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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공단 대형 화재, 무엇이 불을 키웠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8-23 09:58  | 조회 : 219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3일 목요일
□ 출연자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엊그제 화요일 인천 남동공단 전자부품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9명이나 숨지고 6명이 다쳤습니다. 어제부터 관계당국이 현장감식을 시작했는데요.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그런데 예상되는 원인을 살펴보니까 이미 발생했던 대형화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번에도 인재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매번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경각심을 가져보는 시간을 마련해보겠습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연결하겠습니다. 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이하 박재성):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일단 어제부터 관계당국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는데, 전문가가 보시기에 지금까지 나온 것들을 봤을 때 사고 원인 어떻게 추정하고 계시는지요?

◆ 박재성: 우선 목격자의 진술이나 현장감식 결과에 의하면 화재 발생 부분은 4층 천장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작동해서 소화해야 할 스프링클러와 같은 소방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지금 확인되고 있고요. 그런 부분들이 또 피해를 키우는 데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일반인의 시선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요. 예전에 요양병원 화재 사고도 그랬고 다른 산업단지 대형화재도 그랬지만, 소방점검을 이미 얼마 전에 받아서 이상이 없다고 확인받은 곳에서 이렇게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잖아요. 이번에 인천 남동공단 화재 건물은 두 달 전인 지난 6월에 받았고, 그래서 1·3층은 문제가 있어서 시정조치 명령을 받아서 그 부분은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화재가 발생한 4층은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왔거든요. 전문가 입장에서 보실 때 점검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보시는지요?

◆ 박재성: 제천 화재나 이번 화재도 그렇고 점검 때는 발견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화재 시에 발견되고, 그런 부분들이 화재를 키우고 피해를 키우는 데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것이 계속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우리나라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거잖아요. 소방관들이 점검할 때라든지 아니면 점검업체에서 점검할 때에는 정상적으로 설비를 유지하다가 점검이 끝난 후에는 혹시라도 스프링클러와 같은 설비들이 오작동한다든지 해서 물이 나오게 되면, 방수되면 생산되는 물품에 손해를 끼친다든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점검 때는 정상적인 상태, 점검 후에 평상시 사용할 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점이죠. 따라서 소방관들이라든지 점검업체에서 건물에 상주할 수 없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장 관계자나 관리자들의 안전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장원석: 스프링클러하고 화재경보장치 같은 경우는 제조하고 설치 단계에서 불이 발생하면 열을 감지하든 연기를 감지하든 자동으로 켜지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임의조작이 가능한가요?

◆ 박재성: 스프링클러는 배관을 통해서 물이 지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프링클러의 경우 물이 지나가는 통로, 즉 배관을 그 안에 보면 밸브가 있는데 밸브를 잠가놓게 되면 물이 지나가야 방수되면서 화재를 진압 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요. 또한 자동화재탐지설비 같은 경우는 감지기에서 열이나 연기를 감지하면 수신반이라는 데가 있습니다. 보통 방지센터라든지 관리실에 설치되는데 그쪽으로 신호가 가서 화재 경보벨과 같은 관련된 설비들로 신호를 보내서 작동하게 되는데, 수신반까지는 신호가 들어와도 경보벨 같은 관련된 설비 쪽으로 신호가 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프링클러는 밸브를 잠궈 놓는다든지, 자동화재탐지설비 같은 경우는 수신반에서 관련된 설비로 신호가 가는 것을 차단한다든지 하게 되면 정상적으로 설비가 설치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 장원석: 지금 화재 원인 조사하고 있고 나중에 업체 관계자도 경찰에서 불러서 조사하겠지만, 만약 오작동으로 인해서 전자부품 같은 것이 고장날 것을 예상하고 스프링클러 물을 차단하거나 경보장치를 꺼놨다면 이것은 정말 크게 처벌받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일부 목격자는요. 스프링클러에서 물이 조금 떨어졌다고 하고 일부는 아예 나오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는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게 되면 이건 확실히 작동했다고 감지할 정도로 물이 강하게 나옵니까?

◆ 박재성: 보통 우리가 천정 스프링클러를 보면 작은 헤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 작은 헤드에서 1분에 보통 80L 정도의 물이 나옵니다. 물이 그냥 수도꼭지에서 질질 나오는 정도가 아니라 80L 정도로 분당 물이 나오기 때문에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만약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물방울이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 많은 양의 물이 순간적으로 방수되기 때문에 작동했는지 안 했는지는 추후 정밀조사를 한다든지 목격자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자세한 면담을 한다든지 하게 되면 충분히 밝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장원석: 최초 발화점으로 추정되는 것이 앞서 교수님 설명해주신 것처럼 공장 건물 4층 천장 부분인데, 천장 재질도 우레탄으로 만들어진 단열재가 쓰였다고 나오고 있고요. 그리고 샌드위치 패널은 벽 쪽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하는데, 샌드위치 패널은 매번 대형화재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예요. 샌드위치 패널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요?

◆ 박재성: 아마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도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무실이나 검사실이나 창고 등을 나누는데 칸막이벽으로 샌드위치 패널이 사용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매번 화재 시에 샌드위치 패널이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샌드위치 패널이라고 하는 것이 0.5mm 두께의 아연도금강판이 있습니다. 그 강판 사이에 심재라고 해서 보통 단열의 역할을 하게 되는 심재가 들어가게 되는데 그 심재가 스티로폼이라든지 우레탄, 특히 스티로폼이 많이 쓰이는데 이게 가연성이고 아주 낮은 온도에도 용융이 일어나고, 용융이 일어나게 되면 많은 유독가스를 발생하게 됩니다. 그게 결국 화재 시에 사람들의 인명을 손상시키는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장원석: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결과적으로 봤을 때 샌드위치 패널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또 불, 연기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해서 피해를 낳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받는데. 이걸 아예 안 쓰거나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는 쓰지 않도록 할 수 없나요?

◆ 박재성: 보통 화재안전의 선진 외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영국이나 일본 같은 경우에서는요. 샌드위치 패널을 전혀 못쓰게 하지는 않습니다. 샌드위치 패널을 공장이나 창고 같은 경우 불가피하게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시설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화재 발생 위험이 있다든지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형 인명피해라든지 피해가 확산될 위험이 있는 시설에서는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할 때 그 안에 들어가는 심재를 스티로폼이나 우레탄 같은 가연성 심재를 사용하기보다는 화재에 견딜 수 있는 글라스울이라든지 미네랄울과 같은 불연성 심재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화재 시에 같은 샌드위치 패널이라도 화재에 저항하는 성능이 굉장히 높아지게 되고요. 무엇보다도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주거시설 같은 경우 외국에서는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그런데 지금까지 국내에서 건축을 설계하고 시공할 때 샌드위치 패널을 많이 쓰는 이유는 그만큼 가격적인 측면이라든지 여러 가지 장점이 많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 박재성: 그렇죠. 가장 첫 번째 이유가 경제성입니다. 가격이 저렴한 거고, 두 번째가 시공의 용이성입니다. 굉장히 시공을 빠른 시간 내에 간단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샌드위치 패널이 너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죠.

◇ 장원석: 그러면 앞으로 지어질 건물에는 이런 것들을, 가연성 소재를 피하는 법적인 장치가 만들어져 있나요?

◆ 박재성: 예. 예전보다 우리가 최근에 대형화재 사고를 겪으면서 이런 화재안전과 관련된 소방법이라든지 건축법에서 피난방화와 관련된 규정들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개선돼온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개선이나 이런 것들이 대규모 공장이라든지 대규모 시설 위주로. 왜냐면 법이라고 하는 것이 건축물의 규모를 중심으로 규제가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소규모 공장이라든지 소규모 시설에 대한 규제에 대한 사각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안전에 대해서 위험한 시설이 무엇이고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 라고 하는 부분들을 면밀하게 조사해서 그런 부분을 찾아내서 핀포인트식으로 결정적인 위험요소,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급히 개선해주고, 필요한 경우에는 소급해서라도 그런 부분을 개선해서 국민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주는 것이 중요하죠.

◇ 장원석: 앞으로 지어질 건물들은 아무래도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서 건물을 짓더라도 말씀하신 것처럼 소급하려면 이미 만들어진 건물들 관리도 중요할 텐데, 다 뜯어내고 다시 지을 수도 없고요. 그런 부분도 이게 매번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 지적은 하고 있는데 실행되기가 현실적으로 이렇게 어려운가, 참 자괴감이 드는군요. 이렇게 계속 지적하고 있는데도요.

◆ 박재성: 정말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죠.

◇ 장원석: 그리고 대형화재가 발생   하면 피해를 입는 분들 대부분 직접적인 불로 인한 피해보다는 연기로 인한 피해가 크잖아요. 이번에도 소방차가 신고 접수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그 사이에 이미 연기가 너무 빨리 퍼져버리니까 대피하지 못하고 연기 한 번 들이마신 다음에 정신을 잃은 분들, 대피하다가 다친 분들, 돌아가신 분들 계시는데. 유독가스가 발생하면 피할 방법이 이렇게 없나요?

◆ 박재성: 연기가 보통 확산되는 속도가 수평으로는 초당 1m 정도 확산되고요. 수직으로는 초당 3~5m, 똑딱 하는 사이에 한 개 층에서 두 개 층 정도로 연기가 확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대피하는 속도보다 연기의 확산 속도가 더 빠르게 되는 것이고요. 또한 연기 안에는 우리가 유해가스라고 하죠.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특히 시안화수소와 같은 조금의 소량만을 흡입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유해가스들이 굉장히 많이 안에 내포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것은 화재 시에 화재 징후를 본다든지 연기 냄새를 맡는다든지 하게 되면 조금이라도 그것을 지체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바로 피난해야지 쫓아오는 연기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안전한 장소로 탈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장원석: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그냥 물건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 조금만 마셔도 콜록거리고 숨을 제대로 못쉬는데.

◆ 박재성: 아마 앵커님도 어렸을 때라든지 길거리에 쓰레기 소각하는데 옆에 지나가다가 냄새 한 번 마시게 되면 머리가 팽하고 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재 시에는 그것보다 훨씬 심각하기 때문에 한두 모금만 마셔도 정상적인 피난행동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행동이 정지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죠.

◇ 장원석: 그렇기 때문에 아예 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애초에 아까 앞에서 지적해드렸던 것들이 다 지켜져야 하는데. 특히나 이런 공단 같은 경우는 화학물질도 취급을 많이 하고요. 아직 감식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일부 증언에는 시너에 불이 옮겨 붙었을 가능성도 제기됐거든요. 이런 화학물질 관련 안전관리 규정은 어떻습니까?

◆ 박재성: 이런 위험물질에 관련해서 소방에서는 위험물안전관리법에 해당되는 위험물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일정량 이상을 보관해야, 예를 들면 건물 내에 경유 1000L 이상이라든지, 이렇게 일정량 이상을 보관해야 안전관리자의 배치 의무 등이 되고요. 그리고 대규모 산업시설 같은 경우에서 위험물을 하는 경우에는 산업안전보건법 등 다른 규정에 의해서 안전관리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번 화재가 발생한 전자회사 같은 경우와 같이 소규모 위험물을 보관하거나 관리하는 경우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게 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잘 들었고요. 이런 소식 다시는 전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재성: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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