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역사
  • 진행자: 김효진 강사 / PD: 박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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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난 김소월 이야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12-24 11:39  | 조회 : 407 
안녕하세요?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 선생님, 김효진입니다.

오늘은 1934년 오늘 세상을 떠난 시인 김소월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김소월의 본명은 김정식으로, 1902년 9월 7일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태어납니다. 그의 아버지 김성도는 소월이 두 살 나던 해에 음식 선물을 말등에 싣고 처가 나들이에 나섰다가, 그것을 빼앗으려던 철도 공사장의 일본인들과 시비가 붙어 집단 폭행을 당합니다. 말 잔등에 거꾸로 매달려 돌아온 그의 아버지는 한 달 가까이 의식 불명 상태에 빠져 있다가 겨우 깨어나게 되지요. 그러나 정신 이상자가 되어 평생을 폐인으로 지냅니다. 식민지 백성으로 태어났다는 것,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로 구석에서 혼자 중얼거리던 아버지를 보며 자라야 했다는 것, 이런 것들은 소월의 운명에 깃든 어둠의 근원이었어요. 어른이 되면서 나타난 김소월의 짙은 내향성은 이런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소월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진달래꽃」 이라는 시이지요. 하지만 그를 사랑과 이별을 노래한 서정 시인으로만 알고 계셨다면, 식민지 상황에 있는 조국의 현실을 이야기한 시도 있답니다. 소월의 시 「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었다면」 , 죽기 한 달 전 발표한 「상쾌한 아침」 이라는 시에서도 주인 없이 버려진 땅처럼 피폐해진 일제 강점기 엄혹한 조국의 현실을 상징하고 있지요.

김소월의 삶은 평탄하지 못했습니다. 가족의 삶을 이끌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그는 1924년 상속받은 전답을 팔아 식구들을 이끌고 처가가 있는 구성군으로 이사하여 사업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사업 수완이 없고 처세에 서툴러 곧 파산 지경에 이르고, 고리대금업 또한 실패하고 말지요. 결국 몸과 마음이 극도로 지쳐버린 김소월은 1934년 12월 24일, 아편을 삼키고 서른두 해의 짧은 삶을 마감합니다. 그가 죽은 지 84년이 지난 지금, 하늘에서 김소월이 자유로운 조국을 보며 즐거운 시를 쓰고 있기를 기도해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 들려주는 역사선생님, 김효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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