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FM, 조현지입니다
  • 제작,진행: 조현지 / 구성: 조경헌

인터뷰 전문

아들과 함께 한 600여 일간의 축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5-10 15:48  | 조회 : 1077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태원준 여행작가, 한동익 여사


아들과 함께 한 600여 일간의 축제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모자가 함께 떠난 세계여행. 500여 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아들은 이런 말을 남기게 됩니다. “엄마가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나는 엄마를 여행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목요일 코너 ‘여행이 별거냐’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분이기도 하죠. 태원준 여행작가. 그리고 그의 트래블메이트, 태원준 작가의 어머니 한동익 여사 모시고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 한동익 여사(이하 한동익)> 안녕하세요. 

◆ 태원준 여행작가(이하 태원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조현지> 두 분이 정말 그냥 길거리에서 봬도 모자관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닮으셨어요.

◆ 태원준> 제가 외탁이어서요. 많이 닮은 편입니다.

◇ 조현지> 두 분을 모신다고 하니까 정말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거든요. 차근차근 저희가 풀어보도록 하고요. 먼저 청취자분들께 인사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 한동익> 안녕하세요. 태원준 엄마, 한동익입니다.

◆ 태원준> 네, 안녕하세요. 저는 목요일 코너죠. ‘여행이 별거냐’에 합류하게 된, 지난주에 인사드렸던 여행작가 태원준입니다.

◇ 조현지> 반갑습니다. 저희가 이렇게 어머님과 아드님을 스튜디오에 모신 것은 처음이에요.

◆ 태원준> 영광입니다.

◇ 조현지> 사실 엊그제가 어버이날이었잖아요. 두 분 어떻게 보내셨어요?

◆ 한동익> 아들하고 강릉에 갔다 왔어요.

◆ 태원준> 제가 사실 일이 있었어요. 강릉에서 강연이 있었는데, 그래도 어버이날을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어머니 모시고 아예 강연장이 있는 강릉까지 가서 강연 전후에 같이 바다도 보고 여행도 했습니다.

◇ 조현지> 좋으셨겠어요, 어머님?

◆ 한동익> 네, 많이 좋았어요.

◇ 조현지> 오늘 어머님을 부러워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실 것 같은데요. 제가 앞서서도 잠깐 얘기를 했었어요. 엄마가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나는 엄마를 여행했다. 태원준 작가가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이 말을 듣고 심장이 뭉클했어요. 어머님, 이런 이야기한 것 알고 계셨어요?

◆ 한동익> 네, 알고 있었어요. 얘기 들었을 때 나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여행을 했는데, 옆에서 나를 많이 바라보고 있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 태원준> 그런데 제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제가 대학 들어가서는 따로 살았기 때문에 많은 자식들이 비슷할 것 같기는 합니다만, 부모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정말 500일 넘게 24시간 붙어 있다 보니까 쑥스러워서 질문하지 못했던 것도 질문하게 되고요. 어머니도 굳이 평생가야 저에게 들려주실 일이 없었던 그런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시다 보니까 엄마한테 이런 면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했던 말이 사실이었던 것 같아요.

◇ 조현지> 두 분을 오늘 모신 이유가 어머니와 아들이 같이 세계여행을 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어머니와 짧은 여행도 아니고 세계여행을 같이 갈 생각을 하셨어요?

◆ 태원준> 원래 세계여행이나 그렇게 긴 여행은 아니었어요. 집안에 조금 슬픈 일, 어려운 일들이 있었고요. 또 어머니께서 약간의 아픔도 있으셨지만, 환갑을 맞이하는 해였기 때문에 선물 겸 짧게, 길어야 한 달 정도 중국을 둘러볼 생각이었는데요. 중국여행을 한 달 즐겁게 마치고 나서 어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이 원준아, 엄마 결혼하고 나서 내일이 기대되는 게 처음이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어머니는 30년 가까이 굉장히 오랫동안 일만 하시다 보니까 내일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매일 같은 날의 반복이었는데, 이렇게 여행을 나와 보니까 내일 뭘 볼지도 모르고, 어디를 갈지도 모르고, 설레셨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제가 너무나 감동을 받아서 돈이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머니가 좋아하신다면 계속 여행을 해야겠다, 하다 보니까 계속 늘어났고요. 나중에 제가 돈이 떨어졌는데도 안 오시려고 하셔서 누나도 돈을 보내주다 보니까 굉장히 긴 여행이 이어진 것 같아요.

◇ 조현지> 아드님과의 여행이 그렇게 좋으셨어요, 어머님?

◆ 한동익> 아들과 여행을 하니까 좋은 점이 일단 힘들면 쉬어주고, 많이 맞춰주는 여행을 하다 보니까 굉장히 편안해서 계속 길어졌던 것 같아요. 

◇ 조현지> 이게 쉽지가 않아요. 두 분이 2012년에 처음 여행을 떠나셨잖아요. 그때가 어머니의 환갑 기념이었던 거고요.

◆ 태원준> 정확히 환갑 때 떠난 거죠.

◇ 조현지> 그러면 작가님은 그때 나이가 얼마나 되셨어요?

◆ 태원준> 제가 만 서른이었고요. 어머니는 만 예순이셨던 거죠.

◇ 조현지> 그런데 남자 나이 서른이면 한창때잖아요. 회사를 다닌다면 입사해서 한창 회사를 다닐, 혹은 그럴 무렵인데요. 어떻게 결심을 했을지도 궁금하거든요?

◆ 태원준> 저도 어떻게 보면 평범한 회사원처럼 회사를 다녔는데, 그래도 제가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지만 그 당시에 드리웠던 슬픔이 커서요. 누구에게나 가족이 가장 소중하잖아요. 그래서 당시 제가 돈을 벌고, 성장하고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어머니의 아픔을 보듬어드릴 수 있는 방법이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만 두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짧게 다녀왔다가 다시 복귀할 생각이었는데, 결국은 못 하고 계속 여행이 지속되게 된 거죠.

◇ 조현지> 어머님은 어떠셨어요? 아들이 같이 세계여행을 가자, 혹은 여행을 같이 가자고 했을 때 기분이 당연히 좋은데, 그래도 우리 아들 한창 일해야 할 때인데, 이런 걱정도 있으셨을 것 같거든요?

◆ 한동익> 그렇죠. 걱정은 당연히 있겠죠, 부모라면. 여행을 가자고 했을 때 여행을 갈 수 있을까, 일도 하고 있는데. 그렇게 굉장히 망설였는데, 아들이 와서 자꾸 일도 도와주면서 얘기를 하고 하다 보니까 그래, 아들이 이렇게 가자고 하면 한 번 가보자.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하고 그냥 아들이 하자는 대로 해보자고 따라갔어요.

◆ 태원준> 이렇게 말씀하셨지만, 처음에는 반대하셨습니다.

◇ 조현지> 왜냐하면 어머님들이 여행을 그렇게 다녀보신 세대가 아니다 보니까 걱정이 많이 앞서셨을 것 같아요.

◆ 한동익> 그렇죠.

◇ 조현지> 처음에 한 달 정도는 참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다시 정말 긴 여행을 떠나려고 마음을 먹고 출발했을 때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 혹은 마음 맞는 친구와 가도 장기 여행을 다니다 보면 트러블이 안 생길 수가 없거든요? 그런 경험 없으셨어요?

◆ 한동익> 트러블은 없었고, 처음에는 엄마를 잊어버려도 안 되고, 뭐도 안 되고, 하니까 항상 제 곁에 있었어요. 그런데 한 달이 지나다 보니까 여행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아들한테 얘기를 했더니 그러면 조금만 더해보자, 더해보자고 해서 길게 됐는데요. 아들이 진짜 잘 맞춰줬어요. 제 체력, 음식 먹는 것, 뭐든 것. 너무 힘들다고 하면 쉬었다가 가고. 그랬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조현지> 제가 지난주 방송에서도 말씀드렸는데, 모자가 같이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를 하니까 제 주변 친구들은 아들이 정말 대단하다, 부모님 모시고 여행가면 사실 쉽지가 않은데 대단하다. 이런 이야기도 했고, 반대로 부모님 세대 분들은 자식하고 여행 갔을 때 불평불만 한 번 했다가는 다시는 안 데리고 갈지도 몰라, 그래서 힘들어도 더 열심히 따라가야 해, 이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두 분이 그게 잘 맞았던 거예요, 그렇죠?

◆ 한동익> 네.

◇ 조현지> 작가님은 안 힘드셨어요?

◆ 태원준> 네, 저는 딱히. 여행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결국, 힘들 때 택했던 것이 여행이었거든요. 저는 대학교 때부터 배낭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까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설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머님께 드리고 싶어서 선물처럼 여행을 드린 거였고요. 그다음에 아까 말씀하셨듯이 제가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제가 대단한 게 아니라 어머니께서 대단하신 게 사실 제 또래, 30대 전후의 청년들은 여행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누구나 막 떠나고 하는데요. 환갑의 어머니께서 그렇게 오랫동안 여행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너무나 감동했었거든요. 그리고 이게 장기여행이다 보니까 몸이 편한 여행은 아닙니다. 배낭여행이고, 돈을 아껴가면서 최저 비용으로 계속 여행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니께서 오로지 여행의 즐거움에 빠지셔서 우리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하잖아요. 버티면 안 되고, 즐겨야 한다고 하는데요. 어머니는 여행을 계속 버티신 게 아니라 계속 즐기셨기 때문에 나중에는 제가 먼저 집에 가자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 조현지> 2012년에 여행한 블로그를 보면 사진도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호텔가서 자고, 이동하고, 이런 게 아니라 정말 말씀하신 대로 배낭여행. 카우치서핑을 통해서 숙박을 해결하고요. 저는 인상적이었던 게 어머니들이 카우치를 내준 주인들에게 비빔밥을 만들어주시고, 이런 장면이에요. 어머니의 공이 정말 큰 것 같아요.

◆ 태원준> 네, 대단하죠. 어머니께서 당시 비빔밥 얘기 좀 해주세요.

◆ 한동익> 비빔밥도 비빔밥인데, 카우치서핑 할 때 대부분 어떤 나라든지 엄마라고 하면 다 와닿는가 봐요. 엄마와 아들하고 여행을 한다고 메일을 보내면, 무조건 오케이인 거예요. 이유가 없이. 그래서 가서 젊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했는데요. 너무 재밌고, 여행 얘기도 서로 하고요. 너무나 잘해주니까 해줄 게 뭐가 없을까 했는데, 비빔밥은 어느 나라든지 할 수가 있더라고요. 어떤 재료든지 가지고 예쁘게만 하면 되니까요. 

◆ 태원준> 나물 대신에 파프리카로 하고 그랬어요.

◆ 한동익> 그런데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그래서 아 이거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해서 계속 하게 됐죠.

◇ 조현지> 다들 맛있어 했나요?

◆ 한동익> 네, 맛있어하고, 때로는 친구들을 불러오면 안 되겠느냐고 해서 대학생 집에 가서 묵었을 때 열댓 명을 데려온 적도 있었어요. 

◆ 태원준> 그때 비빔밥 파티를 했었죠.

◇ 조현지> 정말 쉽지 않은데, 어머님이 그것을 즐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얘기하시는데 표정이 그때 당시로 다시 여행을 하시는 느낌이라서 행복했던 추억이구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여행을 하면 사실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전 세계 다니시면서 아프시거나 음식 때문에 고생하셨던 적은 없으세요?

◆ 한동익> 저는 많이 먹지는 않아요. 한국이든, 외국이든. 그런데 빵하고 우유만 있으면 저는 뭐든지 해결되기 때문에 안 맞으면 빵하고 우유를 그렇게 많이 사먹었어요.

◆ 태원준> 저는 가리는 음식이 없어요. 워낙 여행을 많이 하다 보니까 현지 음식 먹는 것을 저는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정말 다행이었던 게 특히 어르신들 같은 경우는 음식이 안 맞아서 여행을 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어머니는 말씀하신 대로 빵을 엄청 좋아하세요. 어르신들 보통 유럽 가셔서 빵 드시는 것도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밀가루랑 빵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나 빵이 없는 나라가 없습니다. 그렇게 드시고, 또 곳곳에서 맛있는 것을 챙겨 드시다 보니까 잘 맞으셨던 것 같아요.

◇ 조현지> 그렇군요. 블로그 이야기로 다시 가보면, 여행, 특히 이거는 편안한 여행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사서 고생하는 여행이었잖아요. 인터넷이 잘 안 되는 지역도 있었을 거고요. 매일 그것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린다는 게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그것을 또 매일 올리셨어요?

◆ 태원준> 어머니와 여행을 하다 보니까 저녁 시간에는 많이 할 수 있는 활동이 없더라고요. 저녁에 들어와서 저 혼자 놀러나가거나 맥주 한 잔 한다고 나가기도 그렇잖아요. 어머니를 혼자 숙소에 넘겨두고. 그러다 보니까 저녁 시간이 비기도 했고요. 그다음에 여행 떠날 때 주변 분들이 걱정도 해주셨을 것 아니에요? 어머니도 연세가 있고, 저도 한창 일할 때여서 걱정들을 많이 해주시다 보니까 블로그에 여행기를 열심히 올릴 테니까 보시면서 잘 지내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한 건데요. 그런데 제가 완벽주의가 조금 있어요. D+1 하고 첫 날을 올렸는데, 자연스럽게 다음 날도 쓰고 있더라고요. 이게 첫 300일 간의 여정이 계속 이어지게 됐고요. 이게 책을 쓰려고 떠난 여행은 결코 아니었거든요. 블로그를 보고 또 제안이 들어와서 책까지 낼 수 있었기 때문에 뿌듯하기도 하죠. 

◇ 조현지> 제가 여행 100 며칠 정도 됐을 때 작가님의 블로그를 봤었어요. 그때 보고 이분 대단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어느 순간 책도 나온다고 하고, 이렇게 돼서 정말 반가웠거든요. 청취자님께서 “저는 우리 아들과 같이 있으면 할 말도 없고, 조금 불편하던데 두 분 얘기를 듣다 보니까 부럽네요. 저도 우리 아들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해주고, 친해져야겠어요.” 두 분도 원래 이렇게 친하시지는 않았죠?

◆ 한동익> 그런데 아들이 워낙 다정다감한 성격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강릉을 이번에 갔을 때도 설명을 너무 잘해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여행을 가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여기는 이렇고, 저기는 저렇고, 이렇게요. 그래서 재밌게 하지 않았나. 물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참 재밌게 했어요.

◇ 조현지> 힘들다면 뭐가 제일 힘드셨어요?

◆ 한동익> 저는 이동이 조금 힘들었어요. 이동을 하려면 배낭을 짊어지고 가야 하거든요. 그때가 조금 힘들었지, 다른 때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 조현지> 다른 청취자께서는 “다른 분들한테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여기는 꼭 가보세요, 하는 곳이 있나요?”하고 보내셨어요.

◆ 한동익> 나는 처음에는 터키가 진짜 좋았거든요. 볼거리도 많고, 사람들이 친절하고요. 그런데 이번에 아프리카를 다녀오고 나니까 진짜 아프리카는 우리가 생각한 것처럼 못 살고,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너무 잘살더라고요. 너무 좋고. 그래서 아프리카가 조금 멀기는 해도 한 번 가보는 것도 진짜 좋을 것 같아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아프리카는요. 

◇ 조현지> 어머니의 추천은 터키와 아프리카. 작가님은요? 

◆ 태원준> 아프리카 말씀하셨는데, 아프리카는 최근에 반 패키지 식으로 숙소하고 이동 같은 것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런 것을 참여하시면 하이라이트를 보실 수 있어서 좋고요. 저 같은 경우 가까운 곳을 추천 드리면, 가족 분들끼리 가기 좋은 곳으로 대만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부모님들이 이동시간이 너무 길면 힘들어하시는데, 대만은 한 2시간 반 정도면 비행기로 갈 수 있고요. 또 그 안에 다양한 매력이 있는데, 그 매력이 남녀노소에 맞춘 매력들이 있습니다. 시장만 하더라도 너무나 멋진 몰도 있고요. 고즈넉한 야시장도 있고, 음식 같은 경우도 정말 젊은 층들이 좋아할 만한 최신식 디저트라든지, 여러 가지도 있지만,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딤섬이라든지, 중국식 화려한 요리들도 많이 있어서요. 두루두루 가족분들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는 대만도 추천을 드립니다. 볼거리도 많고요.

◇ 조현지> 어머니도 대만 괜찮으셨어요?

◆ 한동익> 그럼요. 좋았어요.

◇ 조현지> 저는 이것도 궁금했어요. 여행을 저 같은 경우, 혹은 많은 분들이 휴가 때 잠깐 다녀오는 거잖아요. 장시간 여행을 하고 나서 내가 그 전의 나와 이후의 나는 어떤 변화가 있다, 이런 게 있을까요?

◆ 한동익> 그것을 참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전에는 모든 게 다 필요했었어요. 이것도 사고, 저것도 사고 그랬는데, 그게 필요가 없는데, 너무 욕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그런 욕심을 많이 버리고, 내가 필요 없는 것은 필요한 사람에게 무조건 줘야 하고, 그런 것을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 태원준> 매일 그 말씀을 하셨던 것 같아요. 내가 500일 여행하는데 배낭 하나면 되는데, 더 뭐가 필요하느냐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아요.

◆ 한동익> 맞아요. 배낭 하나 가지고도 충분했거든요. 너무 많은 욕심은 아닌 것 같아요.

◇ 조현지> 제가 생각했던 답과는 또 다른 답이 나왔는데요. 작가님은 뭐가 달라지셨어요?

◆ 태원준> 저는 어머니처럼 인생을 논할 정도로 연배가 아니라서 감히 그런 얘기는 못하고요. 저는 일단 물리적으로 삶이 달라졌죠. 원래 회사원에서 어머니 덕에 여행작가가 되고, 여행 쪽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요. 저는 삶이 변했습니다. 어떤 생각이 변했다기보다.

◇ 조현지> 그렇군요. 마지막으로요. 두 분 이제 전 세계를 다 다녀보셨잖아요. 또 떠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 한동익> 이제 저는 그만 떠나야겠고, 아들은 또 가겠죠. 저는 이제 만약에 가게 되면 자매들하고, 아니면 친구들하고 가고, 아들은 그만 놔주어야 하지 않을까. 밤에도 저 때문에 사실 못 나갔거든요. 젊은 사람들끼리 나가서 술 한 잔도 마시고 하는데, 그런 것도 못하고 했으니까 불편한 면도 있었을 거예요. 이제는 아들은 그만 놔주고, 내 주위 친구나 자매나 그런 사람들하고 떠나야죠.

◇ 조현지> 아드님이 만약에 엄마 또 가요, 이러면요?

◆ 한동익> 그냥 혼자 다녀와, 그래야죠. 

◇ 조현지> 어머님. 앞서서 아들이 그랬어요. 엄마가 세계여행을 하는 동안 나는 엄마를 여행했다. 어머님은 아들과 함께 여행한 순간은 내 인생의 ○○이었다고 정의한다면요?

◆ 한동익> 정의한다면 지금까지 한 600일을 다녔는데, 정말 축제였던 것 같아요. 너무 좋았기 때문에. 진짜 이것은 축제였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 조현지> 멋지네요. 마지막까지 감동을 주고 가세요. 아들과 함께 여행한 순간은 내 인생의 축제였다. 이렇게 정리가 되네요. 두 분 오늘도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태원준 여행작가, 그리고 태원준 여행작가의 어머니 한동익 여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 태원준> 네, 감사합니다.

◆ 한동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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