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과학을 품은 뉴스] 모기는 왜 나만 물까? 모기기피제, 모기향이 정말 효과 있을까?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7-02 15:03  | 조회 : 82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모기는 왜 나만 물까? 모기기피제, 모기향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올여름! 과학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과학문화행사가 펼쳐집니다. 여름방학 및 휴가철인 7~8월 동안 과학관,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전국 72개 기관에서 174개 과학문화행사를 개최되는데요. <뉴스FM,조현지입니다>도 이에 질 수 없죠. 매주 화요일, 이분과 함께라면 평범한 라디오 스튜디오도 과학피서지가 됩니다. 패키지여행을 가면 가이드보다 말을 더 잘할 것 같은 여자!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전문 가이드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이동은 기자, 안녕하세요.

이동은 기자(이하 이동은) : 안녕하세요.

조현지 : 이동은 기자는 여행갈 때 어떤 편이세요? 미리 많이 준비해가서 앞장서서 가이드하는 스타일인가요?

이동은 : 아니요. 저는 계획 없이 가서 즐기는 편이라 그런 편은 아닙니다. 하하.

조현지 : 그래도 또 이 시간만큼은 저와 저희 청취자분들의 과학가이드 아니겠습니까? 지난 시간에 이동은 기자가 사해에 직접 다녀온 얘기 들려주셨잖아요. 저도 얼른 여름휴가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동은 기자 : 네, 요즘 더운 날씨 때문에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분들 많을 텐데요, 오늘은 이 여름 하면 찾아오는 불청객이죠, 모기에 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조현지 : 아 모기, 정말 여름에 모기 한 번 안 물리고 넘어간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올해도 이제 슬슬 모기가 많아질 때가 됐죠?

이동은 : 지금이 7월 첫째 주잖아요? 바로 이번 주가 통계적으로는 여름철 모기가 가장 많은 시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부분 모기가 6월 말이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요, 7월에 가장 많았다가 9월이 넘어서야 개체 수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유난히 모기에 잘 물리는 것 같은데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어도 모기가 저만 무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모기가 특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이동은 : 모기는 기본적으로 후각이 아주 발달했습니다. 주로 사람이나 동물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땀 냄새를 맡고 다가오는데요, 이산화탄소의 경우는 보통 대기 중에 0.03~0.04% 정도가 들어있지만, 사람이 많은 곳에는 4~5%까지 농도가 올라갑니다. 모기는 이 냄새를 20m 넘게 떨어진 곳에서도 맡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귀신같이 우리를 찾아오게 되는 거죠. 또 땀에는 젖산이나 아미노산, 암모니아와 같은 성분들이 들어있는데요, 이 냄새도 모기가 좋아하는 냄새입니다.

조현지 : 그럼 땀을 많이 흘린다거나 하면 특히 모기에게 잘 물릴 수도 있겠네요?

이동은 : 그렇죠. 운동을 하거나 술을 마시면 호흡량이 많아지면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게 되고요, 땀이 나면서 그 안에 있는 젖산이나 요산, 아세톤 등의 성분이 많이 분비되겠죠. 또 마른 사람보다 뚱뚱한 사람이 모기에 더 잘 물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것도 역시 땀을 더 많이 흘리고 몸의 열이 쉽게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같은 이유에서 임신부의 경우도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에 모기가 물릴 확률이 높다고 하네요.

조현지 : 그럼 혈액형은 어떤가요? 모기가 좋아하는 혈액형이 따로 있나요?

이동은 : 그걸 알아보기 위해서 일본 연구팀이 오래전에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64명 정도의 사람을 모아놓고 4가지 혈액형별로 각각 팔을 모기가 들어있는 통에 집어넣게 했는데요, 생각만 해도 좀 끔찍하죠? 결론은 가장 많이 물린 혈액형은 O형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이 실험에서는 O형이 A형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이 물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다른 연구에서도 O형인 사람들의 침이나 땀에 특정 분자가 포함된 경우에는 모기가 좋아한다는 추측이 있지만, 사실 이 실험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무조건 유의미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는 거죠.

조현지 : 그럼 혈액형은 특별히 관련이 없다고 봐야겠네요. 그런데 모기에 물리면 왜 이렇게 가려운 건가요?

이동은 : 모기가 우리 피를 빨 때는 기다란 대롱 모양의 주둥이를 찔러 넣는데요, 이때 하루딘이라는 침샘 물질을 주입합니다. 그러면 침이 들어가도 아픈 느낌을 덜 받게 되고 피의 응고도 막아주는데요, 일단 침이 빠지고 나면 이 물질 때문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면서 아프고 가렵게 되는 겁니다.

조현지 : 모기의 침 속에 있는 물질이 문제였네요. 그럼 이렇게 가려울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왜 우리 보통 침을 바른다거나 손톱으로 십자를 만든다거나 이런 방법들 쓰잖아요?

이동은 : 맞아요. 저는 일단 찰싹찰싹 때리기부터 하는데 다들 해보셨을 거예요. 사실 별 효과가 없죠?

조현지 : 그러니까요. 아프기는 한데 가려움증은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이동은 : 거기다가 잘못하면 침이나 손톱에 있는 세균이 침투해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물론 저도 무심코 하게 되지만 이런 방법들은 쓰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일단 모기에 물리면 순한 비누를 이용해서 물린 부위를 깨끗이 씻어주고요,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항히스타민제나 부신피질 호르몬제가 들어있는 약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벌레에 물렸을 때 자주 쓰는 물파스에도 이런 성분이 들어있어서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방송에 나오면서 화제가 된 방법이 있는데요, 티스푼을 뜨거운 물에 담가서 데운 뒤에 물린 부위에 30초 정도 갖다 대는 겁니다. 모기의 침 성분이 40~50도 정도의 열을 가하면 변성이 되기 때문에 이 방법이 가려움증을 가라앉히는 데는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조현지 : 아주 좋은 팁이네요. 아무래도 약을 발라주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물리기 전에 모기 기피제나 모기향 많이 쓰잖아요? 이런 것들도 도움이 될까요?

이동은 : 네, 모기 기피제 같은 경우는 대부분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를 이용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모기가 다가올 확률이 낮아지겠죠. 하지만 이런 모기 기피제에는 화학 성분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주의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천연 모기 퇴치제로 많이 이용하는 게 계피인데요, 모기가 이 냄새를 아주 싫어한다고 합니다. 이 계피를 소주와 일대일로 섞은 다음에 2주 정도 숙성시키고요, 이걸 다시 물에 섞어서 뿌려주면 모기 퇴치에 효과 있다고 하네요. 이런 걸 쓰지 않고도 모기에 물리는 걸 막으려면 일단 모기가 야행성이니까 밤에 주의하셔야 하는데요, 앞서 얘기한 대로 땀을 흘린 채로 잠자리에 들지 마시고요, 실내 온도는 조금 낮추시는 게 좋습니다. 또 선풍기를 아주 약하게 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모기가 날개와 다리가 길기 때문에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거든요. 선풍기를 미풍으로만 틀어도 모기가 1m 안으로 접근하기가 힘들다고 합니다. 또 이 선풍기 바람이 몸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나 냄새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해서 모기가 목표물을 찾는 걸 방해한다고 하네요.

조현지 : 그렇군요. 정말 여러모로 모기는 여름에 너무 성가신 존재예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곤충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동은 : 그렇죠. 없어지면 좋겠다 싶은 대표적인 해충인데요, 이 모기가 정말 위험한 건 이렇게 단순히 우리를 괴롭히는 것 때문만은 아닙니다.

조현지 : 그럼 더 큰 피해를 준다는 건가요?

이동은 : 네, 이 모기가 피를 빨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을 같이 옮기기 때문인데요, 생각해보면 뇌염부터 말라리아, 뎅기열 최근에 아주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카 바이러스까지, 전부 모기가 옮기는 거거든요.

조현지 : 그러고 보면 모기가 정말 위험한 질병을 많이 옮기고 있었네요.

이동은 : 네, 실제로 인간에게 가장 위협적인 동물이 모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해마다 전 세계 72만 명 이상이 이 모기가 옮긴 질병으로 사망한다고 하는데요, 전쟁이나 폭력에 의한 사망자가 매년 47만 명 정도고요,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이 5만 명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악어나 상어도 사실 사람을 죽게 하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거든요. 그러니까 이 모기가 인류 건강에 아주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거죠.

조현지 :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 모기를 없애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이동은 :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모기의 번식을 막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한마디로 모기 잡는 모기를 만들어서 야생에 풀어놓는 건데요, 우선 수컷 모기에게 특정 바이러스를 감염시켜서 유전자를 변형한 뒤에 방사합니다. 그러면 이 모기와 짝짓기를 한 암컷 모기는 부화하지 못하는 알을 낳게 되는데요, 이렇게 해서 개체 수를 줄이는 겁니다. 사람의 피를 빠는 모기는 암컷 모기거든요. 수컷 모기는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고 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수컷만 남게 되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요, 결국 번식을 못 하니까 자연적으로 개체 수가 줄어드는 거죠. 실제로 지난해 6월에 미국 환경보호청에서는 이 모기를 방사해도 된다고 허가를 내렸는데요, 올여름부터는 워싱턴D.C.와 20개 주에서 일반 가정이나 호텔 등을 대상으로 이 모기를 5년 동안 판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럼 국내에서도 이런 유전자 변형 모기를 활용할 수 있는 건가요?

이동은 : 국내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다른 모기의 유충을 먹지만 사람의 피를 빨지 않는 모기가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은 꽃의 꿀을 먹으면서 다른 모기 유충을 잡아먹어서 번식을 막는 거죠. 그런데 이런 방법에 대해서도 아직은 논란이 많은데요, 아무리 모기가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지만 인간이 자연에 직접 개입하면 생태계의 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처럼 이미 시작한 나라가 있으니까 이 방법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죠.

조현지 : 네, 모기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을 다루게 되는데요, 올해는 모기가 많이 없으면 좋겠어요.

이동은 : 그래도 요즘에는 모기가 좀 줄어들었다고 느끼지 않으세요? 아무래도 모기 유충이 살기 쉬운 웅덩이를 없앤다거나 하수도를 소독한다거나 이런 노력들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개체 수 자체는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래도 여전히 모기는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 모기에 물리지 않고 여름을 나면 좋겠네요.

조현지 :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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