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영준책방] 2019 도서관 대출 1위 '82년생 김지영', 그렇다면 서점 베스트셀러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30 16:28  | 조회 : 683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영준책방] 2019 도서관 대출 1위 '82년생 김지영', 그렇다면 서점 베스트셀러는?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자기가 뭐라도 된 듯이 나를 함부로 평가하는 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는 건 자신에 대한 정당방위 기능마저 상실한 것뿐이다. 나는 대등한 존재일 뿐. 약자가 아니며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 해도, 그 사실이 나의 삶은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는 더 이상 미움 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지 않을 것이다.’

네, 매주 월요일에만 문을 여는, <영준책방>. 오늘은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 실린 글귀로 시작했습니다. 위로가 되는 글귀였죠. 영준책방의 책 주치의가 직접 골라주신 건데요,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남영준 중앙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이하 남영준)> 네 안녕하세요.

◇ 조현지> 이제 오늘과 내일이면 2019년과도 작별을 해야 하는데요. 교수님은, 독서를 많이 하는 분이시잖아요. 올해, 교수님은 어떤 책을 가장 인상 깊게 읽으셨나요?

◆ 남영준> 저는 정재찬 교수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입니다. 3번 정도 읽은 것 같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요?

◇ 조현지> 음. 저는 미셸 오바마의 ‘비커밍’이 인상 깊었어요. 그런데 교수님,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는지 보면, 그 사람의 관심사는 뭔지, 추측할 수 있다고요?

◆ 남영준>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도서관 빅데이터를 통해서, 국민들의 올 한해의 사정을 분석해 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조현지 아나운서에게 문제 하나 낼게요. 우리나라 도서관에서 어떤 책이 가장 많이 대출 되었을까요? 1번 : 조남주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 2번 :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조현지> 아 ‘82년생 김지영’같은 경우는 영화도 그렇고 올 한해 워낙 이슈가 됐던 작품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서 오래 본 것 같거든요. 그래도 하나를 꼽는다면, 1번 아닐까요?

◆ 남영준> 네, 맞습니다. 조남주 작가의 장편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16년에 발간된 이 책은, 올해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스테디셀러이지 베스트셀러는 아니었는데요.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조현지 아나운서가 말씀하신 대로, 10월 23일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봉 전부터 사회적 이슈로 언론에 크게 노출돼서 국민들의 관심이 커졌죠. 이와 유사한 소설이 있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입니다. 이 책은 2004에 연작소설로, 단행본으로 2007년 10월 30일에 출판되었지만, 2008년도에 베스트셀러 200위내에 없었고요, 도서관 대출 순위를 봐도, 그 해에는 200위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6년 맨부커상 수상 이후, 베스트셀러가 되고, 도서관 대출율이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스테디셀러가 된 거죠.

◇ 조현지>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의 하나로 불리고 있죠.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맨부커상의 수상 덕분 아닐까요?

◆ 남영준> 문학상 수상 덕분이냐고 물으면 그건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노벨상 수상작이나 수상작가의 작품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로 지속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는 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로 예측하면, 이 책은 맨부커상의 수상을 계기로 묻혀있는 작품성이 우리들에게 알려진 거죠. 그 후 한강작가는 소년이 온다 등과 같은 작품들이 시민들의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 그럼 조현지 아나운서에게 퀴즈 하나 더 드릴게요. 서점의 베스트셀러와 도서관 대출 순위는 비슷할까요? 아니면 다를까요?

◇ 조현지> 글쎄요, 구매와 대여... 구매는 소장욕구를 반영하는 것일 것 같기도 하고요. 도서관은 오래전에 출간된 책도 베스트 대출 순위에 들어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 남영준> 도서관 대출과 베스트셀러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서점의 베스트셀러 데이터로만으로 분석하면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가 4월부터 판매량 1위로 7월까지 유지하고 연말까지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를 비롯하여 설민석 작가의 ‘삼국지’ 등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더라구요. 도서관 대출 순위를 보면, 아까 말씀드린대로 1위는 ‘82년생 김지영(조남주 2016), 2위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2012)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이용자들이 소설책을 많이 보시는 것 같지만, 대출율 상위 30위까지 보면 에세이와 산문(시포함)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시리즈를 한권으로 간주한다면 절대적 1위는 엉덩이 탐정(트롤)이라는 아동용 책입니다.

◇ 조현지> ‘엉덩이 탐정’이라는 아동용 책이 도서관 대출 순위 1위를 차지한 건, 어린이 이용자가 많았다는 뜻인 건가요?

◆ 남영준> 아이들이 도서관에 많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부모님들이 대신 빌려간 것으로 판단됩니다.

◇ 조현지> 아까, 도서관 대출율을 보면 에세이와 산문이 많다고 하셨는데요. 서점에 가도, 베스트셀러 코너에 에세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뭘까요?

◆ 남영준> 불경기에는 에세이가 잘 팔린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올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영준책방 문을 열었던 글귀가, 김수현 작가의 에세이 ‘나는 나대로 살기로 했다’ 였죠. 이 책으로 고른 이유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내 에너지를 너무 많이 소진하지 맙시다’라고 저에게도 청취자 여러분에게도 위로하려고 골랐습니다.

◇ 조현지> 세대별로 찾는 책도 다를 것 같은데요, 그런 것도 알 수 있나요?

◆ 남영준> 세대간 구별이 분명하게 보였습니다. 20대는 대부분 자기가 읽을 책을 빌린 거지요. 대출율 1위 책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입니다. 3,4,50대에는 단연코 ‘82년생 김지영(조남주)’ 1위입니다. 3~40대는 아이들 책이 절대적입니다. 부모님의 도서대출카드로 아이에게 읽힐 책을 빌려주는 것이지요. 50대에는 자기 자신을 위한 책이지만 소설보다 위로가 필요한 에세이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60대에는 시리즈물의 장편소설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그 가운데 ‘백년을 살아보니 : 인생의 황금기는 60~75세‘책이 대출빈도 4위인데, 이 책은 60대에서만 사랑받는 책입니다. 1,2,3위는 조정래 작가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1, 2, 3권입니다. 특이한 것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50위까지에도 랭크되어 있지 않습니다. 독서에 대한 관심도는 20대에서부터 증가하여 40대에서 정점을 찍고 나이가 많을수록 대출빈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대출데이터로만 판단하면 도서관의 주 이용계층은 40대라 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서점의 베스트셀러와 도서관 대출 순위를 비교해 봤는데요. 이 결과를 분석해 보면, 2019년. 어떤 한해였다고 할 수 있을까요?

◆ 남영준> 베스트셀러도 그렇고 도서관 대출율을 보면 자신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팍팍한 인생살이를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 국민스스로 알아서 해결하신 거죠. 그리고 아동용 책에 대한 요구도 높았던 것으로 보아 여전히 부모님들은 이 험한 세상의 다리역할을 하고 계셨습니다.

◇ 조현지> 월요일 코너 <영준책방>이 9월에 문을 열었죠. 매주 월요일마다 청취자분들께 맞춤책을 추천해 드렸는데요. 주로 에세이를 추천해 드렸거든요. 그 이유와 도서관 대출율과도 관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 남영준> 네, 그렇습니다. 신기하게도, 청취자분들의 사연이 도서관 대출율 분석과 거의 같았습니다. 사연주신 분들도 대부분 위로와 용기를 필요로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서 제가 처음 처방으로 하였던 위로를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화상이 생겼을 때 흉터가 남지 않는 법! 첫째, 연고를 바른다. 둘째, 자주 바른다. 셋째, 계속 바른다.

◇ 조현지> <영준책방> 올해의 마지막 시간이었는데요. 내년에도 우리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 처방 부탁드려요.

◆ 남영준> 네, 올 한해 영준책방 애청해주신 애청자 분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님도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 조현지> <영준책방> 남영준 교수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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