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저는 코미디를 하러 왔고, 여러분들은 웃으러 오셨으니까 그냥 막 웃으세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6 15:42  | 조회 : 926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한기명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저는 코미디를 하러 왔고, 여러분들은 웃으러 오셨으니까 그냥 막 웃으세요.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어릴 적 사고로 시력장애와 청각장애,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장애인 코미디언 한기명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장애를 즐기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게 가능한 일일까 싶지만, 제 앞에 앉아있는 기명 씨를 보니까 정말로 즐기고 계신 것 같아요. 오늘 초대석에서는 뻔뻔하고, ‘펀펀’한 개그맨,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한기명 씨와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기명 씨? 

◆ 한기명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하 한기명)> 안녕하세요. 

◇ 조현지> 네, 반갑습니다. YTN 라디오 스튜디오에 찾아주셨는데, 어떠세요?

◆ 한기명> 오랜만에 생방송을 하니까 조금 떨리네요. 

◇ 조현지> 저희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 한기명>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뻔뻔한 장애인 코미디언, ‘뻔장코,’ 한기명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 조현지> ‘뻔장코’라고 소개를 해주셨는데, 무슨 뜻이에요?

◆ 한기명> 일단 뻔뻔하다의 뻔도 있고, 영어로 펀펀(fun fun), 즐기다, 재밌다. 뻔뻔하게 장애를 즐기고 있는 코미디언입니다.

◇ 조현지> 어떨 때 가장 뻔뻔하다고 느끼세요?

◆ 한기명> 전철 탈 때요. 남들 못 앉는 노약자석에 편하게 앉아서 갈 수 있으니까요.

◇ 조현지> 노약자석에 앉으실 때 나는 정말 뻔뻔하다고 느끼신다고 하셨는데요. 기명 씨가 아직 노인은 아니잖아요.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한기명> 저는 지금 현재 26살입니다.

◇ 조현지> 그러니까 또 노약자석에 앉는 게 민망하다고 느끼시는 것 같은데요. 기명 씨가 국내 유일의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에요. 어쩌다가 개그맨의 꿈을 꾸게 되셨어요?

◆ 한기명> 제가 이 장애가 선천적 장애가 아니라 후천적 장애거든요. 교통사고가 났거든요. 학원 차에서 제가 다 내리지 않았는데, 차가 그냥 출발을 해버려서 식물인간으로 반 년 있다가 그다음에 깨어나서 있었는데, 아무래도 그때는 무기력하잖아요. 그런데 어느 날 ‘개그콘서트’를 보고서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것을 보고서 나도 저 형들처럼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와 감동을 선물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코미디언의 꿈을 꾸게 되었는데요. 매번 서류심사에서 탈락하다가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장르를 알게 되어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누구든 할 수 있으니까요. 스탠드업 코미디로 왔습니다.

◇ 조현지> 코미디언 시험에 문을 두드리다가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오게 되신 건데요. 사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개그는 콩트 형식으로 미리 아이디어를 짜서 그렇게 극을 하는 공개 코미디를 생각하는데, 굳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 한기명> 그게 공개 코미디는 제약이 조금 있어요. 왜냐하면 만들어서 하는 거지만, 스탠드업 코미디는 나에게 있었던 일을 말로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거다 보니까 확실히 다르죠.

◇ 조현지> 그렇군요. 그러면 여기서 조심스럽게 기명 씨의 장애 이야기로 이어가볼까 하는데요. 앞서 학원차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무대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저는 장애 종합 선물세트에요.” 장애를 선물이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하신 게 저는 조금 독특하게 느껴졌거든요. 그것을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우울하고 힘든 시간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요. 선물세트, 어떤 부분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셨을까요?

◆ 한기명> 어쨌든 제가 지금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한 거잖아요.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우울해하거나 기죽어 있으면 그게 나태해지고, 그럴 것 같아서 그러면 차라리 내 장애를 즐기자고 해서 내 장애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종합 선물세트로 하게 되었습니다.

◇ 조현지> 실제로 저희가 앞서 소개를 해드렸지만, 시력 장애도 가지고 계시고, 청각 장애도 가지고 있으시고요. 지체 장애 때문에 팔 한 쪽이 불편하세요. 저희가 스튜디오에 모시고 있지만, 오시기 전에 조금 걱정도 있었어요. 잘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까. 그런데 오늘 너무 이야기를 잘해주고 계신데요. 팬들이 기명 씨의 공연을 보러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이세요?

◆ 한기명> 일단은 팬이라기보다 관객분들이 저거 웃어야 하나? 왜냐하면 장애인이 이렇게 코미디를 하고 있으니까요. 웃어야 하나 하는 시선이 있는데요.

◇ 조현지> 괜히 웃었다가 뭔가 실례가 되는 것 같고, 이런 느낌이라서.

◆ 한기명> 그런데 저는 코미디를 하러 왔고, 여러분들은 웃으러 오셨으니까 그냥 막 웃으세요. 어차피 오늘 보고 말 사이인데. 

◇ 조현지> 제가 정말 기명 씨가 유쾌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느꼈냐면, 스튜디오에 들어오셨을 때 오시는 길 불편하지는 않으셨어요? 하고 제가 질문을 했더니 뭐라고 하셨죠?

◆ 한기명> 하나도 안 불편했어요. 전철이 공짜라서. 하하

◇ 조현지> 이렇게 얘기를 하셔서 사실 이걸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저도 순간적으로 고민을 했거든요. 아마 관객분들이 처음에는 그런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아요. 학창시절에 특수 학급이 아닌 일반 학교를 다녔다고 들었어요. 아무래도 불편한 점이 본인도 있었을 것 같은데, 부모님의 권유였나요? 아니면 기명 씨의 선택?

◆ 한기명> 저는 특수학교가 있다는 것을 졸업하고 나서 알았어요.

◇ 조현지> 그렇군요. 그러면 딱히 선택보다는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서 학창시절을 보내셨군요. 그때 친구들이 놀리거나 괴롭히는 경우는 없었나요?

◆ 한기명> 많았죠. 아무래도 제가 신체가 이렇다 보니까 때리는 애들도 있었고, 놀리는 애들도 있었고요.

◇ 조현지> 그러면 기죽고, 힘들어하는 게 당연할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런 부분들을 이겨내셨어요?

◆ 한기명>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가 있잖아요. 고진감래했죠.

◇ 조현지> 그래서 지금은 좋은 날이 왔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 한기명> 네, 그렇죠. 아직 ing죠.

◇ 조현지> 앞으로 더 발전을 할 수 있는 20대 청년이에요. 청취자님께서 “코미디언 꿈 이루셨네요. 열정과 꿈, 응원합니다.” 이렇게 보내주셨고, “한기명 님의 인생철학, 정말 훌륭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분은 “좋은 말이네요. 한기명 씨는 웃기러 오신 거고, 관객은 웃으러 온 거고요. 이 말이 딱 인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 메시지를 보내주고 계세요. 일단 기명 씨가 본인을 장애 종합 선물세트라고 했지만, 제가 볼 때는 장기 종합 선물세트, 이런 느낌도 들어요. 일단 유머 감각. 개그 되고요. 연기도 되고, 마술도 할 줄 아신다면서요?

◆ 한기명> 네. 그런데 오늘은 제가 마술도구를 모르고 못 챙겨왔어요.

◇ 조현지> 그렇군요. 나중에 또 한 번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하다 보면,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로부터 응원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어때요?

◆ 한기명> 안 그래도 페이스북 메시지로 고등학생인데, 제가 하는 코미디를 유튜브로 봤나 봐요. 유튜브로 보고서 정말 힘이 된다고, 그 친구도 꿈이 코미디언이라고 하면서 항상 응원한다고 이런 메시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 조현지> 그 친구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인 거죠? 그런 메시지를 받으면 어떠세요?

◆ 한기명> 왠지 더 열심히 해야겠고, 그렇죠.

◇ 조현지> 자, 그리고 한 분 더. 코미디 얼라이브의 대표, 개그맨 정재형 씨가 찾아와주셨어요. 안녕하세요?

◆ 정재형 코미디 얼라이브 대표(이하 정재형)> 네, 안녕하세요. 코미디언 정재형입니다. 반갑습니다.

◇ 조현지> 두 분 어떤 사이시길래 이렇게 도와주러 나오신 거예요?

◆ 정재형> 사이라고 하면 저희 공연 소속의 코미디언이 한기명 씨고, 제가 그 공연의 대표 자격으로 같이 하고 있습니다.

◇ 조현지> 갑과 을의 관계인가요?

◆ 정재형> 갑과 을까지는 아니고, 갑과 정 정도. 기명 씨가 갑입니다. 하하.

◇ 조현지> 재형 씨. 두 분이 어떻게 함께하게 되신 거예요?

◆ 정재형> 제가 스탠드업 코미디를 재작년 11월 30일에 시작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1월에 공연을 론칭했을 때 다른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고 싶으신 일반인분들이 많이 찾아오셨어요. 저희가 네 명이서 하다가 일반인들이 많이 오시니까 저희가 일반인들을 위한 무대를 개방했거든요. 그중에 한 분이 기명 씨였던 거예요. 저희는 사실 알고 있었어요. 기명 씨가 개그콘서트 방청도 자주 오시고 하셔서 알고 있었는데요. 저희도 사실 고민이 있었죠. 장애인분이 무대에 서는 게 괜찮을까?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했을 때 실수가 생기고 하면 그때 수습을 하면 되니까 일단 기회를 주자. 모든 사람한테 똑같이 기회를 주고, 그 이후에 문제가 있으면 서로 보완하고 하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일단은 들어왔을 때 기명 씨랑 면접을 한 번 했거든요. 다른 분들처럼 똑같이. 제가 그 이야기를 했어요. 장애인분들도 본인이 장애인인 것을 인지하고 오시잖아요. 그래서 내가 와서 이 사람들이 불편하지는 않을까, 내가 와서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할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다른 분위기와 다르게 여기는 코미디 하는 곳이라 성역 없이 우리가 토론도 해야 하고, 회의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요. 제가 뭐라고 했냐면, 기명 씨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함께하게 되어서 너무 좋은데, 오늘 여기 지금 우리 함께하기로 한 순간부터는 나는 당신을 장애인으로 보지 않고, 한 명의 코미디언으로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기명 씨도 저를 똑같이 서로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고, 회의도 하고, 개그도 하면서 즐겁게 무대 준비를 같이 해보자고 해서 기명 씨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좋다고, 자기는 그런 게 더 좋다고 이야기를 해주더라고요.

◇ 조현지> 사실 도전하기까지, 찾아가기까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떤 마음이었어요?

◆ 한기명> 처음에는 내가 이거 미팅을 가서 이렇게 망쳐놓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일단 ‘DID’로 가보자는 생각을 했거든요.

◇ 조현지> ‘DID’요?

◆ 한기명> 으아, 들이대.

◇ 조현지> 들이대. 'DID' 재밌네요. 그래서 재형씨가 나는 기명 씨를 한 명의 코미디언으로 보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한기명> 아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고 하셨잖아요. 맞았아요. 왜냐하면 내가 장애인이라고 해서 일반 공개 코미디처럼 그냥 돌려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미팅을 하러 갔었거든요.

◇ 조현지> 혹시라도 거절당해도 일단은 가보자는 마음으로 갔는데, 받아주고, 같이 코미디언으로서 인정을 해주니까 정말 기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가 여기서 또 안 볼 수가 없죠. 짤막하게 준비를 부탁드렸는데, 지금 볼 수 있을까요?

◆ 한기명> 네. 왜 부산 사람들이 서울말을 쓰면, 조금 귀엽다는 생각 안 드세요? 나만 그런가. 그런 생각을 드시잖아요. 저도 영화 ‘마라톤’을 보면서 그런 생각했거든요. 아이고, 조승우 귀엽네. 솔직히 말해서 초원이 연기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거든요. 연기에 소울이 없어, 소울이. 제가 하는 거 한 번 잘 보세요. 일단 감정 잡고.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 다...” 물론 저도 소울이 없었어요. 업종이 다르거든요. 여기까지.

◇ 조현지> 하하하. 앞서서 저희가 이런 이야기를 계속 했어요. 우리가 웃어도 되나. 이런 과정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관객분들의 반응을 옆에서 보시면 어떠세요?

◆ 정재형> 그 걱정을 하고 오시는 건 아니에요. 기명 씨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냥 왔는데, 저 사람은 장애가 있는 사람 아닌가? 이렇게 약간 보시는 분들이 걱정을 하시죠. 기명 씨의 첫 조크가 그 모든 마음을 녹아내릴 수 있게 만드는 조크가 있어요. 그거는 공연 보러 오시면 알 수 있습니다. 

◇ 조현지> 너무 감질나서 바로 찾아봐야겠네요. 그런데 청취자분들이 이런 문자도 많이 보내주셨어요. “‘스탠딩 코미디’라고도 하지 않나요?” 이렇게 보내주셨는데요.

◆ 한기명> 스탠딩 코미디는 콩글리쉬에요.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거고, 정식 명칭은 스탠드업 코미디입니다.

◆ 정재형> 예전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그때는 스탠딩 코미디, 스탠드업 코미디를 혼용해서 쓰기는 했는데, 사실 진짜로 미국에서 온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있어요. 그분이 스탠드업 코미디밖에 없다, 세계에는. 전 세계적으로 스탠드업 코미디밖에 없고, 한국 왔더니 스탠딩 코미디라고 쓰더라. 저희한테 항상 미국에서도 영어를 배워서 기명 씨와 같이 코미디를 할 거니까 저희는 스탠드업 코미디라고 알고 있으라고 하셨죠.

◇ 조현지> 스탠딩 코미디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용어다. 전 세계적으로는 스탠드업 코미디다, 라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재형 씨는 사실 개그콘서트를 통해서 많은 분들에게 얼굴을 알린 분인데, 어쩌다 스탠드업 코미디에 빠지셨어요?

◆ 정재형>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기 전에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검사도 맡고, 계속 새 코너를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잘 안 됐어요. 그리고 옆에 방송사 ‘웃찾사’에 있었던 이용주 씨도 웃찾사가 없어지면서 둘이서 우리가 새로운 코미디를, 공개 코미디 말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아보자고 생각해서 그것 중에 저희가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차마 시도를 못했던 스탠드업 코미디를 우리가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해서 둘이 시작을 했습니다. 무대가 없어서 스스로 무대를 만들려고, 그런데 기존에 하던 거 말고 새로운 것, 사람들이 요즘 시대에 원하는 것을 뭘까, 생각하다가요. 요즘에는 TV 같은 것도 잘 안 보시잖아요. 그것보다는 유튜브를 보시고 하는데, 그 이유가 저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찾아서 보는,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런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 이런 것을 제가 생각해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그것에 적절한 장르라고 생각했어요. 다원화된 거죠. 기명 씨가 코미디하는 것은 장애인분들이 보시기에 즐거울 것 아니에요? 우리의 목소리를 대신 대변해주고, 요즘 또 여성문제 같은 경우는 여성 코미디언들이 직접 말씀해주시면 될 것 같고 해서 그런 것들을 지향하면서 이것을 시작하게 되었죠. 

◇ 조현지> 아까 스탠드업 코미디와 다르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을 공개 코미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스탠드업 코미디라면 아무래도 관객분들과 가까이서 소통하고, 바로 반응을 볼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요. 두 분이 가지고 있는 개그 철학을 하나씩 여쭤봐도 될까요?

◆ 정재형> 저 같은 경우에는 코미디에서는 웃음이 가장 먼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특히나 스탠드업 코미디는 이제는 모두가 한꺼번에 웃는 게 아니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방법은 모두가 각기 다른 사람에게, 다른 웃음을 주는 게 요즘 시대의 코미디라고 생각해요. 모두가 다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웃음은 요즘에는 찾기가 많이 어려워진 것 같아서요. 있기는 있겠지만, 어떤 사람이 보기에는 지금 기명 씨가 하는 이런 코미디도 불편할 수가 있어요. 모두가 편안한 것은 없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각각을 위한 코미디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드는 것. 그게 어떻게 보면 스탠드업 코미디를 맨 처음에 시작하면서 가졌던 하나의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기명> 철학. 철학은 어려운 것 같아요. 말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아서. 

◆ 정재형> 제가 대신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 기명 씨가 저와 예전에 얘기한 게 있어요. 코미디 왜 하느냐고 이야기를 했을 때 자기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장애인분들은 표현을 잘 못 하시잖아요. 항상 숨어있고, 그런데 자기가 스스로 나와서 나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이렇게 멋진 무대를 꾸밀 수 있고, 할 수 있다. 나로서 세상의 모든 다른 장애인분들도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고, 코미디라는 표현 수단으로 장애라는 굴레를 모두가 벗어던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거든요.

◇ 조현지> 맞나요, 기명 씨?

◆ 한기명> 그게 철학이었어요? 네, 맞아요.

◇ 조현지> 오늘 두 분 점심시간 이렇게 함께해주셨는데, 두 분 응원하면서 국내 최초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한기명 씨, 그리고 코미디 얼라이브 대표 개그맨 정재형 씨와 인사 나눌게요. 오늘 두 분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한기명> 네, 감사합니다.

◆ 정재형>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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