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인간과 유전자 99% 같은 '흰 쥐'. 2020년 경자년은 흰 쥐의 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2-31 14:34  | 조회 : 750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인간과 유전자 99% 같은 '흰 쥐'. 2020년 경자년은 흰 쥐의 해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세상에서 가장 쉬운 건, 먹는 것. 그 중에서 나이 먹는 거랍니다!" 어때요? 맞는 말 같으신가요?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아이가~" 이러고 싶으신가요? 어쩐지, 감상에 빠지게 되는 올해의 마지막 날. 이성적인 생각을 해보는 시간입니다.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할게요.
        
◇ 조현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이에요 이동은 기자. 벌써 2019년의 마지막 날인데요, 저희가 과학을 품은 뉴스를 함께 한 지도 벌써 열 달이 다 됐네요.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네, 정말 매번 느끼는 거지만 시간이 참 빨라요. 내일이면 벌써 2020년인데요, 내년이 바로 경자년, 흰 쥐의 해잖아요. 이 흰 쥐가 상징하는 게 많습니다.

◇ 조현지> 그렇죠. 그냥 쥐도 아니고 흰 쥐라서 더 좋은 기운을 가졌다, 이렇게 해석을 하는데요, 그만큼 보기 힘든 동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 이동은> 네, 특히 쥐의 경우는 십이지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는 동물인데요, 흰 쥐는 그중에서도 우두머리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주 상서로운 쥐로 해석을 하는 거죠. 그런데 과학을 다루는 저희로서는 아무래도 흰 쥐 하면 실험동물이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요.

◇ 조현지> 그렇군요. 실험용 쥐가 대부분 흰 쥐잖아요? 이동은 기자도 취재하면서 많이 보셨겠어요?

◆ 이동은>  네, 아마 저희가 가장 자주 만나는 동물이 쥐일 건데요, 저도 처음에는 조금 거부감이 있었는데 자꾸 보니까 또 정이 가더라고요. 사실 실험에는 쥐 말고도 여러 동물이 쓰입니다. 어류나 조류도 있고요, 또 토끼나 원숭이 같은 포유류도 일부 실험에 쓰고 있는데요, 실제로 실험동물의 90% 이상이 이런 쥐와 같은 설치류고요, 지난해에는 실험동물로 공급된 동물의 97%가 설치류였다고 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그럼 이렇게 쥐를 실험동물로 가장 많이 쓰는 이유가 있나요?

◆ 이동은> 아무래도 쥐의 특성 때문인데요, 쥐는 사람과 유전자가 99% 가까이 같습니다. 그러니까 사람이 특정 질병에 걸렸을 때 유전자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보려면 쥐를 이용하는 게 유리하겠죠. 또 쥐는 다산의 상징으로 꼽히는데요, 번식력이 아주 뛰어납니다. 보통 한 번에 5마리에서 10마리, 많게는 15마리까지도 새끼를 낳는데요, 임신 기간이 3주 정도밖에 안 되고 분만 후에는 바로 임신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 수명이 짧은 것도 영향을 줍니다. 보통 질병이나 의약품의 효과를 검증하려면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가 중요한데요, 사람의 경우는 80살 이상 요즘은 100살까지도 살잖아요? 그러면 이런 생애 전주기를 보는 데만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다는 얘긴데, 쥐는 보통 한 세대가 2~3년 정도밖에 안 되니까 그만큼 빠르게 연구 결과를 얻을 수가 있는 거죠.

◇ 조현지> 그렇군요. 이렇게 장점이 많으니까 아무래도 쥐를 실험용으로 가장 많이 쓰는 걸 텐데요, 그럼 이런 쥐들이 대부분 흰 쥐인가요?

◆ 이동은> 우선 실험용 쥐는 크게 마우스와 래트로 나눌 수 있는데요, 둘 다 같은 설치류지만 보통 래트가 마우스보다 좀 더 크고 얼굴이 짧은 편입니다. 대부분 그냥 '쥐'로 통일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마우스나 래트 모두 흰 쥐가 많지만 검은 털을 가진 쥐도 있고요, 털이 없는 쥐, 이른바 '누드 쥐'라고 부르는 실험용 쥐도 있습니다. 이런 쥐의 종류는 어떤 실험을 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되는 거죠.

◇ 조현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약을 개발했을 때 효과를 검증한다거나 아니면 화장품 독성을 확인한다거나, 이런 데 실험동물이 많이 쓰이는 걸로 아는데요, 실험 쥐도 마찬가지겠죠?

◆ 이동은> 맞습니다. 보통 우리가 연구 결과가 나왔을 때 쥐를 통해 확인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어떤 질병의 발병 원리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서 쥐를 이용해 연구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말씀하신 대로 신약의 효과를 확인할 때, 화장품이나 약물의 독성을 확인할 때도 쥐를 이용합니다. 실험실에서는 쥐 자체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세포나 유전자 수준에서 연구를 할 때도 이런 쥐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 조현지> 이렇게 듣고 보면 쥐가 사람을 위해서 정말 큰 역할을 한 것 같은데요, 그냥 동물로만 보면 질병을 옮기기도 하고요, 거부감이 큰 편인데 과학적으로는 정말 큰 의미가 있네요.

◆ 이동은> 그렇죠. 실제로 쥐는 여러 질병을 옮기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흑사병 같은 경우가 있죠. 중세시대에 수백만 명이 이 흑사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고요, 최근에도 중국에서 흑사병이 발병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또다시 쥐에 대한 공포가 퍼지기도 했죠. 그런데 과학계에서는 이 쥐를 이용한 지가 벌써 100년이 넘었습니다. 19세기 말에 일부 과학자들이 질병의 원리와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 쥐를 사용하기 시작한 건데요, 영국에서는 벌써 1876년에 이런 실험 쥐 관리에 관한 법률이 생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거의 한 세기 넘도록 쥐가 우리 인류를 위해서 희생된 셈인데요, 그만큼 쥐가 없었다면 과학의 발전이 지금처럼 빨리 이뤄지지 않았을 거다, 이런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 조현지> 정말 그러네요. 어떻게 보면 쥐가 인류의 건강과 과학 발전을 위해서 희생한 건데요, 이런 실험 쥐의 경우는 그럼 어떻게 태어나는 건가요?

◆ 이동은> 실험 쥐는 한마디로 만들어진다고 보면 되는데요, 보통 흰 쥐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400만 마리 정도가 생산되고 또 희생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전문적인 실험동물 공급업체가 있어서 국내에서도 이런 업체들이 쥐를 교배해서 새끼를 낳고 키우는데요, 흰 쥐는 대부분 외국 품종이고요, 아무래도 암컷이 새끼를 낳기 때문에 조금 더 수요가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먼저 자연교배로 새끼를 낳으면 어미와 함께 자라다가 열흘 정도가 지나면 사료를 섞어 먹게 됩니다. 그렇게 3주 정도 지나면 이제 연구실로 가게 되는데요, 이때 크기가 보통 마우스는 8~13g 정도, 래트는 40g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사실 실험용으로 쥐를 쓰는 데는 다른 동물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는 점도 있는데요, 실험 쥐의 가격은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적게는 한 마리에 3천 원 정도부터 많게는 300만 원까지도 나간다고 하네요.

◇ 조현지> 그렇군요. 사람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키워지는 건데 이렇게 실험용으로 가려면 특별한 조건도 있나요?

◆ 이동은> 물론 실험실로 가기 전에 일종의 건강검진을 하는데요, 대부분 통과한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실험을 위해 키워지는 만큼 처음부터 철저하게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인데요, 연구용으로 사용하려면 질병이나 세균에 노출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업체에서도 무균실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를 합니다. 또 대학이나 실험실에서도 대부분 별도 시설을 만들어서 이런 실험동물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는데요, 제가 취재하면서 자주 가는 연구실들의 경우도 보통 쥐를 촬영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촬영을 하려면 사람은 물론 장비까지 철저하게 소독을 해야 하고요, 방진복이라고 하죠,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꽁꽁 싸매고 들어가야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 조현지> 실험용으로 쓰이는 만큼 어떻게 보면 귀한 대접을 받는 거네요. 그래도 어쨌든 생명이 있는 동물인데 이렇게 사람을 위해서 희생한다는 게 좀 안타까운 것 같아요.

◆ 이동은> 그렇죠. 저도 항상 취재를 위해 실험 쥐를 이용하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쥐가 고통을 느끼는 게 보이거든요. 그러면 정말 마음이 안 좋을 때가 많은데요, 요즘은 이런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해서 과학계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오가노이드’인데요,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서 만든 장기유사체, 그러니까 ‘인공장기’입니다. 이런 오가노이드를 이용하면 인공적으로 심장이나 위, 이런 장기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쥐를 이용하지 않고도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또 장기까지 아니더라도 플라스틱 위에 세포를 배양해서 장기를 흉내 낸 장치도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요, ‘장기 칩’이라고 불리는 이런 장치는 사람의 조직이나 장기의 기능을 그대로 본떴기 때문에 동물실험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 조현지> 아무래도 동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실험에 대해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는 만큼 여러 기술도 개발이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움직임은 정말 긍정적인 것 같은데요?

◆ 이동은> 네, 그렇죠.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윤리적인 차원에서 동물실험의 3R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개체 수를 줄이고 고통을 최소화하며 최대한 다른 실험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지만 권고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이런 노력들이 국내 과학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겠죠.

◇ 조현지> 또 국민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는 것 같은데요, 요즘에는 많은 분들이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찾잖아요. 이런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아무래도 동물실험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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