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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건물 갑자기 와르르...원인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6-04 13:09  | 조회 : 1554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8년 6월 4일 월요일
□ 출연자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제 정오를 갓 넘긴 시각에 용산 한강로 2가에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이 폭삭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번 사고로 60대 여성 1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나머지 거기에 살던 주민들은 모두 외출 중이었다고 하는데요. 자칫 잘못하면 더 큰 대형 인명피해가 날 뻔했던 사고였습니다. 오늘 오전부터는 정밀합동감식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재발 대책은 있는지,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원철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이하 조원철): 수고 많으십니다.

◇ 장원석: 어제 4층짜리 상가 건물이 완전히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이거 어떻게 된 일일까요?

◆ 조원철: 크게 보면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게 50년 이상 된 건물이기 때문에 건물 자체가 구조적으로 낡아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그러나 50년 이상 견뎠기 때문에 또 안정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어쨌든 구조 진단을 오늘 현장에서 진단하시면서 구조적인 걸 정밀하게 진단할 테고요. 그다음에 건물을 50년 이상 받치고 있는 지반, 기초 있죠. 기초가 변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 생기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죠.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건물 주변에 다른 큰 공사를 하기 위해서, 건물 짓기 위해서 터파기를 하다 보면 땅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고. 또 하나는 지하수 있죠. 지하수가 움직임에 따라서 밑에 동공이 생겼다가 어느 한계점에 다다르면 하중을 못 견뎌서 땅이 꺼지면서 건물이 붕괴할 수 있죠.

◇ 장원석: 잠시 뒤 10시 30분부터 합동 정밀감식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여러 가지 교수님 말씀해주신 것처럼 가능성이 있는 사고 원인들 몇 가지가 있을 텐데. 그런데 66년에 만들어진 건물이라고 해요. 그런데 아무리 이렇게 오래된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한 번에 무너져내릴 수 있습니까?

◆ 조원철: 쉽게 구조적으로는 그렇게 무너져 내리진 않죠. 내리진 않는데, 특히 66년도면 거 기 지하실 구조는 없는 걸로 짐작됩니다. 저도 현장을 곧 가려고 하는데 지하실 구조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면 가까이에 공사를 하면서, 요즘 대심도, 아주 깊은 땅파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땅이 움직여서 그런 붕괴 현상이 일어날 수 있고. 이런 움직임에는 사전에 전조현상이 반드시 있습니다. 어떤 형태든 간에 건물이 붕괴할 때는 전조현상이 있는데 이것을 입주민들이 잘 관찰하고 또 관계자들에게, 관계 기관에 보고했을 것으로 제가 판단되는데 그게 참 아쉬워요.

◇ 장원석: 아니나 다를까 지금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거기 살던 주민들은 금도 조금 가고, 요즘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특이한 현상들을 관찰했다는 이야기를 하고요. 또 용산구청에 신고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던데. 제대로 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는가요?

◆ 조원철: 우리 사회에서 현장에 가장 일선에서 행정 하시는 분들이 구청 직원들이신데, 이분들이 참 뭐 때문에 여러 가지로 바쁘신 것 같아요. 신고가 들어오면 반드시 현장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확인해서, 그것도 일반 시민들보다는 전문성을 경험을 갖고 계시니까 현장 확인해서 벽에 금이 갔으면 왜 갔느냐는 것을 주변하고 조사해서 예비 조치를 해야 하는데, 금이 가면 금이 갔는가 보다 하고 그냥 말아버리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 것을 저는 현장에서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사고 현장에 가보면 전부 사전에 전조현상을 무시한 경우가 결국 문제를 크게 일으켰거든요. 그런 면에서 굉장히 우리 행정에, 특히 건설 행정에 문제가 많다. 이게 제도적으로는 거의 잘 돼 있다고 판단합니다. 규정상에는요. 그러나 실행하는 면에서 굉장히 부족한 면, 아쉬운 면, 더 크게 나아가면 비리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장원석: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의 건물은 행정당국이 정기적으로 점검하지 않나요? 이건 해당하지 않습니까?

◆ 조원철: 그런데 우리나라 행정에서 가장 각종 규정이라든지 가장 문제가, 일정 층수 이상, 몇 층 이상 또는 몇 평 이상만 관리하고 이하는 관리하지 않는다.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행정편의입니다. 이게 굉장히 문제를 많이 낳고 있어요. 이걸 저희들이 관재라고 합니다. 관리상의 문제로 인해서 재난이 일어난 걸 저희들이 관재라고 하는데. 몇 층 이상은 예를 들어서 소방에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고, 안 해야 하고. 또 요즘 내진설계 문제 나오니까 몇 층 이상은 해야 하고, 안 해도 되고. 그다음에 방금과 같이 몇 층 이상, 몇 평 이상. 이게 자꾸 숫자를 가지고 규정하고 있거든요. 이건 아주 나쁜 행정 편의적인 발상입니다. 이거 빨리 고쳐야 합니다. 전수를 다 관리하도록 해야죠.

◇ 장원석: 지금 노후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가능성도 제기해주셨고 행정적인 문제도 지적해주셨는데. 지금 66년에 만들어진 건물, 무너져버린 건물 말고도 다른 건물도 굉장히 많잖아요.

◆ 조원철: 우리나라 전체로 엄청나게 많죠.

◇ 장원석: 이런 것들 다 조사하려면 인력이나 이런 것들이 됩니까, 현실적으로?

◆ 조원철: 이걸 자꾸 하루아침에 다 하려고 드는데, 이건 있을 수 없는 얘기거든요, 하루아침에 한다고 하는 것은. 가끔가다 최근에도 보니까 전국에 있는 걸 다 조사하라고 하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고, 평상시에 관할 담당관들이 쭉 현장을 다니면서 전부 점검해야 하는 겁니다. 순차적으로 해야 하죠. 이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닙니다, 국가기반시설이라고 하는 건요.

◇ 장원석: 그리고 건물을 짓더라도 건물이 영원할 수는 없는 거고 어느 정도 다 수명이 있지 않습니까.

◆ 조원철: 그렇죠. 다 건물 수명이 있죠.

◇ 장원석: 어제 무너져 내린 건물을 50년 정도 넘었는데, 그 건물은 보통 어느 정도면 한계가 있다고 보십니까?

◆ 조원철: 그 정도면 50년은 문제없습니다, 정상적으로 모든 게 있으면. 우리나라도 지금 아파트들 자꾸 30년 만에, 20년 만에 재개발한다고 리모델링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굉장히 국가적인 낭비거든요. 낭비입니다. 이건 참 우리가 고쳐야 합니다. 물론 공간을 더 편리하게 쓰기 위해서 리모델링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러나 요즘 부동산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건물을 재개발하고 하는 것, 이것은 진짜 우리가 지양해야 할 국가적인 자원 낭비이고 시간 낭비입니다.

◇ 장원석: 그러면 이번 붕괴의 원인을 노후 건축물을 재개발하는 게 늦어져서 그렇다는 것은 좀 맞지 않다고 보시는 거군요.

◆ 조원철: 예. 물론 아주 건물 상태가 진짜 눈에 보일 정도로 노후하다고 하면 빨리 개발했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큰 탈 없이 잘 사용해왔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주변에 큰 건물을 짓기 위해서 깊이 땅을 파면 지하수가 움직여버려요. 특히 용산 지역은 매립지역이 많습니다. 저지대가 많고 매립지역이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서 1925년 을축년 대홍수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홍수 때는 용산역까지 물에 잠겼거든요, 삼각지가. 그 정도로 저지대였습니다. 그리고 저지대이다 보니까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매립을 한 곳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는 지하수가 비교적 상대적으로 쉽게 움직입니다. 비가 많이 와도 움직이고, 한강 수위가 내려가도 움직이고. 또 주변에 땅을 파서 공사를 하려면 물을 퍼내지 않습니까. 퍼내면 또 움직이고 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주변 공사를 큰 공사할 때는 반드시 그런 안전조치를 구청에서 행정적으로 요구하게 돼 있고, 또 요구해서 실질적으로 집행되고 있는지를 감시를 해야 합니다. 감독해야 합니다. 

◇ 장원석: 말씀하신 것처럼 매립된 지반이 많은 해당 지역 특성상 최근에 거기에 굉장히 고층 아파트들도 많이 올라가고 있고요. 지금도 신축 공사하는 곳도 많은데. 그러면 앞서도 언급해주셨지만, 굉장히 깊이 들어가잖아요. 요즘 건물 같은 경우, 특히 대형 건물일 경우는 더 그렇겠죠. 그런 것들이 주변 지반에 어떤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까요? 물러지는 듯한 그런 것들이요.

◆ 조원철: 굉장히 미치죠. 영향을 많이 미치죠. 우선 땅을 파면 흙이 없어지지 않습니까. 없어지면 옆에 이웃한 흙을 움직이게 만들어주거든요. 저희가 수평 변이라고 합니다. 수평 변이가 생기고, 또 땅을 파면서 보면 지하수가 나오거든요. 물을 뽑아내 버립니다. 물을 뽑아내면 땅속에 물이 있을 때는 물도 굉장한 힘을 발휘하거든요. 그런데 이제 물이 없어지니까 땅이 내려앉기 시작하고, 구멍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한계점 이상 가면 위에서 하중은 일정한데 밑에서 받칠 수 있는 지반이 안 되면 무너질 수 있는 거죠. 특히 그렇기 때문에 대형 공사할 때 지금 주차장이나 지하 공간 개발하기 위해서 공사할 때는 지하수 움직임 영향까지도 분석해야 하는 의무 조항을 더해야 하는데 이걸 법제화시키지 못하고 있어요.

◇ 장원석: 공사하면서 지반이 약해지는 것도 있고, 또 최근에 땅 꺼짐 현상, 싱크홀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것도 다 같은 일환으로 봐야 하는 건가요?

◆ 조원철: 그렇죠. 원인은 같은 겁니다. 전부 땅속에 차있던 물이 빠져나가 버리면 공간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러면 내려앉는 겁니다.

◇ 장원석: 그러면 그렇다고 지금 지반 성질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고요. 붕괴현상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조치해야겠습니까? 

◆ 조원철: 사전에 예를 들어 대심도 그런 지하 터파기를 한다면 지하수가 어떻게 변동을 가져올 거다, 라고 하는 것을 사전에 우리가 분석할 수 있거든요.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국내에서 충분합니다. 제가 보건대는요. 저도 지하수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러면 그 분석 정도에 따라서 어떤 보강조치를 하는 보강 방법도 충분하게 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거기에 맞게 보강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이 충분하게 국내에 확보돼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보강할 수 있고, 그래서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장원석: 이것은 신규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조치들일 수 있고,

◆ 조원철: 신규 건물을 지으면서 이웃에 있는 오랜 건물을 보호해야죠. 보호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어요.

◇ 장원석: 끝으로, 노후 시설물 안전에 대한 이야기. 소방과 관련될 수도 있고 건물 내구도와 관련될 수도 있고요. 어떤 시스템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십니까?

◆ 조원철: 건축물의 형태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나라 행정에서 참 가장 제가 싫어하는 용어가 ‘일제 조사’라고 한꺼번에 조사한다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이건 될 수가 없어요. 있을 수 없는 건데 이거 일제 조사가 개념이 아니고 평상시에 담당 직원들이 쭉 구역을 정해서 계획을 세워서 일정하게 점검을 해나가는 겁니다. 현장에 가서 보면서 자꾸 점검해서 문제가 어디에 어떤 게 있을 수 있는지 예측하고 그것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지, 일제 조사로써 문제가 생기면 한꺼번에 모든 걸 전수조사한다고 난리를 피우는데 이건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제발 연차적으로 해서 노후 시설을 점검, 소방도 마찬가지고 모든 안전점검은 연차적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원석: 오늘 도움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 조원철: 네, 네.

◇ 장원석: 지금까지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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