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귀로 배우는 연애]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래? 희생보다는 헌신적 사랑!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01 14:20  | 조회 : 897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장재숙 동국대 교수

[귀로 배우는 연애] 네가 나한테 어떻게 이래? 희생보다는 헌신적 사랑!

사랑을 하다 보면요.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닭다리 앞에서만큼은 부모, 형제도 없었던 내가 상대방을 위해 닭다리 두 개를 다 내어준다든지, 내 방 청소는 절대로 안 하는 내가 여자 친구의 자취방에선 영락없는 우렁 신랑이 되는 일, 뭐 이런 것들 말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지속하다 보면요. 자연스러운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부담과 가식만 남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을 하다 나를 잃어버린 분들! 오늘 이 시간, ‘나’를 찾아가세요.
남녀노소 모든 이들을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이번 주도, 동국대 장재숙 교수와 함께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교수님, 안녕하세요.

장재숙 동국대교수 (이하 장재숙): 안녕하세요

조현지 : 교수님도 이런 적 있으세요? 상대방을 위해서 원래 내가 안 하던 것까지 하게 됐던 적?

장재숙 : 아, 저는 그런 것도 부지런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없는 것 같아요. 하하.

조현지 : 저는 반대의 경우가 있었어요. 상대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나 편하게 좀 할게.’라고 하는데, 저는 순간적으로 ‘뭐지? 그럼 지금까지의 모습은 다 가식이었나?’ 이런 생각이 들었었거든요.

장재숙 :  그럴 수 있죠. 그래서 처음부터 서로의 모습을 잘 이해해주고 자기를 잃지 않는 사랑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요. 오늘은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청취자 여러분들의 스트레스를 먼저 낮춰드리려고 합니다.

조현지 : 뭔가요? 이번 주 불볕더위가 예상된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요. 지금도 불쾌지수가 꽤 높거든요?

장재숙 : 더위가 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죠. 아쉽게도 이 방법은 부부 중 아내의 스트레스만 낮춰드릴 수 있습니다. 지금 부부가 함께 이 방송을 듣고 계신다면, 잠깐만, 남편이 아내의 손을 잡아보시죠. <버지니아 대학>에서 손을 잡아주는 행동이 스트레스를 받은 여성들에게 어떤 효과를 불러오는지 연구를 했는데, 놀랍게도 남편이 아내의 손을 잡아주는 행동만으로도 아내의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졌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럼 아내도 남편의 손을 잡아주면, 남편의 스트레스가 쭉~ 풀리는 건가요?

장재숙 : 아쉽게도 아내가 남편의 손을 잡아줬을 때의 효과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조현지 : 정말 흥미로운 결과네요.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지금 딱 10초만 시간 내셔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퇴근 후에 남편에게 제 손을 살짝 내밀어봐야겠어요.

조현지 : 그럼 오늘 <귀로 배우는 연애>의 마중 문자! 교수님이 또 소개를 좀 해주시죠.

장재숙 : <청취자 문자> 저는 현 남자친구와 3년째 연애 중입니다. 제 남자친구는 '여자는 단발이다! 여자는 바지다!'라는 조금 특이한 사상이 있어요. 처음엔 긴 생머리에 원피스를 좋아하는 여타 남자들과 다른 것 같아 그마저도 새롭고 멋있어 보였는데요. 벌써 3년째, 바지만 입고 단발만 고수하는 제 자신을 보니 문득 이 연애에 나 자신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내가 주체가 됐던 내 모습은 사라지고,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겉모습만 남은 기분이랄까요?

조현지 : 보통은 남성분들이 긴 생머리에 원피스를 좋아한다고 우리가 알고 있는데, 이 분의 남자친구는 단발에 바지. 독특하긴 하네요.

장재숙 : 그래서 처음에는 그런 매력에 끌렸던 것일 수도 있는데요. 이제는 남자친구한테 터놓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스타일대로 좀 바꿔보려고 한다고요.

조현지 : 오늘 주제도 이 문자랑 관계가 있다고요.

장재숙 : 네, 오늘 주제는 “내가 없는 사랑”, 즉 관계에도 소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 전에 제가 조현지 아나운서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나 드릴게요. 1+1은 뭘까요?

조현지 : 귀요미? 하하 농담이구요. 저는 원플러스원, 하면 젤 먼저 반값아닌가? 사야지. 이 생각했거든요.

장재숙 : 하하. 알뜰한 현지씨네요. 1+1이 수학에서는 2가 맞지만, 연애 관계에서는 1+1=3이 정답입니다. 왜? 연애할 때 ‘나’와 ‘너’가 만나서 ‘우리’가 되는 거잖아요. 흔히 ‘우리’를 중요시한 나머지 나와 너의 존재가 사라질 때도 있는데요. 건강한 연애를 위해서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모두 필요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자칫 ‘내가 없는 사랑’을 하시게 될까 봐 그런 거죠.

조현지 : 사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내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도 그렇고... 요즘 젊은 세대는 ‘나를 더 챙기는 사랑’에 익숙할 것 같은데요. 방송 듣고 계신 청취자 여러분 중에 이 같은 고민 있으신 분들 문자 보내주세요.

장재숙 : 과거에 비해서는 나 자신을 챙기는 모습이 비교적 많이 나타나고 있죠. 하지만, 이 부분 역시도 개인차가 커서 여전히 ‘내가 없는 사랑’을 하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고민이 올라온 적이 있어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늘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뭐든 해줄 수 있는 만큼 다 해주려고 하는데요. 막상, 연애가 끝나고 나면 연애하는 동안 내 인생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고, 내가 준 사랑만큼 돌려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상처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제 사랑이 잘못된 걸까요?

조현지 : 아, 저도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어서 너무 공감돼요.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상대에게 나만큼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거니까. 더더욱 서운하죠.

장재숙 : 사실 온 힘을 다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거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은 마음도 그렇고요. 다만, 저는 이런 경우 그 사랑이 희생적인 사랑인지 헌신적인 사랑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희생적인 사랑’은 내 모든 걸 다 쏟아붓는 사랑이다 보니 그만큼의 보상을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헌신적인 사랑’은 내가 내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사랑을 준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에 연연해하지 않죠. 그저 내가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쁜 거죠. 그래서 이런 경우, 희생이 아닌 헌신적인 사랑을 하라고 말해주죠. 무엇보다 희생적인 사랑의 가장 큰 단점은 결국, 그 관계에서 내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조현지 : 결국, 희생과 헌신의 차이는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었느냐, 내가 줄 수 있는 만큼만 주었느냐의 차이군요.

장재숙 :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랑은 연인 사이만 해당하는 건 아니에요. 부모-자녀관계에도 해당됩니다.

조현지 : 그럴 것 같아요. 주변에서도 보면 자식의 선택이 부모 마음과 다를 때, 또는 부모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때, 흔히 부모님들 이런 말씀하시잖아요.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이것도 결국 ‘내 인생을 바쳐 너를 키웠는데,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라는 심정이랄까요? 희생적인 사랑의 결과일 수 있겠네요.

장재숙 : 그렇습니다. 부모님들이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라고 말하면, 이런 말 하는 자식들도 있어요. ‘내가 나만 바라보고 키워달라고 한 것도 아니잖아요.’라고 말이죠. 참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그만큼 자식 입장에서는 자식만을 위해 살아오신 부모님의 삶이 안타까운 마음도 있는 거죠.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부모가 아닌, 나 자신의 삶을 조금씩이라도 챙겨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현지 : 정말 그러네요. 갑자기 부모님 생각을 하니까 마음이 뭉클해지는데요. 자식만을 위해 살아오신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효도할 수 있는 방법, 뭐 새로운 거 없을까요?

장재숙 :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꼭 효도하겠다는 말씀 많이 하시는데요. 그것보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드리고 싶은데요. 부모에게 자녀는 젊은 날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대상이기도 하죠. 많은 부모님이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시면서도 내심 ‘나도 저런 것 좀 한번 해 봤으면’ 하는 마음도 갖고 계시거든요. 부모님과 함께 요즘 핫한 문화들을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방학 때 제주도 가서 1주일 살아보기 이런 것도 친구들 대신 부모님과 해보는 거죠. 또, 학교 축제 때도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축제를 즐기는 것도 좋고요. 저도 더위가 한 풀 꺾이고 나면, 부모님 모시고 전주 한옥마을에 다녀오려고 해요. 같이 한복 입고 사진 찍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요.

조현지 : 저도 조만간 부모님 모시고, 대학로라도 한 번 다녀와야 할 것 같네요. 어쩌면, 사랑하는 관계일수록 각자 자신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배려해주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장재숙 : 그럼요. 그래서 저는 사랑하는 관계일수록 관계에도 소식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실제 한 연구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기 자녀 집단과 독립해서 살고 있는 집단 중에서 누가 더 부모와 관계가 좋은지를 조사했는데요.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는 자녀가 부모님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그만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서로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인데요.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든 그만큼 적절한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는 걸 의미하는 거겠죠.

조현지 : ‘관계에도 소식이 필요하다’는 말 좋은데요. 무엇이든 적절한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교수님 마무리멘트 해 주시죠.

장재숙 : <연애와 결혼의 과학>이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더라고요. 부부간 대화를 나눌 때 ‘나’와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쓸수록 문제해결 능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반면, 당신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부부는 대화에서 부정적 어조가 더 많이 나타났고, 만족감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데요. 오늘 연인 간에, 또 부부간에 대화 나누실 때 ‘나’ 그리고 ‘우리’라는 단어를 많이 써보시는 건 어떨까요?

조현지 : 그렇군요. 지금까지 남녀노소 모두를 위한 사랑학 특강! <귀로 배우는 연애> 동국대학교 장재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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