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시간 : [월~금] 09:10~10:00
  • 진행,PD: 전진영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새해부터 이라크-미국 무력충돌..이란의 속내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20-01-03 12:48  | 조회 : 1379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1월 3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보내야 할 연말연시입니다만 이라크에서는 무력충돌이 벌어졌습니다.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수천명의 시위대가 난입하는 일이 있었고요. 그전에는 미국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공격해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갈등이 불거졌고, 또 향후 중동정세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분쟁지역 전문 PD, 김영미 PD, 전화로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PD님, 안녕하십니까.

◆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이하 김영미): 안녕하세요.

◇ 전진영: 이라크크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저희도 접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 김영미: 지금 상황은 시위대가 철수를 했고요. 안정적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앞으로 상황이 좀 문제죠. 이 사건의 발단이 미군의 키르쿠크에 있는 기지가 저도 옛날에 취재했던 K1이라는 기지인데요. 거기가 로켓 공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미국이 이것은 시아파 민병대의 짓이다. 그래서 시아파의 성지라고 불려지는 남부의 카르발라라는 도시를 다시 공격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 때문에 시아파 사람들이 화가 많이 났고, 또 그때 미군의 공격에 의해서 사망한 사망자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와서 이틀간 밤샘 시위를 한 거죠. 이 사건이 벌어지는 이 상황들이 옛날에 이란의 미국 대사관 인질사건이 400일 넘게 있었죠.그 사건이 재발되는 것 아닌가. 이러면서 굉장히 국제사회가 긴장했습니다.

◇ 전진영: 방금 PD님께서 말씀해주신, 직접 취재도 가본 경험이 있다고 해주신 그 군기지에 로켓포가 떨어지는 일, 그 일의 배후로 미국이 지목한 조직이 있었거든요. 카타이브-헤즈볼라라는 조직인데. 이 조직이 어떤 조직인가요?

◆ 김영미: 이 조직은 시아파 민병대라고 할 수 있고요. 그런데 민병대인데 이라크가 지금 시아파 정부이기 때문에 국가의 세금을 받는 그런, 약간 사병인데 지원을 받는 그런 군대이고요. 헤즈볼라라는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 건데 원래 레바논의 정당입니다. 그래서 레바논과 시리아, 이라크, 이란 여기를 이제 시아파 벨트라고 불려지는 곳인데요. 시아파 민병대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이게 사실 민병대라고 하기에는 준국가조직 같은 그런 형태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전진영: 엄연히 이라크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어떻게 보면 공권력이라고도 할 수도 있겠네요.

◆ 김영미: 충분히 공권력이라고 할 수 있죠. 이라크에는 시아파가 60%가 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또 국가의 지지를 받으니 당연히 공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군과 충돌했다는 게 가장 예민한 부분인 거죠.

◇ 전진영: 그렇습니다. 그러면 정작 카타이브-헤즈볼라 측, 본인들이 한 거 아니다, 이렇게 부인을 했죠?

◆ 김영미: 사실 키르쿠크는 시아파 지역이 아니에요. 수니파 지역이기 때문에 이게 이슬람의 두 양대 축이죠. 시아파 수니파. 그런데 수니파가 사담 후세인의 정파이기 때문에 이게 키르쿠크니까 수니파 사람들이 많이 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들을 이라크 사람들은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사실 옛날에 취재할 때도 주로 수니파의 무장세력들, 이런 사람들이 많이 공격을 했기 때문에 시아파가 사실은 공격하기 쉽지 않겠다라는 이라크 사람들의 말도 좀 일리가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시아파 민병대가 교란작전 하기 위해서 일부러 거기를 공격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예상도 있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어찌 됐던 미국 입장에서는 이라크 시위대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라고 말했겠지만, 이라크 입장에서는 사실 미국의 이런 보복공습이 굉장히 껄끄러웠을 것 같거든요.

◆ 김영미: 예, 이라크 정부 자체가 시아파 정부이기 때문에. 그래서 미국이 이렇게 자국 영토에 대해서, 특히 카르발라는 성지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기독교인들한테는 예루살렘 같은 곳이거든요. 그런 곳을 또 폭격했다는 것, 그러니까 여러 가지 트라우마를 건든 부분들이 있죠. 그런데 시위대 입장에서도 친이란이긴 하지만 사실 이전까지 반정부 시위가 이라크 내에 되게 많았어요. 반정부라는 것은 시아파 정부에 대한 불만도 있거든요. 그것은 민생안정을 이루지 못한 부분들에도 있고, 또 요새 젊은이들은 사담 후세인을 이라크에선 잘 몰라요. 왜냐하면 시간이 엄청 지났잖아요. 그래서 정부에 대한 불만, 시아파 정부에 대한 불만도 사실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미군 폭격이 이뤄지면서 왜 자국 영토에서 자국 국민이 공격을 받았는데 우리 정부는 아무것도 못하느냐는 불만도 같이 쌓여 있었고, 그렇다고 정부에 대한 어떤 무장공격이나 이런 걸 민간인들이 할 수 없으니까 미국 대사관을 공격함으로써 경각심도 주고, 또 자기네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하는 그런 마음도 있었던 것 같고. 그래서 굉장히 격앙된 상태에서 갑자기 벌어진 일들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앞으로 어디로 불똥이 튈지, 다시 이라크가 전쟁터가 되는 건 아닌지, 그것에 대한 염려가 많습니다.

◇ 전진영: 방금 말씀해주신 청년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 그런 것들이 반정부 시위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이란에 대한 반발이 미국 쪽으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분석도 지금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영미: 그 반발이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거죠. 이게 지금 요즘 이라크 젊은이들은 이란이든 어디든 상관없이 일단 직장하고 민생안정이 되지 않는 아주 불행한 세대예요. 전쟁이 나고 나서 제대로 교육시설이 없고 또 본인들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어떤 희망이나 그런 게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이 정부의 부정부패,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이란에 대한 그런 불만도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굉장히 복잡한 마음인데요, 이게. 그래서 이 사단이 모두 다 이란+미국 둘 다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불만이 터지는 대로 크게 당할 그런 소지가 있었고요. 그게 지금 시아파 민병대에 대한 공격 때문에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라고 봅니다.

◇ 전진영: 이라크 정치권 쪽은 어떤가요, 분위기가?

◆ 김영미: 아주 분위기 안 좋죠. 왜냐하면 자국 영토가 미군에 의해서 공격을 받았고, 현재 이라크에는 5000명 정도 미군이 아직은 주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사태 때문에 한 750명 특수부대가 더 들어온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렇게 되면 또 다시 이라크 전쟁 때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라는 그런 걱정도 많고. 또 이렇게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다시 이라크 전쟁 같은 일이 발발할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반대리전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굉장히 안 좋은데 이 전쟁터를 이라크로 옮겨갈 수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미국은 직접 나서지만 이란은 이라크를 통해서 반대리전 식으로 미국과 대적을 할 수도 있고, 또 미국 입장에서는 이란에 직접 공격을 하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럽죠. 앞으로 또 다른 전쟁을 일으켜야 하니까.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이런 중동 문제를 좀 많이 외면하고 있었는데 지금 상황은 어떻게든지 맞닥뜨린 상황이 돼버린 거예요. 그러면 이란을 공격하자니 그건 좀 부담스럽고, 그러면 이라크를 공격하면 지금 이유도 되고. 그래서 이라크 전쟁이 다시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면서도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는 거죠.

◇ 전진영: 이라크 내부에서도 이런 상황 자체가 뭔가 대리전으로 퍼질 양상이 보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불안하면서도 불만도 동시에 나올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 김영미: 그것 때문에 친이란 의원들이 지금 성명도 내고 그렇게는 하고 있지만 국제정세라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관련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미국의 체면도 또 많이 좌우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친이란 관계자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는 분명히 이게 불똥이 어떤 식으로든지 반대리전 형태로 이라크로 옮겨갈 거다, 라는 그런 약간 불안해하는 그런 모습들이 많더라고요.

◇ 전진영: 참 아이러니하다고 느껴지는 게, 미국이 이라크 내에서의 이런 이란의 영향력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쏟아부은 돈이 굉장히 많은데, 미국이 원했던 방향하고는 정 반대로 상황이 돌아가는 것 같네요.

◆ 김영미: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사람들이나 이라크 민중들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킴으로써 수니파 정부에서 시아파 정부로 사실 강제적으로 물려주게 된 거거든요. 그런데 그것만 해도 미국 입장에서는 환영을 받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친이란 정부가 들어서고 또 이란과 더 가까워지고, 이것도 또 불리했던 문제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반미감정이 더 심화되는 부분들이 미국 입장에서는 이라크 사람들에게 굉장히 배신당한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라크 사람 입장에서는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기 때문에 지금처럼 민생안정이나 그런 부분들 문제가 생기고, 부정부패 정부가 들어섰다라는 부분들에 대해서 더 불만이 많아지는 형국이 됐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된 거죠.

◇ 전진영: 지금 상황을 보면서 이란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김영미: 이란으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닌 거죠. 그리고 미국에게 경계할 수도 있고, 또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에 더 많이 지원할 수 있는 정치적 명분도 생겼고요. 그래서 IS 격퇴에도 굉장히 공을 세웠던 시아파 민병대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이란이 십분 이용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도 있고, 또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 대사관이 공격을 받는 것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이런 것들에 대해서 미국 자국민들한테 어필할 필요도 있고.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정치적으로 충분히 이용당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란 입장에서는 자국 영토에서만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아마 적극 지원할 확률이 높습니다.

◇ 전진영: 그렇군요. 이라크 내부 상황이 더 걱정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영미: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PD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