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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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화재 참사, 문제는 소통? 안전의식?”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2-27 13:26  | 조회 : 3291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 출연자 :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중앙119구조단장, 경기도 의정부소방서장, 양평소방서장 역임)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후에 분석해보면 분명히 핵심 원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큰 대형사고의 경우에는 수많은 문제가 합쳐져서 누적돼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 연달아 발생한 제천과 수원 화재사고도 그렇습니다. 오늘은 이런 전반적인 문제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중앙119구조단장, 그리고 경기도 의정부소방서장, 양평소방서장을 역임했던,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박청웅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청웅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이하 박청웅):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원인, 지점에 대한 중심을 두고 조사하다가 이번에는 발화시점에 대한 조사도 하고 있는데요. 가장 많이 사망자가 발생한 2층, 거기가 여자 사우나 구역이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이, 옆으로 열리고 닫히는 이른바 미닫이 형식의 유리 자동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화재가 나서 자동문 동작이 멈추게 돼서 그 안에 사람들이 갇힐 수 있지 않았느냐, 이런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박청웅: 참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소방당국에서 화재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위해서 별도 조사단을 구성해서 아마 어저께부터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2층 여성 목욕탕의 입구 부분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조금만 더 밖으로 대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까지도 가시지 않는다는 제 마음을 전달해드리고 싶고요. 그러니까 옆으로 열리는 자동문이 개방되었더라면, 물론 목욕탕과 탈의실에서는 연기로 가득 차 있었겠죠, 그 당시에. 그렇지만 대피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대부분의 건물들을 보면 실내외 출입문이 사람이 들어가면 자동적으로 열리는 문 형태로 돼 있거든요. 이번 목욕탕 출입문처럼 누름 스위치를 눌렀을 때 열리는 구조로 설치돼 있는 건물들도 많이 있죠. 이러한 문은 편리한 점도 있겠지만 화재처럼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오히려 문제점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봐야죠. 그렇지만 정상적으로 설치돼 있는 대부분의 자동문들은 불이 났을 때 화재감지기가 동작하게 되면 연동으로 작동해서, 출입문 자체가 자동적으로 개방되도록 만들어져 있는 구조입니다. 또 이번 화재처럼 누름 버튼 형태로 설치된 자동문은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자동 기능이 안 된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미닫이 형태로, 밀면 열리는 구조로 돼 있어요. 그런데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의 양상을 보면 1층 주차장에서, 천장에서 발화된 거죠. 발화된 화재가 차량으로 연쇄되면서 순식간에 강렬한 화재와 연기가 상층부로 이동하는, 그런 과정에서 아마 2층에 많은 연기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고.

◇ 장원석: 아무래도 발화지점과 가장 가까운 지점이었으니까요.

◆ 박청웅: 그렇죠, 바로 위층이기 때문에. 그런데 이러한 연기로 출입구 방향을 찾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던 거예요.

◇ 장원석: 그러면 이런 경우에 슬라이딩, 옆으로 미는 미닫이 형식의 유리문, 평소에는 자동문입니다만 눌러서 자동문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사람을 인식해서 센서가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는 유리문도 있고. 이런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탈출하면 좋을까요? 물론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동으로 힘을 줘서 열면 좋은데, 그게 안 될 경우 말이죠.

◆ 박청웅: 그러니까 우리가 이걸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아까 말씀드렸습니다만, 누름식 버튼 슬라이딩 자동문은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기능이 상실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기능이 상실되면 그 구조가 사람의 힘으로 밀 수 있는 것을 우리가 꼭 알아야 하겠어요. 옆으로 밀면서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럴 때 화재가 발생한 위치에서 또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디로 대피해야 할 것인가. 계단 위로 대피할 것인가, 아니면 지상으로 대피해야 할 것인가. 또 일반적으로 우리가 창문을 열고 구조를 기다리는 이런 대피 방법, 또 구조를 요청하는 방법, 이런 것들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장원석: 그러면 유리문을 만약 깰 수 있는 도구가 있어서 의자를 집어던진다든지 해서 유리를 깨는 것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청웅: 그런데 화재가 발생한 건물 내에서 그러한 도구를 이용해서 두꺼운 유리를 파괴한다는 것은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실내에 많은 열기와 연기가 가득 차게 되잖아요. 이런 상태에서 대피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겠죠. 이럴 때는 건물 관계자, 근무자들이 이번 3층 남자목욕탕에서 비상구를 통해서 대피지도 했던 것처럼, 안전하게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실내에 있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 장원석: 내부 구조를 잘 아는 사람의 안내에 따라서 빨리 대피하는 것이 우선이고, 현실적으로 유리창을 깨고 유리문을 깨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는군요.

◆ 박청웅: 그렇죠. 일반적인 창문 같은 경우에는 얼마든지 실내에서도 파괴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출입문처럼 두꺼운 문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그런 문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을 수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번 3층에 남자목욕탕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이 참 지혜롭게, 또 위급한 상황에서 대처를 잘했다고 보고 있어요. 이런 건물 관계자라든지 근무하시는 분들의 책임의식, 이런 것도 상당히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 장원석: 지금 대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고 있기 때문에 통유리 구조로 된 외부유리를 파손해야 한다, 이런 것은 제가 지금 상황에서는 질문을 안 드리겠고요. 다른 것도 추가적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완강기에 대한 지적도 있던데요. 완강기가 6대가 있어야 하는데 2대뿐이었다는 지적도 있고요. 그것을 타고 내려왔으면 도움이 됐을까요?

◆ 박청웅: 물론 도움이 되죠. 완강기는 비상 상태에 있을 때 옥내에서 옥외로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구가 되겠죠.

◇ 장원석: 밧줄을 매고서 내려오는 거죠 ?

◆ 박청웅: 그렇죠. 밧줄을 몸에 매고 자동적으로 적정한 시간적인 타이밍에 의해서 하강할 수 있는 이런 기구로 되어있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기구는 평소 관리가 참 중요하고. 또 완강기의 설치의 필요성, 탈출할 수 있는 부분에 적절한 장소에 설치를 해야 한다는 것. 이것 또한 건물주, 또 소방관서, 건물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 용역업체, 이런 분들의 책임의식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겠죠.

◇ 장원석: 이것도 평소에 우리가 완강기가 어디에 있고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관심 있게 보면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소방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 스포츠센터 규모가 8층이었는데요. 통상적으로 그 정도 규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면 몇 명 정도 소방관들이 출동하나요?

◆ 박청웅: 그러니까 참, 우리 소방인력부족에 대해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요. 소방인력과 장비에 대한 것은 ‘소방기본법’과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이란 법령에서 상세하게 정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소방력 확충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적정한 소방력을 유지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번에 소방청 자료를 보니까 제천소방서 같은 경우에는 소방력 기준에 의해서 현장대응 인력이, 전체 소방서 인원 196명이 있어야 하는데 100명이 부족한 현재 96명으로서 50% 정도밖에 인원이 없어요.

◇ 장원석: 소방력 기준은 뭘로 정하는 겁니까? 예산입니까, 아니면 지자체 인구에 비례해서 배치하는 겁니까?

◆ 박청웅: 그건 행정안전부령으로 규정돼 있는 법령인데요. 이것은 그 지역의 소방여건, 소방대상물이라든지 인구, 면적, 이런 규모에 따라서 소방인력과 장비를 어떻게 배치해야 할 것인가. 적정 규모를 규정하고 있죠.

◇ 장원석: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서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방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청웅: 그 부분 지적에 대해서는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부분이 사실 있어요. 그리고  저는 이번에 제천소방서 중앙119안전센터라고 있거든요. 여기서 최초 출동해야 하는데, 최초 출동해야 하는 인력이 23명이 필요한데 고작 8명밖에 확보하고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런 큰 화재에 8명의 진압대원으로서는 상당히 부족한 것이고요. 말씀하신 지금 수도권의 인력을 지방 부족한 인력으로 보충하면 어떻겠느냐는 것은, 소방인력을 계속 늘려만 갈 수 없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가장 적절하게 소방력을, 효율적으로 소방조직 운영과 관리도 중요하다는 인식에 있어서는 저는 항상 생각하고 있고요. 그런데 수도권의 소방인력을 보면 현재, 이것도 소방청 자료입니다만, 서울 같은 경우 금년도 378명이 부족하고요. 경기도 같은 경우에는 소방인력을 워낙 필요로 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3562명이 부족한 현실이에요. 그래서 수도권 인력을 지방 분산에 관한 말씀에 대해서는 거리가 있다고 보고요. 이러한 점에서 소방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인식을 우리가 이런 기회를 통해서 한 번 해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장원석: 그리고 수원에 있는 광교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는데요. 용접을 하다가 불똥이 튀니까 그것이 가연성 물질 스티로폼 등에 튀어서 불이 났다는 작업자 진술이 확보됐는데요. 이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미리 대비를 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작업장에서? 다 조치가 있을 것 같은데요.

◆ 박청웅: 그렇죠. 아주 당연한 말씀이시죠. 제가 소방공무원으로서 여러 많은 화재 현장을 다녀온 경험으로 봐서는, 이번 화재도 용접 작업이라든지 절단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특히 안전조치의 미흡 이런 것들로 인해서 화재가 커졌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공사장 화재는 기존 건물보다도 화재 취약성이 훨씬 높다고 봐야 합니다. 각종 여러 가지 가연물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히 건축자재들, 그야말로 주의를 기울어지 않으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들이죠. 아시는 것처럼 2008년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 그리고 2014년도 고양 터미널 화재 마찬가지였죠. 금년도 발생한 동탄, 2월 달에 발생했죠, 화재. 이런 것들은 전부 다 작업자들의 용접 작업 중에 일어난 것으로 해서 대형화재로 이어졌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엄격한 작업장의 공정관리, 또 책임자의 책임성 확보, 현장관리 매뉴얼 이런 것들을 잘 이행하고 철저한 안전수칙이 작업자들의 몸에 배일 정도로 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이런 화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현장에서, 또 행정에서, 소방당국 다 노력해야겠죠.

◇ 장원석: 지금 지자체에서도 이런 대형화재가 잇달아 발생하니까 부랴부랴 점검에 나서고 있는데요. 지금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건 뭔지, 짧게 끝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청웅: 지자체, 소방당국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현 정부가 안전을 상당히 중요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 가운데서 일어나는 이런 대형 인명사고는 진작에 예방해야 하는 것이거든요. 물론 소방대원들의 소방인력·장비를 동원해서 철저한 진압활동도 당연히 이뤄져야겠습니다만, 이번 문제시 됐던 불법주차라든지 이런 부분을 지방자치단체에서, 또 소방관서에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국민들의 안전을 돌볼 수 있는 이런 문화. 또 우리 국민들은 안전의식을 좀 더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제 선진국 수준의 국민들의 안전의식 향상, 이것 또한 우리 행정지도를 필요로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되는 화재가 발생하지 말아야겠죠.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박청웅: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박청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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