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독서여행
  • 방송시간 : [월~금] 06:33, 11:38, 17:53
  • 출연: 김성신 / 연출: 김우성

라디오책장

문영심 /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1979년의 궁정동으로의 독서여행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2-05 11:09  | 조회 : 460 
YTN라디오 ‘3분 독서 여행’ 김성신입니다.
오늘 떠날 독서 여행지는 ‘1979년의 궁정동’입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큰 화제입니다. 
1월 22일 개봉 후 단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으면서, 관객 수가 이제 450만명에 이릅니다. 영화 비수기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급격한 관객 감소를 감안했을 때 이례적으로 뜨거운 반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산의 부장들>은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79년, 당시 권력의 정점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즉 한국인라면 누구라도 다 아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것인데요. 

이미 스토리를 다 알고 있는 내용의 영화에 이처럼 열광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대중의 열광에는 중요한 사회학적 메시지가 들어있기 때문에, 이를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2, 30대 젊은 관객들의 반응입니다. 이들은 왜 41년 전에 벌어진 사건을 김재규의 시각에서 다룬 영화에 호의를 보일까요? 이에 대해 앞으로 여러 가지 분석이 시도될 수 있겠지만, 우선 이런 해석이 가능합니다. 

영화 속 대통령은 요즘 젊은이들의 용어로 바꾼다면, ‘갑 중의 갑’입니다. 영화 속에서 그려진 그의 권력욕은 오늘날 청년들의 현실 속에서는 자신들이 당하고 있는 끔찍한 갑질의 상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 부당한 갑질에, 그 불합리함에 가장 극렬하게 맞섰던 역사적 인물에게, 어쩌면 오늘날의 청년들이 자신을 투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명의 논픽션 원작이 있지만,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통해 새롭게 제시된 ‘인간 김재규’라는 관점에 관심이 생겼다면 문영심 작가의 김재규 평전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김재규와 운명을 함께 한 박흥주, 박선호 등 5명의 부하들이 남긴 이야기들, 가족의 증언, <박정희 살해사건 비공개 진술> 등을 포함해 40여 년간 모은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10.26이라는 사건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책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0.26을 기록된 사건의 차원으로만 보지 않고, 박정희와 김재규를 포함해 당시의 모든 인물을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보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10.26이라는 사건이 박제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지표가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독서 여행지는 
문영심 작가의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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