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역사
  • 진행자: 김효진 강사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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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목) 정조 임금이 신하들에게 욕쟁이가 된 이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9-01-31 10:50  | 조회 : 692 

안녕하세요?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입니다.

사람을 대하고 일을 하다보면, 마음에 맞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해야 할 때도 있지요. 그런 경우,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들도 많이 생기고, 감정이 올라오면 거친 말로 내뱉어지기도 합니다. 임금도 별반 다르지 않았겠지요.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험한 말을 많이 내뱉은 임금이 있습니다. 바로 정조입니다.

정조가 욕을 많이 한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이것은 2009년,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297통이 발견되면서 더 많이 알려졌는데요. 신하들에게 ‘경들에게는 더 배울 것도 없다’ ‘공부 좀 하시오’ 라고 핀잔을 주기 일쑤였고, 창원부사를 지냈던 문신 서영보에 대해 “호로자식”이라 했으며, 김매순에게는 “입에서 젖비린내 나고 사람 같지도 않은 놈은 경박하고 어지러워 주둥아리를 함부로 놀린다”며 험담을 했지요. 심환지에게는 ‘갈수록 입조심을 안 하는 생각 없는 늙은이’라며 거친 말을 쏟아냈고, 그 외에도 ‘개에 물린 꿩 신세’ ‘오장에 숨이 반도 차지 않았다’ ‘도처에 동전 구린내를 풍겨 사람들이 모두 코를 막는다’는 등의 내용을 편지로 쓰기도 합니다.

정조는 왜 이토록 직설적으로 신하들에 대한 혹독한 말들을 쏟아냈을까요? 이것은 정조가 왕권을 강화하고 정치를 개혁하려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당시 정조와 논쟁했던 신하들은, 논쟁을 벌인 후 몸살에 걸려 앓아누웠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거든요. 다만, 정조가 그렇게 신하들을 누르고 왕권을 강화하려 한 데에는, 억울하게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마음도 담겨있다는 것을 떠올려봅니다.
정조는 피의 복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통치는 사중지공 공중지사(私中之公 公中之私), 사사로운 마음에 공이 있고, 공을 위한다는 말에 사사로움이 있다 라는 여덟 글자를 통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라는 개인의 감정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그 마음을 국가발전을 위한 에너지로 바꿔나갔지요. 그 마음을 헤아려보면, 욕쟁이 임금님이란 수식어는 어쩌면 정조가 깊이 숨겨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대변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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