 언제나 함께한다는 뜻을 작은 행동이었지만 보여주고 싶었고요. 거기에 몇 백 명의 한인들도 그런 마음으로 나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 전진영: 그러시군요. 하지만 제가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시위로 인해서 생계나 일터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도 있기 때문에, 한인들이 시위에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시각에 대해서는 대표님께서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지요.

◆ 최광철: 네,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 미국에서 심각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영업중단이 있어서 많은 피해를 얻었고요. 그리고 이번에 발생한 약탈 피해를 당하신 분들은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시위를 미국인 74%가 그 정당성을 지지하고 있듯이 이번 시위에는 단지 흑인들만이 아닌 어떤 미국의 사회구조적인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백인들과 타 인종도 동참하고 있는 과정이거든요. 또한 그 과정에서 약탈과 방화는 정말 놀랄 정도로 미국의 성숙한 자정 노력이 많이 보여 졌습니다. 그래서 4.29 폭동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고요. 그리고 이번에 또 하나는 한인 동포사회와 한인 상가를 지키는 것은 힘은 자경단이나 방위군이나 순찰대라는 무력시위가 아니고, 우리도 똑같은 소수계 이민자로서 차별과 불공정에서 소외되어 있는 소수계 커뮤니티. 흑인 커뮤니티나 어떤 커뮤니티라도 그런 목소리에 언제나 함께한다는 그런 연대의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 거다. 보호할 수 있다는 것들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 전진영: 정말 의미 있는 말씀을 해주신 것 같아요. 한인들을 지키는 것은 무력이 아니라 연대의 마음인 것을 이번에 깨달았다, 이렇게 정말 의미 있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사실 우리 모두에게, 지금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그렇고요. 1992년에 ‘LA폭동’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사건은 미주 한인들에게는 더욱 트라우마일 수밖에 없습니다만, 그래도 그 사건이 지금 돌이켜보면 미국 내에서 우리 한인 사회가 성장하는 계기도 되지 않았습니까?


◆ 최광철: 네, 참 좋은 말씀 하셨습니다. 저도 강조하고 싶은 건데요.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92년 4월 29일에 시작돼서 6일간 지속됐습니다. 그 당시 LA 지역에 수많은 재산피해를 냈는데요. 사실 이 사건은 흑인 로드니 킹 씨에 대한 백인 경찰관들의 구타사건으로 촉발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촉발된 겁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엉뚱하게도 그 당시 한인마켓에서 절도를 하던 어떤 흑인소녀에게 총을 쏜 한인 분의 범죄행위에 포커스가 변질되어 버립니다. 그러면서 한인들의 흑인차별이라고 하는 한흑갈등의 문제로 완전히 변질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타운이 방화와 약탈과 폭동의 중심지가 되어 버리는데요. 당시 투입된 주방위군도 다운타운과 베버리힐즈, 또 웨스트LA 지역 등 백인 부유층 거주 지역만 보호했어요. 그리고 당시 주류언론도 인종차별이란 미국의 구조적 문제를 한흑갈등이라는 이슈로 왜곡시켜 보도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핵심 문제를 비껴가는데 일조했다는 평입니다. 그런데 즉 이 문제는 당시 한인들은 법과 공권력의 보호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합니다. 그래서 이때를 계기로 미주 한인들은 많은 반성을 하는데요. 이것이 바로 한인 정치적 향상의 필요성과 더불어서 흑인 커뮤니티 등 타 소수 커뮤니티와의 교류 협력입니다. 많은 동포 사회들이 20~30년 이상 동안 흑인 지역, 또 흑인 지역의 홈리스 센터, 또 소수계 불우이웃들에 대해서 많은 봉사활동들을 시작했고요. 또 타 커뮤니티와 여러 방면으로 교류하는 노력도 기울였고, 그다음에 적지 않은 한인 정치인들이 배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한인뿐만 아니라 총영사관이나 많은 공관 등 민관이 합쳐서 미국의 시정부, 주정부, 또 연방의회 등 각각의 주류 정치인과의 교류도 92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되는 그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 전진영: 그때 당시에 우리에게는 트라우마로 기억되는 그 사건을 단순히 트라우마로 묻는 것이 아니라 뭔가 반성의 계기로 삼았고, 그 일을 계기로 많은 정부 차원에서도 그렇고, 미국 에 계시는 한인 분들께서 다방면으로 노력을 해주셨기 때문에 미국 사회에서 지금 한인들의 위치가 그전과는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도 사실 지금 미국 사회에서 여전히 우리 한인도 소수이고 인종차별도 여전한 상황인데, 미주민주참여포럼을 이끄는 분으로서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해 나가야할 역할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 최광철: 네, 저희 저희 미주민주참여포럼, KAPAC은 지난 5월 31일 날 약탈과 폭동으로 이어지는 즈음에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반대 평화시위에 대한 연대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더불어서 4.29와 같이 약탈과 방화, 폭동에 대해서는 결연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요. 많은 한인 단체들이 이어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평화시위에 동참했습니다. 사실 저희 미국의 한인들은 우리 한국인 모두가 그렇듯이 그 특유의 근면하고 성실함으로써 그동안 미국의 각 지역에서 경제적으로 정말 많은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몸은 참으로 비대해졌지만, 몸은 살찌고 비대해졌지만 그러나 반면에, 시민 참여와 정치력 향상이라는 머리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가야할 부분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이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서 세계적인 민주주의를 동시에, 또한 모범적인 국가로 발전해나가는데 우리 한인 커뮤니티도 조금 더 미국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해서, 또 구조적 이슈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침 이번에 3월 중순부터 저희 미주민주참여포럼과 더불어서 미국 각지의 한인단체들이 급격히 밀려드는 이러한 코로나 사태에서 미국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미국 병원 최전선에 미 의료진 마스크 보내기 운동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UCLA 대학병원, 또 흑인 지역의 마틴루터킹 대학병원, 뉴욕의 주지사실, 또 시애틀의 병원, 또 경찰서, 소방서 많은 곳에 한인들의 마음을 보내서 M95 마스크, 핸드 새니타이저, 많은 것들을 보내는 운동들을 우리 동포들이 이번에 진행했습니다. 많은 감동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하듯이 우리 동포 한 분, 한 분의 참여와 관심이 우리 동포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고요. 나아가서 한국인 전체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그런 디아스포라 민간 평화 공동 외교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은 한인 동포들께서 지금처럼 자기가 살고 계신 그 지역에서 더 많은 관심,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광철: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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