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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경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사고... '화평법'과 '화관법' 현장 안전에 도움 안돼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3-05 16:39  | 조회 : 2058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폭발사고... '화평법'과 '화관법' 현장 안전에 도움 안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코로나 19로 매일 매일 어렵고 힘든 마음으로 우리가 보내고 있는데요, 어제 새벽 충남 서산시 대산읍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있었습니다. 근로자와 인근 주민 26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중 일부는 화상이 굉장히 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사망자는 없습니다.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공장 내 사고 정말 막을 수 없는 걸까요?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이덕환 명예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이하 이덕환)> 안녕하세요. 

◇ 김혜민> 말씀드린 것처럼 코로나 19로 우리 모두 마음이 안 좋은데 힘든 상황에 이런 큰 사고가 났습니다. 교수님도 사고 소식 듣고 굉장히 놀랐겠어요?

◆ 이덕환> 굉장히 안타깝죠.

◇ 김혜민> 오늘 그 안타까운 얘기를 잘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공장이 어떤 화학약품을 다루는 공장이고, 어떤 경위로 사고가 난 겁니까?

◆ 이덕환> 대산석유화학단지라는 데 있는 공장인데요. 우리가 원유를 들어와서 정유라는 공정을 거치죠. 그렇게 휘발유도 만들고 경유도 만들고 하는데, ‘나프타’라는 원료 물질을 생산합니다. 대강 휘발유의 원료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걸 납사, 나프타라고 하는데 그것을 분해시켜서 더 부가가치가 높은 또 하나의 원료를 만드는 공정이 있습니다. 그것을 나프타 분해공정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하는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났어요. 거기는 뜨거운 열을 가지고 작업하는데 나프타를 뜨겁게 가열하고 뜨거운 수증기를 넣어서 분해하는데, 여러 탱크가 있는데 탱크들을 연결하는 파이프 중간에 있는 압축기가 고장 난 것 같아요. 거기가 터진 것 같아요.

◇ 김혜민> 원유를 정유로 바꾸는 공장이었고 여기서 나프타라는 물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났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지금 대산석유화학단지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곳이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 중 한 곳이더라고요?


◆ 이덕환> 가장 먼저 생긴 곳이 울산이고, 그다음이 여천에 두 번째 단지가 생겼고
서산에 대산석유화학단지라고 하는 게 90년대 초에 조성됐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곳에서 작년 5월이죠. 그 때도 제가 교수님 모시고 인터뷰를 했는데, 한화에서 유증기 유출 사고가 일어났던 곳이 이 대산석유화학단지에요?

◆ 이덕환> 그 때는 스티렌 모노모라고 해서 폴리스티렌이라는 물질을 만드는 원료를 넣어놓은 탱크가 통제가 잘못돼서 뜨거워져서 폭발을 한 것이었죠.

◇ 김혜민> 사실 여기 이 근처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이 사고가 얼마나 공포스러우시겠어요? 정말 분진이 일상이라던데요?

◆ 이덕환> 오염 물질이 다른 지역보다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정유 산업과 석유화학 산업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합치면 우리나라 수출 품목 1위가 되는. 작년에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가 안 들어와서 난리가 났잖아요. 석유화학 단지라고 하는 곳이 그런 소재산업의 출발지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위험하죠. 사고도 나고 독성물질이 나오고 여러 가지 문제가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산업이 움직이려면 이것을 포기할 수 정말 난처한 산업이죠. 그런데 우리가 60년대부터 여기에 투자를 했고 중화학 산업이라고 해서 조선, 중공업하고 화학 산업이 우리의 산업화를 가능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관리해야지 조금만 실수하면 이런 대형사고가 터집니다.

◇ 김혜민> 우리 산업의 주식량이라고 할 수 있는 산업이네요. 수출품 1위라고 말씀하셨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산업에 있어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이 위험한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지역에 사는 국민들에게는 굉장한 위험요소가 되고. 그래서 이런 사고가 여러 차례 있어서 충남도에서는 환경 관리단을 배치하겠다, 라고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거든요? 그 이후에 대책이 좀 마련됐습니까? 작년 5월에 났던 사고 이후에요.

◆ 이덕환> 안타깝게도 그렇지는 못한 것 같아요. 정부가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서 그런지 국민 안전에 대해서 가치적인, 효과적인 대응을 잘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사실 작년 5월에 그 사고가 있었고 그 때 대책 마련이 됐으면, 이번에 큰 사고도 막을 수 있었고 피해자도 줄일 수 있었을 것 아닙니까? 너무 안타까운데요.

◆ 이덕환> 그렇죠. 안타까운데. 그런데 사고라는 게, 자동차도 사고가 늘 나죠. 사고가 당연한 건 아니지만 막으려고 충분히 노력해야 하는데 그럼에도 일어나기도 하는 게 사고입니다. 노력을 해야겠지만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상황이 어려워집니다.
 
◇ 김혜민> 이번에 이런 사고를 겪었으니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대책을 세워야 할 텐데요. 화학물질관련 이야기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롯데케미칼 서산 공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 좀 소홀한 걸까요?

◆ 이덕환> 공장이 세워진지 벌써 20여 년이 지났고요 시설의 노후화 문제도 있고, 관리 소홀이 가장심각한 문제가 되죠.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시설 노후화와 관리 소홀이 합쳐져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기업 쪽에서 1차적인 책임이 있으니까 기업에서 정말 대오각성을 해서 시설 만전을 기해야 됩니다. 정부도 실효성이 있는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습니다.

◇ 김혜민>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함께해야 하는 문제 아닙니까? 시설 노후와 관리 소홀을 지적해주셨는데 사실  작년 5년에 사고가 있고 나서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LG화학, 현대오일뱅크가 앞으로 5년 동안  안전·환경 분야에 8천7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이 부분이 실천이?

◆ 이덕환> 시행을 하고 있는 과정인데, 전체적으로 보면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들이 보시면 작년에 사고가 났는데 또 사고가 나서 굉장히 잦은 것 같이 보이지만, 우리의 석유화학 산업이 세계 6위 규모입니다. 굉장히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업을 가지고 있어서 그 시설의 규모에 고려해서 보면 굉장히 나쁜 상황은 아닙니다. 안타깝지만 자동차 사고가 나듯이, 또 그렇다고 굉장히 사고가 나쁜 건 아니고 

◇ 김혜민> 절대 사고가 나서는 안 되지만, 비례하는 거니까요. 규모가 크면. 우리가 지금 코로나 19 검사자가 많아서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것처럼 화학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은 큰데 그거에 비하면 그래도 관리는 비교적 잘 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교적. 그렇지만 사고는 0이어야 하니까. 그렇다면 기업에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장 시급한 것은?

◆ 이덕환> 가장 시급한 것은 시설의 유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거죠. 석유화학 산업이라는 것은 장치산업입니다. 거대한 시설이 필요하고, 굉장히 복잡한 시설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못하면 구멍이 생기고 문제가 생기는 거죠. 시설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하고 이게 엄청난 물량을 처리하는 대규모 공장이거든요. 작업자들이 훈련이 잘 되어있고 정신 차리고 일하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노사문제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완벽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무너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거죠.

◇ 김혜민> 제가 폭발 당시 사진을 보니까 정말 영화의 한 장면 같고, 주변 주민들은 전쟁이 난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 에틸렌과 프로필렌이라는 물질이 인화성이 굉장히 높은 것 같아요.

◆ 이덕환> 휘발유의 원료 물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휘발유가 가연성이, 불이 잘 붙는 물질이죠. 마찬가지로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비롯한 나프타를 분해하는 공정에서 관여되는 물질들이 100% 다 가연, 폭발성입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 물질을 굉장히 관리를 잘 해야 할 거 아니에요? 우리 법이 있지 않습니까?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화학물질관리법’ 화평법, 화관법이라고 하는데. 기업에서는 오히려 이 규제는 완화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 이덕환> 그 부분은 복잡하지만 압축해서 말씀드리면, 석유화학공장의 안전을 관리하는 법은 굉장히 많습니다. 화평법, 화관법 말고도 산업재해보건법도 있고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 있고 수십가지의 법규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화평법, 화관법은 2012년도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고 난 다음에 급하게 만들었습니다. 유럽의 법을 흉내 내서 만들었는데 이것은 안전 관리에 직접 관련된 게 아니라 안전이나 유해성이랑 관련된 정보를 관리하는 법들입니다. 그러니까 이 법은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필요한 법이긴 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규제하면 기업에게 부담이 굉장히 가고, 법 자체는 안전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안전이나 유해성과 관련된 정보를 관리하는 법입니다. 이거보다는 산업재해보건법이나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을 비롯한 산업현장에서 안전, 사고를 관리하는 법들을 강화해야하는데 안타깝게도 화평법, 화관법이 나오면서 정보를 관리하는 데 기업 부담이 많이 쏠리면서 오히려 거꾸로 현장의 안전을 관리하는 부분에는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여력이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 말씀을 정리해보면 아까 폭발력이 세다고 말했던 원료들을 다루기 때문에 산업 현장에서 정말 안전에 필요한 법은 강화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현장의 안전을 관리하는 법이 아닌 정보를 관리하는 법이 새롭게 생기면서 정부나 기업에서 여기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오히려 현장에서 안전과 관련된 법을 지키거나 시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 이덕환> 그 쪽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안전 관리 요원도 줄어들고 있고, 투자도 줄어들고 있고, 기업은 가지고 있는 돈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그 돈으로 정보 관리에 투자하는, 뭔가 삐거덕거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화평법, 화관법은 대기업에는 별로 문제가 안 됩니다. 근데 소규모의 첨단소재 산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어마어마하게 큰 부담을 주는 거죠.

◇ 김혜민> 규제가 참 양날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정말 필요한 규제와, 필요한 규제를 못하게 하는 규제들이 생겨서 산업 현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불필요한 규제였던 것은 아니지만,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다각도로 진지하게 생각해보아야 하니까, 그런 측면에서 오늘 교수님께서 이 문제를 지적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코로나 19로, 너무나 많은 경제와 산업이 마비돼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화학 산업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 시설이 멈춰버리면 당장 산업에 영향이 굉장히 클 것 같습니다.

◆ 이덕환> 사고가 난 롯데케미컬 공장이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에틸렌의 거의 절반을 생산합니다. 에틸렌은 가정에서도 쓰는 폴리에틸렌, 비닐, 비닐하우스에서 쓰는 비닐을 생산하는 원료물질입니다. 집에서 쓰는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 물질입니다. 지금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 공장을 완벽하게 복구하는데 최소 한 달에서 최대 6개월이 걸릴 거라고 추정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원료 물질의 공급이 절반 정도 줄어들게 되면,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다행히 이 원료물질은 중국에서도 많이 생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공장을 만들어놓은 것도 꽤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문제이긴 하지만 무역은 그런대로 규모가 줄었어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충격이 없지는 않겠지만 마비가 될 정도로 코로나 19같은 그런 수준은 아닐 겁니다.

◇ 김혜민> 속상하네요. 교수님‘ 이런 사고가 나서 부상자가 26명이 생긴 것도 속상하고 
지금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화학 분야까지 이렇게 악재를 맞아서 속상합니다. 오늘 이렇게 관련된 이야기 나누면서 교수님, 산업 현장 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 한 가지만 마지막으로 꼽아주신다면요?

◆ 이덕환>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지만, 그런데 안전이라는 것은 투자가 필요하고 비용이 필요한 것입니다.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노력이 필요하고 비용이 들어가야 안전이 보장된다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 김혜민> 어제 있었던 롯데케미컬 폭발 사고 관련해서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와 함께 인터뷰 나눴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덕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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