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차이나
  • 방송시간 : [월~금] 06:38, 14:53, 20:36
  • 진행자: 임대근 교수 / PD: 신아람

방송내용

11/22(금) “호떡집에 불났다”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11-22 12:22  | 조회 : 565 

大家好!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교수 임대근입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겨울철 간식으로 치자면 호빵만한 게 없죠. 1970년대 한 제과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하면서 만든 게 호빵이라고 하는데요, 뜨거워서 호호 불면서 먹는다고 해서 호빵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호빵은 호떡의 사촌 쯤 된다고 생각해서 호빵의 ‘호’자도 호떡의 ‘호’ 자에서 온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호떡은 중국에서 온 음식입니다. 잘 아시는대로 밀가루를 질게 반죽하고 그 안에 설탕 같은 소를 넣어서 납작하게 부쳐 먹습니다. 이 때 ‘호’라는 말은 한자로 오랑캐 호자입니다. 병자년에 오랑캐가 일으킨 난리를 병자호란이라고 하는 것처럼요. 조선에서는 청나라를 이렇게 ‘호’, 오랑캐라고 부르던 관습이 있었습니다. 결국 중국이라는 뜻으로 굳어지게 된 건데요, 예를 들면 중국 군인을 호병, 중국 밀을 호밀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호떡이요, 지금은 길거리에서 파는 간식처럼 되었지만요, 화교들이 조선에 건너와 자리를 잡은 1920-30년대에는요, 중화요리점과 쌍벽을 이룰 만큼 많은 가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호떡을 파는 가게를 호떡집이라고 했는데요, 1930년 조선총독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경성의 중화요리점은 149곳이었고 호떡집은 147곳이라고 합니다. 전국적으로는 그 열배에 달하는 가게가 있었다고 합니다. 호떡집은 어엿하게 중화요리점과 어깨를 겨루는 대표적인 중국식 간식집이었습니다. 종업원도 서너 명씩 두고 장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화교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조선인과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조선 사람들이 화가 나서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화요리점과 호떡집을 습격하는 사건이 1927년과 1931년, 두 번에 걸쳐 크게 일어나는데요, 4분의 1이 넘는 가게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중국인 주인과 종업원들을 폭행하고 또 기물을 부수거나 심지어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호떡집에 불났다”라는 표현은 바로 이때 비롯됐습니다. 아수라장이 된 상황을 묘사하는 말로 자리잡았는데요, 그 뒤부터는 호떡집은 점차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再見!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