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9일(금)- 류이치 사카모토

M1)Merry Christmas Mr. Lawrence
(영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로렌스>)- Ryuichi Sakamoto
M2)Rain- Ryuichi Sakamoto
M3)Put Your Hands Up- Cao Xuejing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코다’가 개봉해,
예술영화관을 중심으로 상영되고 있죠.
일본의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는,
일본 영화뿐만 아니라 <마지막 황제>, <하이 힐>, <폭풍의 언덕> 등
미국과 유럽의 영화에도 참여하여,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 그래미 등을 석권한
세계적인 영화음악가입니다.
처음, 이 영화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반핵, 환경 운동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 시작되었습니다.
실제로 영화 초반은 초기 기획의도를 여실히 드러내듯이,
3.11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폐허가 된
후쿠시마 일대를 돌아다니며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사카모토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죠.
그런데 2014년 류이치 사카모토가 인후암 판정을 받으면서,
영화는 애초 계획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암 투병으로 죽음의 위기를 겪은 사카모토의 세계관도 달라지게 되었죠.
이 영화는 그가 아티스트로서 정점에서 활동하던 2012년부터
인후암 판정을 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한 2014년을 거쳐
2017년 새로운 앨범 'ASYNC'를 선보이기까지 5년 세월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는 2012년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 농업고등학교 강당에서
그가 낡은 피아노를 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이 때 연주한 음악은 바로,
그의 첫 번째 영화음악 성공작인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로렌스였죠.
이 피아노는 동일본대지진 당시 쓰나미에 휩쓸렸지만,
부서지지 않고 간신히 형태와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는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은 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익사한 피아노 송장을 연주하는 기분이었다.”
사회운동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던 그는
암 진단 이후 모든 활동을 그만두고 치료에 전념했습니다.
그러던 중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아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음악 작업을 의뢰받고 활동을 재개하게 되죠.
이냐리투 감독은 기존의 음악과는 달리
소리를 쌓아올린 형태의 음악을 주문했습니다.
파격적이고 난해한 작업 방식이었지만,
류이치 사카모토는 이를 자신의 음악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회로 받아들이죠.
그는 평소 귀 기울이지 않았던 자연과 주변의 소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치료와 삶을 병행하면서 새 앨범 작업에도 착수합니다.
발병 전에 구상한 기획은 모두 버리고
매일의 일상, 조형물,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7년 새 앨범 'ASYNC'를 발표했죠.
이 영화는 이 때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최근 모습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류이치 사카모토:코다’가 개봉해, 상영 중이죠.
그리고 지난 5월 26일부터
서울 회현동 문화공간 피크닉에서는
‘류이치 사카모토: 라이프, 라이프’ 특별전도 열리고 있습니다.
그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이 전시회는 10월14일까지 열릴 예정이죠.
종합적 멀티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이 전시회에서는
암과 싸우며 지난해 8년 만에 낸 앨범 ‘async’,
태국 영화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작업한 영상,
백남준과 함께한 ‘올 스타 비디오’ 영상,
일본 YCAM에서 작업한 설치미술 등
그가 직접 제작했거나 영향을 주고받은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지난 5월
전시회와 영화 개봉을 맞아 한국에 다녀가기도 했죠.
그에게 한국은 무척이나 인연이 깊은 곳이기도 합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존경해 그에게 헌정하는 곡을 남기기도 했고,
이미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래퍼인 엠시 스나이퍼와 협업한 적도 있죠.
최근에는 우리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을 맡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